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을 보내고서
01년 5월 14일(월) 맑음
벌써 자대에 온 지도 한 달이 되었다. 퇴소식을 마치지마자 동기들에게 인사할 겨를도 없이 이곳에 온 지도 엊그제 같은데 벌써 한 달이란 시간이 흘렀다. 이게 꼭 꿈인 마냥 빠른 시간이 흐른 것이다.
처음에 자대로 간다고 했을 땐, 혹 사자 굴에 들어가는 것 마냥 무섭게 느껴졌는데, 막상 이곳에 와보니 그렇지도 않았다. 여기도 사람 사는 동네였고 내가 생각했던 예전의 군대(구타와 불합리가 가득한)가 아니었기에 그다지 힘들지도 않았다. 그 외에도 분대 고참들이 특별히 신경 써주는 부분이 많았기에 맛있는 것도 많이 먹을 수 있었고 여러 가지 좋은 것을 많이 가질 수 있었다.
GOP 근무를 서고 있는 1대대로 자대 결정이 나고 나서 GOP라는 압박감으로 인해 잠시나마 걱정을 많이 하긴 했었다. 그런데 그것도 엄밀히 따져보면 경험 이전의 기우(杞憂)에 불과한 거였다. 다만 이곳에 있으면서 가장 적응이 안 되는 건 뭐니 뭐니 해도 낮과 밤이 바뀌었다는 것이리라. 밤잠이 많은 나에겐 2시간 정도만 자고 일어나야 한다는 게 그렇게 힘들 수 없었는데, 지금은 그나마 적응이 되어 자동으로 일어나진다. 그렇다고 해도 밤에 푹 잘 수 있는 게 지금은 가장 그립다.
이곳에서도 종교활동은 보장되기에 주일 오전 취침 후에 점심 때 일어나서야 교회에 갈 수 있다. 교회에 가서 맘껏 찬양 부를 수 있고 맘껏 기도할 수 있다는 건 너무나 큰 행복임에 틀림없다. 어젠 이등병 행사로 교회에 가지 못했으니, 다음 주엔 꼭 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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