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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상 - 4.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이다 본문

고전/맹자

맹자한글역주, 양혜왕장구 상 - 4.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이다

건방진방랑자 2022. 12. 15.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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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짐승을 몰아 사람을 먹이다

 

 

1a-4. 양혜왕이 말하였다: “과인은 좀 편안하게 그대의 가르침을 듣고 싶소.’
1a-4. 梁惠王曰: “寡人願安承敎.”
 
그런데도 맹자께서는 이렇게 대답하여 말씀하시었다: “사람을 몽둥이로 때려죽이는 것과 칼로 쳐죽이는 것이 차이가 있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별 차이가 없소.”
孟子對曰: “殺人以梃與刃, 有以異乎?” : “無以異也.”
 
맹자께서 말씀하시었다: “그렇다면 칼로 사람을 죽이는 것과 정치로 사람을 죽이는 것이 뮌 차이가 있습니까?” 왕이 말하였다: “차이가 없소.”
以刃與政, 有以異乎?” : “無以異也.”
 
맹자께서 이어 말씀하시었다: “그렇다면 말씀드리지요. 당신의 푸줏간에는 살찐 고기가 있고 당신의 마구간에는 살찐 말이 있는 데 반하여 이 나라의 백성의 시체들의 얼굴에는 굵은 기색이 완연하며, 들판에는 아사자가 뒹굴고 있나이다. 이것은 짐승을 거느리고 나아가 사람을 먹게 하는 것과 하등의 차이가 없습니다. 짐승이 서로를 잡아먹는 것만 보아도 사람은 그것을 끔찍하게 생각합니다. 백성의 존경받는 부모로서 정치를 행한다고 하면서 짐승을 거느리고 나아가 사람을 먹게 하는 폐정을 면치 못한다고 한다면, 어찌 그 임금을 백성의 부모 된 자격이 있다고 말할 수 있겠나이까?
: “庖有肥肉, 廐有肥馬, 民有飢色, 野有餓莩, 此率獸而食人也. 獸相食, 且人惡之. 爲民父母, 行政, 不免於率獸而食人. 惡在其爲民父母也?
 
공자께서도 순장의 폐해에 관하여 이렇게 말씀하신 적이 있지요.: ‘맨 처음에 나무 용()사람과 같은 형상의 부장품을 만든 놈은 반드시 자손의 씨가 말라버리는 저주를 받을 것이로다!’ 사람 비슷하게 생긴 것을 부장품으로 쓴 것만으로도 이런 저주를 받았는데, 다수의 인민을 굵어죽게 만든다는 것이 도무지 있을 수 있는 일이오니이까?”
仲尼曰: ‘始作俑者, 其無後乎!’ 爲其象人而用之也. 如之何其使斯民飢而死也?”

 

조기의 주에 의하면 진목공의 시기에 세 사람의 홀륭한 청년을 산 체로 순장하게 된 것이, 그 이전에 용()을 만들어 부장한 버릇이 계기가 되어 그런 불상사가 생겼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공자의 저주의 배경에는 용()의 매장에서 진짜 사람의 순장으로 발전된 역사적 정황이 깔려 있다고 보는 것이다. 그러나 실제 상황인즉슨, 사람의 순장이 역사적으로 선행하는 풍습이었고, 나중에 갈수록 살아있는 사람의 노동력이 소중하게 느껴지는 사회가 되면서 목용(木俑), 토용(土俑)으로 대체된 것이다. 그러나 여기서의 논의는 용()에 대해서도 공자는 그토록 저주를 했는데 실제로 사람을 대낮에 죄없이 굶어죽게 만드는 정치는 그 이상의 저주를 받아야 마땅하다고 보는 것이다.

 

마지막의 비명에 가까운 맹자의 탄식은, 이념의 경직성 때문에 사람을 굶어죽게 만드는 오늘날의 이 조선땅의 현실을 경각케 만든다. 비단 북한만 사람을 굶어죽이는 것이 아니라, 상대적 빈곤이지만 남한사회도 정치의 횡포가 다수를 빈곤하게 만들어 소수를 살찌게 만드는 것만을 역사의 진보라 생각하고, 미국식 리버럴 정치의 위대함이라 생각하며, 이 민족의 유일한 활로라고 선전하는 것이다. 그래서 4대강을 파헤치고 FTA를 강행하는 이 정부의 행태가 양혜왕의 솔수식인(率獸食人)의 정치와 다를 바가 무엇이냐?

 

본 장의 분위기는 앞 장의 맹자의 논리의 치열함에 딘 나머지 또다시 당하기 싫으니까, 요번에는 아예 양혜왕이 점잖게 가르침을 받겠다고 고개를 숙인 듯한 느낌이다. 앞에서는 항상 양혜왕 자신이 먼저 깔대기를 들이댔다가 역습을 당했기 때문이다. 하여튼 그런 편집상의 묘미가 있다. 그런데 좀 편안히, 릴렉스 된 분위기에서 가르침을 받고 싶다고 하는 늙은 양혜왕에게 가차없이 더 시퍼런 논리의 칼날을 들이대는 맹자의 배포는 참으로 치열한 지성의 자세라 할 것이다. 그 배경에 깔린 것은 민본의 휴매니즘이요, 내가 말하는 플레타르키아(Pletharchia)도올 김용옥이 개벽의 핵심사상을 설명하기 위해 만들어낸 단어로, ‘플레토스(plethos)’데모스(demos)’보다 더 광범위한 계층의 제약없는 다중(多衆)이며, ‘아르케(arche)’지배보다 본원이라는 의미다. 쉽게는, 민본사상이라는 의미로 쓰인다의 정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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