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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 아프다고 하면서 거문고를 타는 이유
17-20. 유비(孺悲)라는 노나라 사람이 공자를 뵙고자 하였다. 공자는 병중이라고 거절하시었다. 명(命)을 전달하는 자가 문밖으로 나가자마자 슬을 꺼내어 노래를 부르시고 밖에 있는 유비로 하여금 듣게 하시었다. 17-20. 孺悲欲見孔子, 孔子辭以疾. 將命者出戶, 取瑟而歌. 使之聞之. |
참으로 치열하고도 엄격한 공자의 삶의 절도가 느껴지는 특이한 장면이다. 유비(孺悲)라는 사람은 노나라사람인데 「열전」에는 그 이름이 나오지 않는다. 『공자가어(孔子家語)』에도 나오지 않는다. 그러나 『예기』 「잡기(雜記)」 하에 다음과 같은 정보가 수록되어 있다.
휼유(恤由)의 상례를 거행할 때에 애공(哀公)은 유비(孺悲)로 하여금 공자에게 가게 하여 사상례(士喪禮)를 배우게 하였다. 이로 인하여 사상례가 다시 기록되어 보존되기에 이르렀다.
恤由之喪, 哀公, 使孺悲之孔子學士喪禮. 士喪禮於是乎書.
하여튼 유비는 공자에게 예(禮)를 배운 사람인 것 같다. 그러나 여기 장면을 보면 유비는 공자에게 무엇인가 큰 잘못을 저지른 것 같다. 찾아온 그를 만나주지 않았다. 병중이라고 말했지만 사실 공자는 병중에 있질 않았다. 전갈하는 자의 말만 듣고 진짜 병중인 줄 알고 가면 ‘안 만난다’고 하는 행위의 의미가 전달되지 않는다. 그래서 슬을 뜯으며 그에 맞추어 크게 노래를 불러 내가 그대를 의도적으로 만나지 않는 것이며 잘못은 그대에게 있다고 간접적으로 선언하는 것이다. 참으로 준엄한 꾸짖음이다. 목적은 그 자의 교육에 있었겠지만 공자의 마음에도 이렇게 해야만 앙금이 남지 않는다. 공자의 인간적인 면모를 엿볼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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