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석정에서 짓다
제총석정(題叢石亭)
김정(金淨)
本六首, 而及己卯撤去其板, 故因逸其二.
絶嶠丹崖滄海陬 孤標夐邈卽蓬丘
硬根直揷幽波險 削面疑經巧斧修
鼇柱天高殘四片 羊碑峴占杳千秋
鶴飛人去已寥廓 目斷碧雲空自愁
千古高皐叢石勝 登臨寥落九秋懷
斗魁鏟彩墮滄海 月宮借斧削丹崖
巨溟欲泛危巒去 頑骨長衝激浪排
蓬島笙簫空淡佇 夕陽搔首寄天涯
八月十五叢石夜 碧空星漢淡悠悠
飛騰桂影昇天滿 搖漾銀光溢海浮
六合孤生身一粒 四仙遺躅鶴千秋
白雲迢遞萬山外 獨立高丘杳遠愁
雲滅秋晴淡碧層 淸晨起望大陽昇
光涵海宇初呑吐 彩射天衢忽湧騰
幽窟老龍驚火焰 深林陰鬼失依憑
人寰昏黑從今廓 欲向崦嵫爲繫繩 『冲庵先生集』 卷之三
해석
本六首, 而及己卯撤去其板, 故因逸其二.
본래 6수인데 기묘사회로 시판이 없어져 2수를 일실했다
絶嶠丹崖滄海陬 절교단애창해추 | 깎아지른 붉은 벼랑 푸른 바다의 산기슭에 |
孤標夐邈卽蓬丘 고표형막즉봉구 | 외로운 표지, 길고 아득하니 곧 봉래산이구나. |
硬根直揷幽波險 경근직삽유파험 | 굳센 뿌리 곧게 은근한 파도의 험한 곳에 꽂혀 있고 |
削面疑經巧斧修 삭면의경교부수 | 깎아지른 사면은 의심컨대 날카로운 도끼로 깎아내었네. |
鼇柱天高殘四片 오주천고잔사편 | 자라 기둥은 하늘 높이 네 조각이 남았고, |
羊碑峴占杳千秋 양비현점묘천추 | 양의 비석은 고개를 점유하니 천추에 아득하네. |
鶴飛人去已寥廓 학비인거이요확 | 학은 날아가고 사람은 떠나 이미 적막한데, |
目斷碧雲空自愁 목단벽운공자수 | 시야마저 푸른 구름에서 끊어져 부질없이 스스로 근심하노라. |
千古高皐叢石勝 천고고고총석승 | 천고의 높은 언덕, 총석정이 빼어나서 |
登臨寥落九秋懷 등림요락구추회 | 올라서 보니 가을 회포 쓸쓸하네. |
斗魁鏟彩墮滄海 두괴산채타창해 | 두괴【두괴(斗魁): 한유의 「영설증장적」 시에 “눈이 많이 내리면 계곡을 메울까 걱정이요, 눈이 높이 쌓이면 두괴에 닿을까 걱정일세.[厚慮塡溟壑 高愁㨖斗魁]”라는 말이 나온다. 『한창려집(韓昌黎集)』 卷9 두괴는 북두칠성의 첫 번째부터 네 번째까지의 별을 말한다. 다섯 번째에서 일곱 번째까지는 표(杓) 혹은 표(標)라고 한다. 괴(魁)는 머리이고, 표(杓)는 꼬리이다.】의 광채를 흩어 푸른 바다에 떨구고, |
月宮借斧削丹崖 월궁차부삭단애 | 월궁의 도끼를 빌려 붉은 벼랑 깎았네. |
巨溟欲泛危巒去 거명욕범위만거 | 거대한 바다는 가파른 산봉우리를 띄워 보내려 하는데, |
頑骨長衝激浪排 완골장충격낭배 | 억센 바위는 오래도록 힘찬 파도와 부딪혀 밀쳐내네. |
蓬島笙簫空淡佇 봉도생소공담저 | 봉래산【봉도(蓬島): 선인(仙人)이 산다는 삼신산(三神山)의 하나로 동해 봉래산(蓬萊山)을 가리킨다.】 신선의 피리소리, 부질없이 기다리면서 |
夕陽搔首寄天涯 석양소수기천애 | 석양에 머리 긁으며 하늘 끝에 붙어 있노라. |
八月十五叢石夜 팔월십오총석야 | 8월 15일 총석정에서의 밤에 |
碧空星漢淡悠悠 벽공성한담유유 | 푸른 하늘에 별은 맑아 유유하구나. |
飛騰桂影昇天滿 비등계영승천만 | 나라 오른 계수나무의 그림자는 하늘에 올라 가득하고 |
搖漾銀光溢海浮 요양은광일해부 | 흔들리는 물결 은색 빛은 바다에 넘쳐 떠있구나. |
六合孤生身一粒 육합고생신일립 | 육합에 외로운 생애로, 몸은 하나의 낟알이고 |
四仙遺躅鶴千秋 사선유촉학천추 | 네 신선이 남긴 자취는 천년의 학【학천추(鶴千秋): 한나라 때 요동(遼東)의 정령위(丁令威)가 영허산(靈虛山)에 들어가 선술(仙術)을 배우고 뒤에 학으로 변하여 고향에 돌아가서 성문의 화표주(華表柱)에 앉았다. 한 소년이 활로 쏘려 하자, 학이 날아올라 공중을 배회하면서 말하기를 “새여 새여 정영위가, 집 떠난 지 천년 만에 이제야 돌아왔네. 성곽은 의구하나 사람은 아니구나, 어이해 신선을 안 배워 무덤만 즐비한가?[有鳥有鳥丁令威, 去家千年今始歸. 城郭如故人民非, 何不學仙冢纍纍?]”라고 한 고사에 근거해 쓴 것이다. 『搜神後記』 卷1】이로다. |
白雲迢遞萬山外 백운초체만산외 | 흰 구름 매우 먼 만산 밖에서 |
獨立高丘杳遠愁 독립고구묘원수 | 홀로 높은 언덕에 서서 까마득히 근심하노라. |
雲滅秋晴淡碧層 운멸추청담벽층 | 구름 사라져 가을이 개니 맑고 담백하기 겹겹이고, |
淸晨起望大陽昇 청신기망대양승 | 맑은 새벽에 일어 태양이 떠오르는 걸 바라보네. |
光涵海宇初呑吐 광함해우초탄토 | 빛은 바다를 머금었다가 처음으로 뱉어내니, |
彩射天衢忽湧騰 채사천구홀용등 | 채색은 하늘거리를 쏘아 갑자기 용솟음치네. |
幽窟老龍驚火焰 유굴로룡경화염 | 깊은 동굴의 노룡이 화염에 놀라고, |
深林陰鬼失依憑 심림음귀실의빙 | 깊은 수풀의 음귀가 의지할 곳을 잃었구나. |
人寰昏黑從今廓 인환혼흑종금곽 | 인간세상의 어둠이 이로부터 사라지리니, |
欲向崦嵫爲繫繩 욕향엄자위계승 | 암자【암자산(崦嵫山): 옛날에 해가 들어가는 곳으로 생각했던 산의 이름.】를 향해 노끈을 매어두려 하네. 『冲庵先生集』 卷之三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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