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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상 - 2. 현자인 이후에야 이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상 - 2. 현자인 이후에야 이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건방진방랑자 2022. 12.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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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현자인 이후에야 이것을 즐길 수 있습니다

 

 

1a-2. 맹자께서 양헤왕을 뵈시었다. 왕은 때마침 큰 정원의 연못가에 서있었는데 크고 작은 기러기와 크고 작은 사슴이 노니는 것을 돌러보면서 이와 같이 말하였다: “현자(賢者) 또한 이런 것들을 즐겨워하시나이까?”
1a-2. 孟子見梁惠王, 王立於沼上, 顧鴻鴈麋鹿曰: “賢者亦樂此乎?”
 
맹자가 이에 즉각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현자래야 비로소 이런 것들을 즐길 수 있지요. 어질지 못한 사람은 이런 것들을 가지고 있다 할지라도 즐길 수가 없습니다.
孟子對曰: “賢者而後樂此, 不賢者雖有此, 不樂也.
 
()【『시경(詩經), 대아 영대(靈臺)에 이런 노래가 있지요: ‘문왕께읍서 처음 정원 영대(靈臺)를 만들려 하실 때, 설계를 뜨고 방위를 정하니, 못 백성들이 자발적으로 돕는지라. 불과 몇 날 안 결려 모습이 갖추어지네. 문왕께서는 그리 빨리 서둘지 말라고 편안히 말씀하셔도 못 백성들이 문왕의 덕을 사모하여 슬하의 자식처럼 모여드누나. 문왕께서 영유(靈囿) 동물원에 계시니. 암수 사슴이 편안히 옆드려 있고, 암수 사슴이 살이 쩌서 털에 윤기가 흐르네. 백조(白鳥)도 건강하고 눈부시게 하이얀 날개를 퍼득인다네. 문왕께서 영소(靈沼) 연못에 계시니, ~ 고기들이 가득차 튀어오르네. 문왕의 덕성은 이와 같이 동물에까지 미치고 있네.’ 이 노래는 문왕께서 백성의 힘을 빌어 높은 관망 토대(솟터)를 만들고 연못을 만들어도 백성들이 같이 환락하는 모습을 읊고 있습니다. 백성들은 그 토대를 존숭하여 영험스러운 영대라고 부르고, 그 연못을 존숭하여 영험스러운 영소(靈沼)라 부르며, 그곳에 작고 큰 사슴과 물고기와 자라가 있는 것을 같이 즐거워하였습니다. 예로부터 현인은 반드시 백성들과 더불어 같이 즐길 줄을 알았기 때문에 비로소 즐길 줄 안다고 말할 수 있는 것이올시다.
: ‘經始靈臺, 經之營之, 庶民攻之, 不日成之. 經始勿亟, 庶民子來. 王在靈囿, 麀鹿攸伏, 麀鹿濯濯, 白鳥鶴鶴. 王在靈沼, 於牣魚躍.’ 文王以民力爲臺爲沼, 而民歡樂之. 謂其臺曰靈臺, 謂其沼曰靈沼, 樂其有麋鹿魚鼈. 古之人與民偕樂, 故能樂也.
 
이와는 반대로 탕왕(湯王)이 하()나라의 폭군 결왕(桀王)을 토벌하는 격문인 탕서(湯誓)서경상서(商書)에는 못 백성들이 태양에 자신을 비유한 걸왕을 저주하여 다음과 같이 노래부르고 있습니다: ‘이놈의 태양이여! 너 언제나 없어질 것이냐? 네놈이 없이지기만 한다면 우리가 다 멸망해도 여한이 없으리라.’ 백성들이 군주와 더불어 같이 멸망하기를 갈망하고 있는데, 토대와 연못과 새와 동물이 있다한들 이것들도 다 곧 멸망할 텐데 어찌 군주 한 사람이서 편안하게 이런 것들을 즐길 수 있겠나이까?”
湯誓: ‘時日害喪? 予及女偕亡.’ 民欲與之偕亡, 雖有臺池鳥獸, 豈能獨樂哉?”

 

처음에 맹자가 등장하는 분위기는 기획된 자리가 아니라, 우연히 정원에서 맞부닥친 것 같은 느낌이다. 그리고 이야기는 양혜왕이 먼저 꺼낸 것이다. 은근히 자기 자랑을 하려 한 것 같은데, 순식간에 그 틈새를 타고 시()와 서()를 인용하여 자신의 왕도론 과격하게 피력하고 을 있다. 늙은 왕의 허세의 틈을 파고드는 그의 순발력이 놀랍다.

 

왕도의 세계는 폐쇄된 시스템(closed system)이 아니라 개방된 시스템(open system)이 되어야 한다. 그리고 왕의 가치는 반드시 백성대중과 동고동락하는 보편성을 획득해야 한다는 것을 설파하고 있다. 시ㆍ서를 적절한 상황에 자유자재로 인용하는 맹자의 능력은 당대 유학의 최고봉에 도달한 학자라는 느낌을 갖게 한다. 그리고 그의 민첩예리한 두뇌회전, 기지종횡(機智縱橫)의 재변(才辯)은 가히 일품이라 말해야 할 것이다.

 

 

 

 

인용

목차 / 맹자

전문 /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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