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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37. 핍진하게 자연을 담아낸 한시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37. 핍진하게 자연을 담아낸 한시

건방진방랑자 2021. 10. 26. 0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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핍진하게 자연을 담아낸 한시

 

 

소화시평권상37의 핵심은 얼마나 보이는 사물을 그대로 담아낼 수 있느냐 하는 것이다. 그래서 핍진하다는 말을 쓴 것이다.

 

滿空山翠滴人衣 허공 가득한 산의 푸르름이 사람의 옷에 물들고
草綠池塘白鳥飛 초록 연못가에 흰 새가 날아든다.
宿霧夜栖深樹在 간밤에 깃든 밤안개가 깊은 숲에 남아 있다가
午風吹作雨霏霏 낮 바람 불자 비가 되어 주룩주룩.

 

동암의 산거우제(山居偶題)라는 시는 자기 주변의 풍경을 감각적으로 그리고 있다. 2구의 대비는 두보가 지은 절구(絶句)란 시의 강벽조유백 산청화욕연(江碧鳥逾白 山靑花欲燃)’라는 구절처럼 색조의 대비가 뛰어나고 3, 4구의 밤안개가 바람으로 비로 변해 내렸다는 구절은 상상력을 자아낸다. 이런 류들의 시는 지은이가 별 것 아닌 자연에 몰입하여 표현하기에, ‘자연과의 정신적 교융(交融)’이라 표현할 수 있고, 이 때문에 홍만종은 격조가 높다고 평한 것이다.

 

 

 

 

 

枳殼花邊掩短扉 탱자꽃 울타리 얕은 사립문 걸어 닫아놓고서
餉田邨婦到來遲 새참 내간 아낙네 더디게 이르러 온다.
蒲茵曬穀茅檐靜 멍석에 낟알 말리는 처마 밑은 고요한데
兩兩鷄孫出壞籬 둘씩 둘씩 병아리 무너진 울타리 사이로 나온다.

 

제호의 촌사(村事)라는 시는 농촌의 풍경을 눈앞에 보고 있는 것처럼 묘사했다. 탱자나무로 두른 얕은 담장에 사립문을 닫혀 있고, 그 안엔 사람소리도 없이 멍석 위의 낱알만 보일 뿐 조용하기만 하다. 이때 병아리들이 틈이 있는 얕은 담장으로 꾸역꾸역 나오고 있다. 핍진한 시란 자연과의 교융을 표현하던지, 눈앞에 보이는 듯 전경 묘사를 하는 것이란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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