인자(仁者)의 이상과 인자가 되는 방법: 극기복례(克己復禮)
자신의 임무를 충실히 수행하고 부하를 사랑한 어느 장군의 경우를 비유로 들었습니다. 그런 군대가 얼마나 강할지 생각해보세요. 그의 부하들이 자발적으로 지도자를 위해 목숨을 던지게 될 테니까 말입니다. 공자가 생각했던 예, 그리고 예를 실현하는 사회가 달성되기만 한다면 그 사회야말로 가장 이상적인 사회일 것입니다. 그 누가 이러한 사회를 넘보겠습니까? 장군은 자신의 부하들을 힘으로 제압할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명령을 듣지 않는 부하를 일벌백계함으로써 전체 군대의 질서를 잡을 수도 있으니까요. 그러나 이것으로는 전체 군대를 마치 자신의 수족처럼 통솔할 수는 없습니다. 이 때문에 지도자로서의 장군은 자신의 사적인 감정과 판단을 넘어설 필요가 있지요. 장군으로서의 임무와 함께 부하들에게 양보하는 미덕을 실천해야만 합니다. 이것은 평범한 사람으로서는 매우 감당하기 어려운 일일 수 있습니다. 여기에는 엄청난 자기 수양과 인내심이 필요하기 때문이지요.
공자는 바로 이런 이유로 군자가 예를 실천했을 때 발생하는 사회적 효과를 언급하면서, 예를 실천할 수 있는 구체적인 수양법에 대해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안연(顔淵)이 인(仁)에 대해 물었다. 공자가 대답했다.
“자신의 사사로운 마음을 이겨서 예를 회복할 수 있다면 곧 인이 된다. 하루라도 그렇게 한다면 온 세상이 인을 따르게 될 것이다. 인을 실천하는 것은 자기에게 달린 것이지, 다른 사람에게 달린 것이겠는가?” - 『논어』 「안연」
顔淵問仁. 子曰: “克己復禮爲仁. 一日克己復禮, 天下歸仁焉. 爲仁由己, 而由人乎哉?”
안연문인. 자왈: “극기복례위인. 일일극기복례, 천하귀인언. 위인유기, 이유인호재?”
여러분은 ‘극기복례(克己復禮)’라는 말을 들어본 적이 있나요? 이것을 글자 그대로 풀이하면 ‘자신을 극복하고 예를 회복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조금 더 그 뜻을 풀어보도록 하지요. ‘자신을 극복한다’는 말은 사사롭게 일어나는 자신의 감정이나 생각을 이겨낸다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잘못을 저지른 부하를 보면 장군은 순간적으로 화가 치밀어 그를 바로 징계하고 싶은 생각이 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장군은 여기서 한 발 물러나 자신의 감정을 조절합니다. 결국 ‘극기’라는 말은 이렇게 순간적으로 일어나는 사사로운 감정을 억누르는 자세를 말하지요. 그러나 이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습니다. 장군은 상급 지휘자로서 휘하 부하의 허물을 애정으로 감싸주어야 합니다. 게다가 그 부하를 격려해주어야 할 때도 있습니다. 이것이 바로 ‘예를 회복한다’는 말의 의미이지요. 지휘자로서 자신의 직무를 잘 완수하려면 그는 아랫사람의 잘못에 대해서도 너그러워야 합니다. 그래서 『춘추좌전』에서 “아랫사람에게 양보한다[讓其下].”는 표현을 의미심장하게 사용했던 것입니다. 물론 이것은 아랫사람에 대한 관용과 애정이 있을 때에만 의미가 있습니다.
공자는 극기복례(克己復禮)를 잘 실천하면 곧 인(仁)하게 된다고 이야기합니다. 이제 인이 어떤 의미인지도 좀 감이 오지 않나요? 극기복례하면 통치자는 어질게 됩니다. 이것은 그가 아랫사람들에게 사랑과 관용이 충만한 어버이 같은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이렇게 된다면 당연히 ‘사방의 백성들이 제 자식을 포대기에 업고서 찾아[四方之民襁負其子而至矣]’ 오겠지요. 그래서 통치자가 인(仁)하게 되면, “온 세상이 인을 따르게 된다”고 공자는 이야기했던 것입니다. 그리고 공자가 백성들을 바람결에 따라 눕는 풀로 비유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지요.
예(禮) | 군자와 소인이 각자의 책무를 잘 수행함. |
인(仁) | 사사롭고 좁은 마음을 버리고 큰 뜻으로 관계함[克己復禮]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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