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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올선생 중용강의, 9장 - 한문의 맛이 느껴지는 장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9장 - 한문의 맛이 느껴지는 장

건방진방랑자 2021. 9. 17. 10: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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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한문의 맛이 느껴지는 장

 

 

子曰: “天下國家可均也, 爵祿可辭也, 白刃可蹈也, 中庸不可能也.”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 “천하국가는 고르게 할 수 있다. 작록도 사양할 수 있다. 서슬퍼런 칼날도 밟을 수 있다. 그렇더라도 중용(中庸)은 불가능하다.”

 

9장이야 말로 내가 아주 좋아하는 장인데, 한문의 맛을 가장 극적으로 알 수 있는 멋있는 장입니다.

 

천하국가로 시작하는 것은 굉장히 거창하죠? 그 다음에 작위와 봉록(爵祿) 다음에 백인(白刃)이 나오고 있습니다. 개념적으로 본다면 문장의 구조가 천하로부터 스케일이 점점 줄어들어요. 그렇지만 느낌은 엄청나게 강화되고 있습니다.

 

보세요! 여기서 고르게 한다[]’는 말은 공자의 말에 불환과이환불균(不患寡而患不均)’이라는 말이 있듯이 정치의 핵심을 말한 것이며 예나 지금이나 다스림의 핵심은 평등[]에 있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천하국가라도 균등하게 다스릴 수가 있다!’ 예를 들어서 진시황의 경우를 보면 전국 칠웅(七雄)을 제패해서 거대한 제국을 세우고 도량형을 고르게 하고 문자를 통일한 것은 다 가능해!

 

그리고 인간의 무서운 유혹인 작록 즉, 높은 지위를 준다[], 봉급을 많이 준다[祿], 이런 것도 일언지사로 딱 거절한다. 이것도 가능하지. 그런 사람 많이 있죠? 박정희의 혁명 동기 중에 박창암 장군이란 인물이 있는데 관악산에서 그 사람과 이야기를 나눈 적이 있습니다. 그 사람 말이 자기는 박정희의 어마어마한 제의를 딱 거절하고 평범하게 산다고 하면서 껄껄 웃더라고. 호걸은 호걸이죠. 어쨌든 이런 것도 가능하단 말야.

 

그 다음에 시퍼렇다 못해 하-이얀 칼날도 밟고 설 수 있다. 무당들 보세요. 맨발로 작두 위에 올라서서 굿을 하잖아요백인가도(白刃可蹈)란 말은 분명 요즈음 무당굿을 모델로 한 말 같고 그렇다고 보면 이런 작두 무당춤의 제례가 공자시대까지 소급됨을 알 수 있다.

 

천하(天下)에서 작록(爵祿)으로·작록(爵祿)에서 백인(白刃)으로, 공간적으로는 좁아지지만 가균야(可均也가사야(可辭也가도야(可蹈也) , ()할 수 있고, ()할 수 있고, ()할 수 있다라고 하면서 그 다음에 뭐라고 했어요? 중용(中庸)은 능할 수 없다! 천하를 균()하고 백록을 사()하고 백인을 도()할 수 있는 사람일지라도 중용(中庸)은 쉽게 되는 것이 아니다! 이 말이야. 이 글을 쓴 사람이 문장에 불어넣고 있는 기력을 한번 느껴보세요. 어때요? 중용(中庸)의 스케일의 거대함이 느껴집니까? 대학 3학년 때 중용(中庸)을 읽고서 이런 말들이 내게는 대단한 충격이었어요. ~ 대단하더라고!

 

중용(中庸) 20을 펴보세요.

 

(子曰) 好學 近乎知 力行 近乎仁 知恥 近乎勇

 

여기에 지((()이라고 나왔는데, 주자는 위의 구절을지((()으로 해석했어요. 글쎄, 꼭 그렇게 되야 할 이유는 없는데. 그니까, ‘천하국가가균야(天下國家可均也)’는 지()이고, 작록가사야(‘爵祿可辭也)’는 인()이고 백인가도야(白刃可蹈也)’는 용()이라고 한 겁니다.

 

그러면, 주자 주를 볼까요?

 

, 平治也. 三者, 亦知勇之事, 天下之至難也. 然皆倚於一偏, 故資之近而力能勉者, 皆足以能之. 至於中庸, 雖若易能, 然非義精仁熟而無一毫人欲之私者, 不能及也. 三者難而易, 中庸易而難, 此民之所以鮮能也.
()은 고르게 다스린다[平治]는 뜻이다. 이 세 가지는 또한 지((()의 일이다. 이 세 가지는 각기 천하의 지극히 어려운 것이긴 하지만, 모두 한 측면에 치우쳐 있는 것이기 때문에 자질을 이에 가깝게 가게 해서 힘을 쓰는 자는 모두 충분히 달성해 낼 수 있다. 하지만 중용(中庸)에 이르러서는 비록 쉽게 할 수 있는 것 같지만 의()가 정미롭고 인()이 익숙하게 되어서 한 터럭의 인욕의 사사로움이라도 없지 않으면 거기에 미칠 수가 없는 것이다. ··용 세 가지는 어려운 것 같지만 쉬운 것이고 중용(中庸)은 쉽게 보이지만 사실은 어려운 것이다. 이 때문에 사람들 중에 중용(中庸)에 능한 이가 적은 것이다.

 

참 멋있죠? 다시 말씀 드리지만 9장은 중용(中庸)의 파워가 단적으로 느껴지는 문장이라서 나는 상당히 좋아합니다. 이런 문장 정도는 외워두는 것이 좋을 겁니다. 내가 대학교 때 친구에게 이 문구를 붓으로 써서 준 일도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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