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장 15. 문명화된 인간이 문명국가를 유지한다
(子曰) “好學近乎知, 力行近乎仁, 知恥近乎勇. 공자께서 말씀하셨다.“배움을 좋아하는 것은 지(知)에 가깝고, 힘써 행하는 것은 인(仁)에 가깝고, 치(恥)를 아는 것은 용(勇)에 가깝다” ‘子曰’二字, 衍文. ‘자왈(子曰)’ 이 두 글자는 연문이다. ○ 此言未及乎達德而求以入德之事. 通上文三知爲知, 三行爲仁, 則此三近者, 勇之次也. 이 말은 달덕(達德)엔 미치지 못하나 덕에 들어가는 일은 구할 수 있다. 윗 문장은 생지(生知)와 학지(學知)와 곤지(困知)의 세 가지 지(知)를지(知)로 여기고, 안행(安行)과 리행(利行)과 면행(勉行)의 세 가지 인(仁)을 인(仁)으로 여기는 것을 통한다면 여기에 세 가지 가까운 것은 용(勇)의 다음 단계인 것이다. 呂氏曰: ”愚者自是而不求, 自私者徇人欲而忘返, 懦者甘爲人下而不辭. 故好學非知, 然足以破愚; 力行非仁, 然足以忘私; 知恥非勇, 然足以起懦.“ 여씨가 말했다. “어리석은 사람은 스스로 옳다고 여겨 구하지 않고, 절로 이기적인 사람은 인욕(人欲)을 따라 돌아올 줄 모르며, 나약한 사람은 사람 아래 있는 것을 달게 여겨 사양하질 않는다. 그렇기 때문에 배움을 좋아하는 게 지(知)는 아니나 어리석음을 깨우칠 순 있고, 힘써 행함이 인(仁)은 아니나 이기심을 잊을 수 있으며, 부끄럼을 아는 게 용(勇)은 아니나 나약함을 일으킬 수 있다. ○ 『近思錄』曰: “以其好學之心, 假之以年, 則不日而化矣. 後人不達, 以謂聖本生知, 非學可至, 而為學之道遂失.” 『근사록』에서 말했다. “호학하는 마음으로 수명을 빌려주어 늘려준다면 머지않아 성인의 경지에 이르러 변화할 수 있다. 후대 사람들은 도달하려 노력도 안 하며 ‘성인은 본래 생지(生知)의 자질로 배워도 이를 수 없다.’라 말해버리니, 배우려 하는 도(道)가 마침내 상실되었다.” 知斯三者, 則知所以修身; 知所以修身, 則知所以治人; 知所以治人, 則知所以治天下國家矣. 이 지인용(知仁勇) 셋을 알면, 몸을 닦는 바를 알 것이요, 몸을 닦는 바를 알면, 사람을 다스리는 바를 알 것이요, 사람을 다스리는 바를 알면, 천하(天下).국(國).가(家)를 다스리는 바를 알 것이다. 斯三者, 指三近而言. 人者, 對己之稱. 天下國家, 則盡乎人矣. 言此以結上文修身之意, 其下文九經之端也. 사삼(斯三)이란 삼근(三近)을 가리켜 말한다. 인(人)이란 자기에 대응하여 말한 것이다. 천하국가(天下國家)는 타인이 모인 곳이다. 말한 수신의 뜻을 결론지어 아래 문장의 구경(九經)의 단서를 일으킨 것이다. |
여기서 사람을 다스린다는 말은 군림한다는 의미를 갖고 있는 게 아닙니다. 인간 세상에 있어서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는 것을 전제로 할 적에, 교육의 궁극적인 목적은 인간이 주어진 환경에 적응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일차적인 것입니다. 즉, 사회에서 자신이 생존할 수 있는 모든 툴, 꽁푸를 습득하게 하는 거예요. ‘치인(治人)’에서의 그 인간은 보통 인간이 아니라 문명화된 인간이며, 그런 인간은 반드시 교육되어야 한다는 의미에서 다스려져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래야 환경에 적응할 수 있지 않겠어요? 문명화된 사람들이 모여서 그 문명과 국가를 만들고 유지시키는 것이니까.
여기서 ‘천하국가(天下國家)’도 현대 언어에서 잘못 생각하기 쉬운 말인데, 천하(天下)-국(國)-가(家)의 하이어라키(Hierachical, 계층별)한 개념으로서, ‘천[天下]’는 ‘국[國]’보다 더 큰 개념이고 ‘국(國)’은 ‘가(家)’보다 더 큰 개념입니다. 즉, ‘천하(天下)’라고 하는 것은 현재의 지구촌, 인류, 세계 등에 해당하는 말이고, ‘국(國)‘은 지금의 국가형태와 유사한 것을 말하며(근대민족국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에 유의할 것), 가(家)는 훼밀리를 말하는 것이죠. 이것은, 유교문화권에서는 ‘천하국가(天下國家)’를 하나의 시공태로서, 즉 세계질서로부터 가정의 질서에 이르기까지를 하나의 연속체(continuum)로 본다는 것을 말해 주고 있습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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