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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 지현설(之顯說)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지현설(之顯說)

건방진방랑자 2020. 8. 12. 08: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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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러남을 자로 삼았으니, 잘 드러내 만물에도 영향을 끼치렴

지현설(之顯說)

 

이색(李穡)

 

 

드러난다는 것에 대해

門生左副代言姜隱之顯, 請其說.

予曰: “隱不可見之謂也. 其理也微, 然其著於事物之間者其迹也粲然. 隱也顯也非相反也, 蓋體用一源也明矣.

請畢顯之說.

天高地下, 萬物散殊. 日月星辰之布列, 山河嶽瀆之流峙, 不曰顯乎, 然知其所以然者鮮矣.

尊君卑臣, 百度修擧, 詩書禮樂之煟興, 典章文物之賁飾, 不曰顯乎. 然知其所由來者亦鮮矣.

 

사람 마음이 현()하게 되면 만물도 그 영향을 받는다

求之人心, 鑑空衡平, 物之來也無少私, 雲行水流, 物之過也無少滯. 其體也寂然不動, 其用也感而遂通, 光明粲爛, 純粹篤實.

謂之隱, 則徹首徹尾; 謂之顯, 無聲無臭. 故曰: ‘君子之道, 費而隱.’ 鬼神之德, 鳶魚之詩, 可見矣.

是以, 顯之道, 觀乎吾心, 達乎天德而已矣. 士君子素其位而行, 無入而不自得, 胸中洒落, 光風霽月, 陰邪無所遁其情, 鬼蜮無所遁其形矣.

 

소년급제하여 명민한 지현은 공자를 본받아라

之顯少年擢第, 敭歷臺省, 夷考其行, 蓋君子人也. 剛毅之氣, 觸姦邪而立推; 溫柔之質, 敦孝友以相感. 平生所行, 無不可與人言者, 則顯之道行矣.

夫子曰: ‘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夫子, 昭然日月也, 之顯, 其仰止焉 其服膺.” 牧隱文藁卷之十

 

 

 

 

 

 

해석

 

드러난다는 것에 대해

 

門生左副代言姜隱之顯, 請其說.

문하생인 좌부대언 강은(姜隱)의 자는 지현(之顯)이니, 설명해주길 청하였다.

 

予曰: “隱不可見之謂也.

내가 말했다. “()이란 드러날 수 없는 걸 말한다.

 

其理也微, 然其著於事物之間者其迹也粲然.

그 이치는 은미하지만 사물 사이에서 드러날 적엔 자취가 밝게 드러난다.

 

隱也顯也非相反也,

감춰진 것과 드러난 것은 서로 반대되지 않으니

 

蓋體用一源也明矣.

대체로 체()와 용()이 하나의 근원인 게 분명하다.

 

請畢顯之說.

청컨대 드러나는 것에 대한 설명을 다해보겠다.

 

天高地下, 萬物散殊.

하늘은 높고 땅은 낮지만 만물은 흩어져 제각각이다.

 

日月星辰之布列, 山河嶽瀆之流峙,

해와 달과 별은 퍼져 널려 있고 산과 강과 산악과 도랑은 흐르고 솟아 있으니

 

不曰顯乎,

드러난다라고 말해야 하지 않은가?

 

然知其所以然者鮮矣

그러나 그 이유를 아는 이는 드물다.

 

尊君卑臣, 百度修擧,

임금을 높이고 신하를 낮춰 뭇 법이 닦여 거행된다.

 

詩書禮樂之煟興, 典章文物之賁飾,

시서와 예악이 밝게 흥기되고 법도와 제도와 문물이 화려하게 꾸며져 있으니,

 

不曰顯乎.

드러난다라고 말해야 하지 않은가?

 

然知其所由來者亦鮮矣.

그러나 유래한 것을 아는 자가 또한 드물다.

 

 

 

사람 마음이 현()하게 되면 만물도 그 영향을 받는다

 

求之人心, 鑑空衡平,

사람의 마음에서 구해본다면 거울처럼 비어 있고 저울처럼 공평해서

 

物之來也無少私,

()의 체()는 사물이 오더라도 조그마한 사사로움도 없고

 

雲行水流, 物之過也無少滯.

()의 용()은 구름이 가고 물이 흐르는 것 같아 사물이 지나더라도 조그마한 막힘도 없다.

 

其體也寂然不動,

()의 체()는 적막하여 움직임이 없고

 

其用也感而遂通,

()의 용()은 감응하여 마침내 통함으로

 

光明粲爛, 純粹篤實.

밝게 빛나고 찬란히 번쩍이며 순수하고 독실한 것이다.

 

謂之隱, 則徹首徹尾;

()’이라 말한다면 처음부터 끝까지 빈틈이 없다고 해야 하고

 

謂之顯, 無聲無臭.

()’이라 말한다면 소리도 없고 냄새도 없다고 해야 한다.

 

故曰: ‘君子之道, 費而隱.’

그러므로 군자의 도는 쉽게 드러나 누구나 아는 것이지만 꼭꼭 숨어 누구도 모르는 것이기도 하다라고 말했으니,

 

鬼神之德, 鳶魚之詩, 可見矣.

귀신의 덕과 솔개와 물고기의 시에서 볼 수 있다.

 

是以, 顯之道,

이런 까닭으로 드러남의 방법은

 

觀乎吾心, 達乎天德而已矣.

나의 마음에서 보아 하늘의 덕에 통하게 하는 것일 뿐이다.

 

士君子素其位而行, 無入而不自得,

사군자는 그 지위에 처하여 행동하니 들어가는 곳마다 자득하지 않음이 없어

 

胸中洒落, 光風霽月,

가슴 속이 확 뚫려 마치 맑은 바람이 불어오고 갠 달빛이 비치는 것 같아

 

陰邪無所遁其情,

음란하고 사악함이 그 실정을 숨기지 못하고

 

鬼蜮無所遁其形矣.

귀신과 물여우[]도 그 형체를 숨기지 못한다.

 

 

 

소년급제하여 명민한 지현은 공자를 본받아라

 

之顯少年擢第, 敭歷臺省,

지현은 소년 급제하여 대성대성(臺省): 고려시대 어사대(御史臺)의 대관과 중서문하성의 성랑(省郎)의 합칭을 올라 거쳤으니

 

夷考其行, 蓋君子人也.

평소의 그 행실을 상고해보면 대체로 군자로다.

 

剛毅之氣, 觸姦邪而立推;

강직하고 굳센 기운은 간사하고 사악한 것에 접촉하면 곧장 밀쳐냈고

 

溫柔之質, 敦孝友以相感.

온화하고 부드러운 자질은 효와 우애에 넉넉해 서로를 감화시켰다.

 

平生所行, 無不可與人言者,

평생의 행한 것이 남에게 말할 수 없는 게 없었으니

 

則顯之道行矣.

()의 도가 행해진 것이다.

 

夫子曰: ‘以我爲隱乎? 吾無隱乎爾.’

부자께서 내가 숨긴다고 생각하는가? 나는 너희들에게 숨기지 않노라.’라고 말씀하셨다.

 

夫子, 昭然日月也,

부자는 밝은 것이 해와 달이니,

 

之顯, 其仰止焉 其服膺.” 牧隱文藁卷之十

지현은 우러러 보며 가슴으로 받들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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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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