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辭)의 역사와 문제점
사변(辭辨)
이색(李穡)
賦, 近出也, 源於三緯. 變而騷, 騷而後賦作矣.
辭出於孔氏, 所以翼『易』也. 今讀其文, 韻語甚多, 其亦本於賡載者歟. 楚屈原作「騷」, 變雅之流也. 宋玉ㆍ景差ㆍ賈誼繼起而賦之, 源流於是備矣. 漢興, 武帝作「秋風辭」, 蓋本於騷而詞益簡古. 晉處士陶淵明賦「歸去來辭」, 又稍馳騁, 而視賦則尙簡. 班ㆍ馬出而包絡無餘, 至有十年且就之說, 吁盛矣! 其亦可憾也已.
非獨文也. 凡飾於外者日增, 而積於中者日削, 枝葉茂而本根弱, 甚可怪也. 使本根苟壯而扶疏其枝葉也, 亦何傷哉? 亦何傷哉? 『牧隱文藁』 卷之十二
해석
賦, 近出也, 源於三緯.
부는 근세에 나왔지만 부(賦)ㆍ비(比)ㆍ흥(興)의 삼위【삼위(三緯): 노신이 『한문학사요강』2편에서 “부ㆍ비ㆍ흥은 체로 시를 판가름하는 것이니, 부는 곧바로 情을 펴내는 것이고, 비는 사물을 빌려 뜻을 말하는 것이며, 興은 사물을 의탁하여 말을 흥기시키는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시경의 삼위가 된다.”고 썼다.】에 근원했다.
變而騷, 騷而後賦作矣.
변해 소(騷)가 되었고 소가 나온 후에 부가 지어졌다.
사(辭)는 공씨에게서 나왔는데 『주역』을 해석한 십익(十翼)이 그것이다.
今讀其文, 韻語甚多,
이제 문장을 읽으면 운이 맞는 말이 매우 많으니
其亦本於賡載者歟.
또한 갱재【갱재(賡載): 화답하여 부르는 노래이다. 『서경(書經)』 「익직(益稷)」에 “화답하여 노래하기를 ‘원수가 밝으시면 고굉이 현량하여 모든 일이 편안하리이다[乃賡載歌曰 元首明哉 服肱良哉 庶事康哉].”라 하였다.】에 근본한 것이리라.
초나라 굴원이 지은 「이소경」은 아(雅)에서 변화한 흐름이다.
宋玉ㆍ景差ㆍ賈誼繼起而賦之,
송옥ㆍ경차ㆍ가의가 이어서 일어나 지었으니
源流於是備矣.
본류와 지류가 여기에서 구비되었다.
한나라가 일어나자 한무제가 「추풍사」를 지었으니
蓋本於騷而詞益簡古.
대체로 이소경에 근본한 것으로 말은 더욱 간결하고 예스럽다.
晉處士陶淵明賦「歸去來辭」,
진나라 처사 도연명이 「귀거래사」를 지었으니
又稍馳騁, 而視賦則尙簡.
또한 조금 문자를 내달리긴 했어도 부(賦)와 비교하면 오히려 간결하긴 하다.
班ㆍ馬出而包絡無餘,
반고와 사마상여가 나와 남김없이 포괄하였고
至有十年且就之說,
심지어 십년에서야 성취했다【십년차취(十年且就): 진(晉)나라 좌사(左思)가 「제도부(齊都賦)」를 1년 만에 짓고 나서 다시 「삼도부(三都賦)」를 지으려고 결심했으나 십 년이 지나서야 겨우 완성을 보게 되었다는 기사가 『진서(晉書)』 권92 좌사열전(左思列傳)에 나오는데, 소식(蘇軾)이 이를 소재로 하여 “십 년 만에 삼도부 한 편을 완성했다네[十年且就三都賦]”라고 표현한 것이 있다. 『소동파시집(蘇東坡詩集)』 卷11 杭州牡丹開時云云】는 말이 있으니
吁盛矣! 其亦可憾也已.
아 성대하구나! 그러나 또한 개탄할 만하구나.
非獨文也.
문장 뿐만이 아니다.
凡飾於外者日增, 而積於中者日削,
대체로 밖으로 꾸미는 사람은 날로 더해가고 속으로 쌓아가는 사람은 날로 덜어가
枝葉茂而本根弱, 甚可怪也.
가지와 잎사귀는 무성하지만 뿌리는 위약하니 매우 기이할 만하다.
使本根苟壯而扶疏其枝葉也,
만약 뿌리가 진실로 장성하다면 가지와 잎사귀가 무성하더라도【부소(扶疏): 가지와 잎이 무성하게 갈라져 번잡한 모습】
亦何傷哉? 亦何傷哉? 『牧隱文藁』 卷之十二
또한 무엇이 손상될까? 무엇이 손상될까?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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