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3. 문명으로 야만을 변화시키다
吾聞用夏變夷者, 未聞變於夷者也. 陳良, 楚産也. 悅周公, 仲尼之道, 北學於中國. 北方之學者, 未能或之先也. 彼所謂豪傑之士也. 子之兄弟事之數十年, 師死而遂倍之.
此以下責陳相倍師而學許行也. 夏, 諸夏禮義之敎也. 變夷, 變化蠻夷之人也. 變於夷, 反見變化於蠻夷之人也. 産, 生也. 陳良生於楚, 在中國之南, 故北遊而學於中國也. 先, 過也. 豪傑, 才德出衆之稱, 言其能自拔於流俗也. 倍, 與背同. 言陳良用夏變夷, 陳相變於夷也.
昔者孔子沒, 三年之外, 門人治任將歸, 入揖於子貢, 相嚮而哭, 皆失聲, 然後歸. 子貢反, 築室於場, 獨居三年, 然後歸.
任, 平聲. 彊, 上聲. 暴, 蒲木反. 皜, 音杲.
○ 三年, 古者爲師心喪三年, 若喪父而無服也. 任, 擔也. 場, 冢上之壇場也.
他日, 子夏, 子張, 子游以有若似聖人, 欲以所事孔子事之, 彊曾子.
有若似聖人, 蓋其言行氣象有似之者, 如『檀弓』所記“‘子游謂有若之言似夫子’之類”是也. 所事孔子, 所以事夫子之禮也.
曾子曰: ‘不可. 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
江漢水多, 言濯之潔也. 秋日燥烈, 言暴之乾也. 皜皜, 潔白貌. 尙, 加也. 言夫子道德明著, 光輝潔白, 非有若所能彷彿也. 或曰: “此三語者, 孟子贊美曾子之辭也.”
今也南蠻鴃舌之人, 非先王之道, 子倍子之師而學之, 亦異於曾子矣.
鴃, 亦作鵙, 古役反.
○鴃, 博勞也, 惡聲之鳥. 南蠻之聲似之, 指許行也.
吾聞出於幽谷遷于喬木者, 末聞下喬木而入於幽谷者.
小雅「伐木」之詩云: “伐木丁丁, 鳥鳴嚶嚶, 出自幽谷, 遷于喬木.”
「魯頌」曰: ‘戎狄是膺, 荊舒是懲.’ 周公方且膺之, 子是之學, 亦爲不善變矣.”
魯頌「閟宮」之篇也. 膺, 擊也. 荊, 楚本號也. 舒, 國名, 近楚者也. 懲, 艾也. 按今此詩爲僖公之頌, 而孟子以周公言之, 亦斷章取義也.
“從許子之道, 則市賈不貳, 國中無僞. 雖使五尺之童適市, 莫之或欺. 布帛長短同, 則賈相若; 麻縷絲絮輕重同, 則賈相若; 五穀多寡同, 則賈相若; 屨大小同, 則賈相若.”
賈音價, 下同.
○ 陳相又言許子之道如此. 蓋神農始爲市井, 故許行又託於神農, 而有是說也. 五尺之童, 言幼小無知也. 許行欲使市中所粥之物, 皆不論精粗美惡, 但以長短輕重多寡大小爲價也.
曰: “夫物之不齊, 物之情也; 或相倍蓰, 或相什伯, 或相千萬. 子比而同之, 是亂天下也. 巨屨小屨同賈, 人豈爲之哉? 從許子之道, 相率而爲僞者也, 惡能治國家?”
夫, 音扶. 蓰, 音師, 又山綺反. 比, 必二反. 惡, 平聲.
○ 倍, 一倍也. 蓰, 五倍也. 什伯千萬, 皆倍數也. 比, 次也. 孟子言物之不齊, 乃其自然之理, 其有精粗, 猶其有大小也. 若大屨小屨同價, 則人豈肯爲其大者哉? 今不論精粗, 使之同價, 是使天下之人皆不肯爲其精者, 而競爲濫惡之物以相欺耳.
해석
吾聞用夏變夷者, 未聞變於夷者也. 陳良, 楚産也. 悅周公, 仲尼之道, 北學於中國. 北方之學者, 未能或之先也. 彼所謂豪傑之士也. 子之兄弟事之數十年, 師死而遂倍之.
나는 문명으로 야만을 변화시켰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야만에게 변화되었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너희 스승인 진량은 초나라에서 태어났다. 주공과 공자의 도를 즐겨 북쪽으로 중국에 와서 배웠다. 북방의 학자가 혹 앞선 이가 없었으니, 호걸한 선비라 말하는 것이다. 자네의 형제들은 그를 섬긴 지 수 십년이나 되었는데 스승께서 돌아가시자 마침내는 그를 배반했다.
此以下責陳相倍師而學許行也.
이 장 이하는 진상이 스승을 배반하고 허행을 배운 것을 나무라신 것이다.
夏, 諸夏禮義之敎也.
하(夏)는 중원의 예의에 대한 가르침이다.
變夷, 變化蠻夷之人也.
변이(變夷)는 만이의 사람을 변화시킨다는 뜻이다.
變於夷, 反見變化於蠻夷之人也.
변어이(變於夷)는 반대로 만이의 사람에게 변화되었다는 뜻이다.
産, 生也.
산(産)은 낳다는 말이다.
陳良生於楚, 在中國之南,
진량은 초나라에서 태어났으니, 초나라는 중국의 남쪽에 자리한 미개한 나라였다.
故北遊而學於中國也.
그렇기 때문에 북쪽으로 유학을 와서 중원에서 배운 것이다.
先, 過也.
선(先)은 지나친다는 뜻이다.
豪傑, 才德出衆之稱, 言其能自拔於流俗也.
호걸(豪傑)은 재덕이 출충함을 일컬은 것으로, 스스로 무리의 풍속에서 빼어난 것을 말한다.
倍, 與背同.
배(倍)는 등진다와 같은 뜻이다.
言陳良用夏變夷,
진량은 문명을 써서 야만스러움을 변화시켰고,
陳相變於夷也.
진상은 야만스러움으로 변화되었다는 것을 말한다.
昔者孔子沒, 三年之外, 門人治任將歸, 入揖於子貢, 相嚮而哭, 皆失聲, 然後歸. 子貢反, 築室於場, 獨居三年, 然後歸.
옛적에 공자가 돌아가시자 3년 상을 치른 후에 문인들이 짐을 메고 떠나려할 적에 들어가 자공에게 읍하며 서로를 향해 곡했고 다 어찌나 많이 울었던지 말조차 할 수 없게 되어서야 각자의 집으로 돌아갔다. 자공이 돌아와 무덤 곁에 움집을 짓고 홀로 3년을 더 있다가 돌아갔다.
任, 平聲. 彊, 上聲. 暴, 蒲木反. 皜, 音杲.
○ 三年, 古者爲師心喪三年,
3년이란 옛적에 스승을 위해 심상 3년을 입은 것으로,
若喪父而無服也.
아버지를 잃은 것 같이 하되 상복은 따로 없었다.
任, 擔也. 場, 冢上之壇場也.
임(任)은 멘다는 뜻이다. 장(場)은 무덤가에 지은 움집이다.
他日, 子夏, 子張, 子游以有若似聖人, 欲以所事孔子事之, 彊曾子.
다른 날에 자하와 자장과 자유는 유약이 공자와 비슷하다고 여겨 공자를 섬기던 방식대로 유약을 섬기려 하여 증자에게 강요했다.
有若似聖人, 蓋其言行氣象有似之者,
유약이 성인과 비슷하단 것은 대개 언행과 기상이 유사했던 것으로,
如『檀弓』所記“‘子游謂有若之言似夫子’之類”是也.
『단궁』에서 “자유가 ‘유약의 말이 공자와 비슷했다’라고 한 것 같은 경우가 있다”라고 한 것이 이것이다.
所事孔子, 所以事夫子之禮也.
공자를 섬긴다는 것은 부자의 예로 섬긴다는 뜻이다.
曾子曰: ‘不可. 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
그러자 증자는 ‘안 됩니다. 양자강과 한수의 물로 씻어내더라도, 가을볕으로 쬐더라도, 부자의 덕은 희고도 희어 더할 게 없습니다.’라고 말했다.
江漢水多, 言濯之潔也.
양자강과 한수의 물이 많으니 씻기를 깨끗이 했다는 말이다.
秋日燥烈, 言暴之乾也.
가을 햇볕은 건조하고 뜨거우니 쬐기를 마를 정도로 했다는 말이다.
皜皜, 潔白貌. 尙, 加也.
호호(皜皜)는 깨끗한 모양이다. 상(尙)은 더한다는 뜻이다.
言夫子道德明著, 光輝潔白,
부자의 도덕은 밝게 드러나 빛나며 깨끗하니
非有若所能彷彿也.
유약이 따라할 수 없다는 것을 말한 것이다.
或曰: “此三語者, 孟子贊美曾子之辭也.”
어떤 이는 “위 세 마디의 말[江漢以濯之, 秋陽以暴之, 皜皜乎不可尙已]은 맹자가 증자를 찬미한 말이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今也南蠻鴃舌之人, 非先王之道, 子倍子之師而學之, 亦異於曾子矣.
이제 남만(南蠻)의 왜가리처럼 꽥꽥 짖어대는 사람이 선왕의 도를 비난하는데도 자네는 자네 스승을 버리고 그를 배웠으니, 또한 증자와는 다르다.
鴃, 亦作鵙, 古役反.
○鴃, 博勞也, 惡聲之鳥.
격(鴃)은 박노로, 사나운 소리를 내는 새를 말한다.
南蠻之聲似之, 指許行也.
남만의 소리가 유사하니, 허행을 가리킨 것이다.
吾聞出於幽谷遷于喬木者, 末聞下喬木而入於幽谷者.
나는 어둑침침한 깊은 골짜기에서 나가 높은 나무로 옮겨간다는 말은 들어봤어도, 높은 나무에서 내려와 깊은 골짜기로 들어간다는 말은 듣지 못했다.
小雅「伐木」之詩云: “伐木丁丁, 鳥鳴嚶嚶,
소아 「벌목」의 시에 쓰여 있다. “나무를 베니 정정 소리가 나고 새가 우니 앵앵 소리가 울려
出自幽谷, 遷于喬木.”
음습한 골짜기에서 스스로 나와 높은 나무로 옮겨 간다.”
「魯頌」曰: ‘戎狄是膺, 荊舒是懲.’ 周公方且膺之, 子是之學, 亦爲不善變矣.”
「노송」에 ‘적과 융을 응징하니 형과 서가 이에 징계되었다’라고 쓰여 있으니, 주공도 곧 이들을 응징했는데 자네가 그걸 배웠으니 또한 제대로 변화하지 못한 것이다.”
魯頌「閟宮」之篇也.
노송 「민궁」의 편이다.
膺, 擊也. 荊, 楚本號也.
응(膺)은 때린다는 뜻이다. 형(荊)은 초나라 원래의 이름이다.
舒, 國名, 近楚者也.
서(舒)는 나라 이름으로, 초나라에서 가깝다.
懲, 艾也.
징(懲)은 다스린다는 뜻이다.
按今此詩爲僖公之頌,
지금 살펴보니 이 시는 희공의 노래로 되어 있는데,
而孟子以周公言之, 亦斷章取義也.
맹자가 주공이 말한 것으로 해놨으니, 또한 전체의 의미보단 부분적인 의미만 취한 것이다.
“從許子之道, 則市賈不貳, 國中無僞. 雖使五尺之童適市, 莫之或欺. 布帛長短同, 則賈相若; 麻縷絲絮輕重同, 則賈相若; 五穀多寡同, 則賈相若; 屨大小同, 則賈相若.”
진상이 억울하다는 듯이 말씀드렸다. “허자의 도를 따르면 시장의 물건 가격이 단일하게 되어 중국에서 속일 수 없게 됩니다. 비록 5척의 어린 아이에게 시장에서 물건을 사게 하더라도 조금도 속일 수 없으니, 포와 비단의 길이가 같으면 가격도 서로 같으며, 삼과 비단과 실과 솜의 무게가 같으면 가격도 서로 같으며, 오곡의 중량이 같으면 가격도 서로 같으며, 신발의 크기가 같으면 가격도 서로 같습니다.”
賈音價, 下同.
○ 陳相又言許子之道如此.
진상은 또한 허자의 도를 말한 것이 이와 같다.
蓋神農始爲市井, 故許行又託於神農, 而有是說也.
대개 시장을 처음에 만들었기 때문에 허행은 또한 신농에 의탁하여 이런 말을 했었다.
五尺之童, 言幼小無知也.
5척 아동이란 어리고 작고 무지한 것을 말한다.
許行欲使市中所粥之物, 皆不論精粗美惡,
허행은 시장에서 팔 물건으로 다 정밀함과 조악함, 아름다움과 악함을 논하지 않고
但以長短輕重多寡大小爲價也.
다만 길이와 무게, 중량, 크기로 값을 따지고자 한 것이다.
曰: “夫物之不齊, 物之情也; 或相倍蓰, 或相什伯, 或相千萬. 子比而同之, 是亂天下也. 巨屨小屨同賈, 人豈爲之哉? 從許子之道, 相率而爲僞者也, 惡能治國家?”
맹자께서 "물건이란 균질적으로 할 수 없는 게 물건의 실정으로, 혹은 2배나 5배가 되고, 혹은 10배와 100배가 되며 혹은 1000배와 10000배가 된다. 자네가 이것을 견주어 동일하게 한다면 이는 천하를 어지럽히는 것이다. 큰 신발과 작은 신발이 같은 가격이라면 사람이 크고 질 좋은 신발을 만들겠는가? 허자의 도를 따르면 서로 이끌어 거짓이 될 뿐이니, 어찌 국가를 다스릴 수 있겠는가?"라고 말씀하셨다.
夫, 音扶. 蓰, 音師, 又山綺反. 比, 必二反. 惡, 平聲.
○ 倍, 一倍也. 蓰, 五倍也.
배(倍)는 2배를 말하고, 사(蓰)는 5배를 말한다.
什伯千萬, 皆倍數也.
10배, 100배, 1000배, 10000배라는 것도 모두 배수를 말한다.
比, 次也.
비(比)는 차례 짓는 행위를 말한다.
孟子言物之不齊, 乃其自然之理,
맹자가 말했다. ‘물건이 가지런하지 않는 것이 자연의 이치다,
其有精粗, 猶其有大小也.
그 정밀함과 조악한 것이 있음은 대소가 있는 것과 같으니,
若大屨小屨同價,
큰 신발과 작은 신발이 같은 가격이라면
則人豈肯爲其大者哉?
사람이 어찌 기꺼이 큰 것을 만들겠으리오?
今不論精粗, 使之同價,
이제 품질의 정밀함과 조악함을 말하지 않고 값을 같게 한다면,
是使天下之人皆不肯爲其精者,
이것은 천하 사람들에게 모두 기꺼이 정밀하게 만들려 하지 않게 하고,
而競爲濫惡之物以相欺耳.
다투어 조악한 물건으로 서로 속이게 할 뿐이다.’
인용
'고전 > 맹자' 카테고리의 다른 글
맹자 등문공 상 - 5. 박장(薄葬)과 후장(厚葬), 그리고 매장의 역사 (0) | 2021.10.18 |
---|---|
맹자 등문공 상 - 4. 다스리는 이와 다스려지는 이의 차이 (0) | 2021.10.18 |
맹자 등문공 상 - 4-2. 재물 나눔은 시혜이고, 가르침은 충이며, 인재를 얻음은 인이다 (0) | 2021.10.18 |
맹자 등문공 상 - 4-1. 정신노동과 육체노동은 동등한 가치를 지닌다 (0) | 2021.10.18 |
맹자 등문공 상 - 3. 이상적인 토지제도 정전법과 이상적인 교육제도 (0) | 2021.10.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