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올선생 중용강의, 8장 - 안회의 심미적인 중용

8장 안회의 심미적인 중용

 

 

子曰: “回之爲人也, 擇乎中庸, 得一善, 則拳拳服膺而弗失之矣.” 공자가 말했다. “회(回)의 사람됨은 중용(中庸)을 택하여서 좋은 것을 하나 얻으면 가슴에 꼭 품어서 떠 받들고 결코 그것을 잃지 않는다.”   回, 孔子弟子顔淵名. 拳拳, 奉持之貌. 服, 猶著也. 膺, 胸也. 奉持而著之心胸之間, 言能守也. 안회는 공자의 제자인 안연의 이름이다. 권권(拳拳)은 받들어 가진 모양이다. 복(服)은 붙인다와 같은 것이다. 응(膺)은 가슴이다. 받들어 가져 마음과 가슴 사이에 붙인다는 것은 지킬 수 있음을 말한 것이다.   顔子蓋眞知之, 故能擇能守如此, 此行之所以無過不及, 而道之所以明也. 右第八章. 안자는 대저 참으로 그것을 알았기 때문에 택하여 지킬 수 있음이 이와 같았고, 그것을 실천함에 지나침도 미치지 못함도 없었기 때문에 도가 밝혀질 수 있었던 것이다. 오른쪽은 제8장이다.

 

‘야(也)’는 주어를 동명사구화시키는 역할을 합니다. 그리고 ‘권권(拳拳)’은 주자가 ‘받들어 잡는 모양[奉持之貌]’라고 했고, 복(服)은 붙인다[著], 응(膺)은 가슴[胸]의 뜻입니다. 8장에는 공자의 말이 리얼하게 나타나 있습니다.

 

회(回)는 공자가 총애하는 제자인 안연(顔淵)의 명(名)이예요. 옛날에는 태어나서 성인식 전까지 불려지는 이름을 명(名)이라고 했고, 성인식을 한 후 얻는 이름을 자(字)라고 하는데 그 이후에는 공식적으로 자(字)만 불려 집니다. 그런데 명(名)을 부를 수 있는 사람은 군사부(君師父) 밖에 없어요. 그래서 공자는 리얼하게 ‘회야’라고 더 친근한 느낌을 주는 명(名)을 부른 것입니다.

 

공자의 대표적 제자가 두 스타일이 있는데 하나는 안회고 또 하나는 자로(子路)입니다. 자로는 우직하고 남성적인데 내 제자로 말하면, 오항녕 선생이 자로 스타일이예요. 안회는 내성적이어서 말이 없고, 치밀하고, 다소 여성적입니다. 공자가 특히 아꼈던 제자가 이 안회라는 인물입니다. 이선생이 비유한다면 안회 스타일에 가깝게 오지만 안회 소리 들으려면 정말 노력을 많이 해야 할 사람이죠. 실력은 대단한 데 삶의 규율이 아직 좀 부족해요. 안회는 자기 삶의 관리도 완벽했던 내성적 인간이었어요. 반대로, 자로는 우직하기 때문에 상당히 문제가 많은 사람이에요. 그러나 자로도 공자의 용감하고 충직한 훌륭한 제자였죠. 위험한 곳으로도 사신 노릇하는 것도 자로가 도맡아 했고, 또 공자가 말씀하시기를 “내가 자로를 얻은 후로는 나에 대한 험담들이 사라졌다[自吾得由, 惡言不聞於耳]”라고 하셨으니까요. 그만큼 자로는 용맹하고 위엄 있고 충직했어요.

 

 

이름	자로	안연
사항	姓:仲, 名:由	字:子淵, 名:回
성격	불같은 성격, 용맹이 뛰어남, 실천력이 뛰어남	내성적임, 치밀함, 여성적임.
출처	爲政 17 公冶長 6ㆍ7ㆍ13ㆍ25 雍也 12ㆍ26 述而 10 先進 14ㆍ17ㆍ25 陽貨 23 子路 1	爲政 9 雍也 2ㆍ5ㆍ9 述而 10 子罕 19 先進 3ㆍ18 顔淵 1

 

 

그 다음, ‘득일선(得一善)’에서 선(善)을 자꾸만 도덕적 질서의 개념으로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선(善)은 아름다운 측면, 즉 심미적 요소가 강한 겁니다.

 

아까 내가 고깃국 이야기를 했는데, 중용(中庸)을 벗어난 고깃국은 불선(不善)이고 중용(中庸)을 지키는 고깃국은 선(善)입니다. 고깃국의 맛이 도덕과 전혀 다른 기준인 줄로 아는데, 동양인들의 도덕은 바로 심미적인 것입니다. 노린내가 나는 무지막지한 고깃국은 오(惡)란 말야! 먹기가 싫다고. 그런데 중용(中庸)은 선한 것이죠. 그래서 안회는 일선(一善)이라도 얻으면 가슴에 감싸서 귀하게 모시고 그것을 절대 잃지 않는다고 한 것입니다. 중용(中庸)은 작은 것 하나라도 귀하게 여기는 데서부터 출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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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자 제자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