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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이 왔는데도 일하러 가야 하다니
『소화시평』 권상 35번은 홍만종이 자신의 12대 선조인 홍간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紫氣橫空澗水流 | 상서로운 기운 하늘을 비끼고 시냇물 흐르니, |
風烟千里似滄洲 | 천리의 좋은 경치 마치 창주(滄洲)인 듯. |
石橋西畔南臺路 | 돌다리 서쪽 가 남대길 |
柱笏看山又一秋 | 홀든 채 산을 보니 또한 온통 가을이네. |
「조조마상(早朝馬上)」이란 시는 출근길에 본 풍경과 마음을 꾸미지 않고 그대로 표현한 시다. 출근하는 길에 주변을 둘러보니 상서로운 기운이 하늘까지 닿고 곁의 시냇물은 졸졸 흐르며 안개까지 가득 끼어 이곳이 마치 신선들의 세상인 것만 같다. 그런데 자연은 어느덧 가을로 물들어 나를 하염없이 잡아끌지만 나는 공무를 보러 출근을 해야만 한다. 아~ 내 맘과 현실은 어찌 이다지도 어긋나고 서글프단 말인가.
이 시에서 자연으로 향하는 마음을 드러낸 시구는 ‘풍연(風煙)’과 ‘창주(滄洲)’이며, 세속의 욕심을 나타낸 시구는 ‘홀(笏)’과 ‘남대(南臺)’다.
탈속의 기상 | 세속의 마음 |
風煙 / 滄洲 | 笏 / 南臺 |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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