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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 한시를 읽다 - 16.2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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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16.2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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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박상(朴祥)차영남루운(次嶺南樓韻)

客到嶺梅初發天

손님이 고개에 이르니 매화가 처음으로 피어나 자연스러우니,

嘉平之後上元前

섣달이 지나 대보름 전이라네.

春生畫鼓雷千面

춘흥(春興)은 화고(畫鼓)의 둥둥거리는 천 번의 소리에 생겨나고,

詩會靑山日半邊

시흥(詩興)은 푸른 산 해 반쯤 걸린 곁에서 모여든다.

漁艇載分籠渚月

고깃배는 물가 두른 달을 나누어 실었고,

官羊踏破羃坡煙

관아의 염소는 언덕 덮던 안개 깨뜨려 밟는다.

形羸心壯凌淸曠

몸은 야위었으나 마음은 건장해 맑은 들판 오르니,

驅使乾坤入醉筵

하늘과 땅을 부려 취한 술자리에 끌어들이네.

 

1) 밀양에 들어서자 자신을 기다렸다는 듯이 고갯마루의 매화가 꽃망울을 터뜨림.

2) 조카 박순(朴淳)송퇴계선생남환(送退溪先生南還)에서도 꽃이 자신을 기다렸다는 피었다는 정조가 비슷함.

寒勒嶺梅春未放

추위는 고개의 매화를 억눌러 봄에도 피질 않았으니,

留花應待老仙還

꽃을 멈추게 한 것은 응당 늙은 신선이 돌아오길 기다려서겠지.

 

3) 함련(頷聯)에선 영남루에서의 시회를 묘사했다. 봄을 맞아 영남루에서 한바탕 잔치가 벌어져 풍악소리 진동하고 기생들의 노랫가락이 울려 퍼지면 그 속에 봄이 온다고 했음. 대낮부터 놀기 시작한 것이 어느덧 밤이 되었음.

4) 달빛을 고깃배가 나누어 실어오고, 밤안개 속에 염소들이 하나둘 돌아온다. 이 같은 고운 풍경에 마음은 절로 호쾌해진다.

5) 비록 몸은 늙었지만 마음은 청춘으로 육신은 자리에 앉아 있지만 영혼은 하늘로 솟구치며, 자신의 소매에 온 천지를 담아낸다는 호기스러움을 보임. 이처럼 한 시에 묘사된 풍경에는 시인의 감정이 투영되어 있음.

 

 

4. 한시에 묘사된 풍경에 시인의 감정이 투영된 예.

1) 율시에서 풍경을 묘사하는 2연이나 3연은 이러한 수법으로 제작된 것이 많음.

2) 권엄(權儼)은 울진현령으로 가 있는 성대중을 그리워하여 지은 회사집(懷士執)이라는 시에 이런 표현이 드러남.

去路殘花豊壤驛

떠나는 길, 풍양역에는 꽃이 시들겠지만

歸時明月廣陵舟

돌아오는 길, 광릉의 배엔 달 밝겠지.

 

 

 

 

 

 

인용

목차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1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2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3

풍경에 담은 감정의 변화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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