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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매창 - 증취객(贈醉客)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이매창 - 증취객(贈醉客)

건방진방랑자 2021. 4. 13. 03: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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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한 손님에게 주며

증취객(贈醉客)

 

이매창(李梅窓)

 

 

醉客執羅衫 羅衫隨手裂

취객집라삼 라삼수수렬

不惜一羅衫 但恐恩情絶

불석일라삼 단공은정절

 

 

 

 

 

 

해석

醉客執羅衫 羅衫隨手裂

취한 손님이 비단 적삼을 잡으니 비단 적삼이 손따라 찢어지네.

不惜一羅衫 但恐恩情絶

하나의 비단 적삼은 애석할 게 없는데 다만 은정이 끊어질까 걱정되지.

 

 

해설

이 시는 취한 손님에게 준 것으로, 매창의 성품과 인생관이 드러난 시이다.

 

취한 손님이 명주로 된 저고리를 잡으니, 몸을 돌려 피하려다 명주저고리가 손님의 손에 찢어졌다. 비싼 명주저고리지만 아까울 것이 없다. 다만 손님께서 보내 주신 은혜의 정이 이 일 때문에 깨질 것이 두렵다.

 

신분이 기생이었던 매창에게 술에 취한 손님들이 덤벼들며 집적 대기 마련이었다. 그러나 매창은 아무에게나 몸을 맡기지 않았으며, 시를 지어 무색하게 하기도 하였다.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권하 99에서 기녀(妓女)의 시와 위의 시에 대한 다음과 같은 내용을 실어 놓았다.

옛날의 재주 있고 시에 능한 기생으로 설도(당나라의 여류시인)ㆍ취교 같은 무리가 상당히 많았다. 우리나라의 여자들은 비록 글을 배우지 않았으나, 기생들 중에 자질이 영특하고 빼어난 자가 없지 않다. 그러나 시로써 세상에 알려진 사람이 전혀 없으니, 그 이유는 무엇인가? 어숙권의 패관잡기권사 71을 살펴보니, ‘우리나라 여자들의 시는 삼국시대에는 알려진 것이 없고, 고려 오백 년 동안 용성의 창기인 우돌과 팽원의 창기인 동인홍만이 시를 지을 줄 안다.’고 하였는데, 이들 시 또한 전해지지 않는다(최자(崔滋)보한집(補閑集)권하 48에는 실려 있다). 근자에 송도의 진낭 황진이와 부안의 계생은 그 사조가 문사들과 비교하여 서로 겨룰 만하니, 참으로 기이하다. 진랑의 영반월(詠半月)은 다음과 같다. ……계생의 호는 매창으로 취객(醉客), ……라 하였다. 시어가 모두 공교하고 곱다. ! 승려와 기녀는 사람들이 매우 천하게 여기어 함께 나란히 서기를 부끄러워하는 자들이다. 그런데 지금 그들의 작품이 이와 같으니, 우리나라 사람들의 뛰어난 재주를 볼 수가 있다[古之才妓能詩者, 如薛濤翠翹之輩頗多. 我東女子雖不學書, 妓流中英姿秀出之徒, 不無其人, 而以詩傳於世者絶無, 何哉? 按魚叔權稗官雜記, 東方女子之詩, 三國時則無聞焉, 高麗五百年只有龍城娼于咄彭原娼動人紅解賦詩云, 而亦無傳焉. 頃世松都眞娘扶安桂生, 其詞操與文士相頡頏, 誠可奇也. 眞娘詠半月誰劚崑山玉 裁成織女梳 牽牛離別後 愁擲碧雲虛桂生號梅窓, 其詩云 醉客執羅衫 羅衫隨手裂 不惜一羅衫 但恐恩情絶又有妓秋香翠仙, 皆工詩. 秋香蒼巖亭詩云 移棹淸江口 驚人宿鷺翻 山紅秋有迹 沙白月無痕翠仙號靈竹, 白馬江懷古詩云 晩泊皐蘭寺 西風獨倚樓 龍亡江萬古 花落月千秋又有東陽尉官婢亦工詩, 一絶云 落葉風前語 寒花雨後啼 相思今夜夢 月白小樓西語皆工麗. ! 緇髡娼妓人之所甚賤, 羞與爲齒者也, 而今其所作如此, 則可見我東人才之盛也].”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56~157

 

 

인용

목차

문학통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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