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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 한시를 읽다 - 20.4 길을 나서는 시인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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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20.4 길을 나서는 시인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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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서구의 시와 신운(神韻)

 

 

1. 산과 물이 좋아 길을 나선 이의 특징

1) 산과 물이 좋아 길을 나선 사람은 서두르지 않음.

2) 박제가(朴齊家)묘향산소기(妙香山小記)무술(戊戌) 3에서 무릇 유람은 즐김을 위주로 하는 법이어서 시일에 구애받지 않고 아름다운 곳을 만나면 멈춰 즐겨야 한다. 그리고 나를 알아주는 벗을 데리고 마음에 꼭 맞는 곳을 찾아가는 것이니, 떠들썩거리고 후끈 분위기가 달아오른 것 같음은 나의 뜻이 아니다. 대저 속된 자는 禪房에서 기생을 끼고서 물소리 옆에다가 풍악을 펴니, 그거야말로 꽃 아래서 향을 사르고, 차 마시며 과자를 놓은 격이라 하겠다.[凡遊以趣爲主, 行不計日, 遇佳卽止. 携知己友, 尋會心處, 若紛紜鬧熱, 非我志也. 夫俗子者, 挾妓禪房, 張樂水聲, 可謂花下焚香, 茶中置菓也].”라고 말했다.

3) 살풍경(殺風景): 당나라 시인 이상은이 맑은 샘에 발을 씻는 일, 꽃 위에 속옷을 말리는 일, 산을 등지고 누각을 짓는 일, 거문고를 태워서 학을 삶는 일, 꽃을 마주하고 차를 마시는 일, 솔 숲 사이에서 길잡이가 벽제하는 일을 살풍경의 예로 들었음.

4) 여행을 하는 이는 풍경을 죽이는 살풍경을 해선 안 되며 날짜의 제약도 없이 아름다운 곳을 만나면 멈출 줄 알아야 함.

 

 

2. 이서구(李書九)만자백운계 부지서강구 소와송음하작(晩自白雲溪 復至西岡口 少臥松陰下作)

讀書松根上 卷中松子落

소나무 뿌리 위에서 독서하니, 책 속에 솔방울 떨어지네.

支筇欲歸去 半嶺雲氣作

지팡이 짚고 길나서니 반쯤 봉우리에 구름이 뭉게뭉게 피어나네.

 

1) 백운계는 오늘날 포천에서 화천으로 넘어가는 개울로, 이서구가 한때 은거한 곳임.

2) 길을 가다가 솔뿌리 위에 앉아 잠시 책을 읽었다, 책을 읽다가 졸음이 와서 시원한 솔 그늘에서 시인은 짧지만 단잠을 잔다.

3) 잠을 깨운 것은 책으로 떨어진 솔방울 소리다.

4) 1구와 2구가 동시 상황인 것처럼 나란히 제시되어 있지만, 그 사이 제법 시간이 흐른 것임.

5) 벌써 이렇게 시간이 지났는가, 순간 당황스럽다. 지팡이를 짚고 나서니, 어느새 저녁이 가까워 산마루에 구름이 뽀얗게 일어난다.

 

 

3. 신운(神韻)이서구(李書九)

1) 왕사정(王士禎)의 신운설(神韻說)을 잘 배운 사람으로 이서구를 들 수 있으며, ‘조선의 왕사정으로까지 불림.

2) 신운(神韻)이란 염화시중(拈花示衆)에 비유되며, 선의 경지에 들어 있는 느낌을 주는 시를 신운(神韻)이 있다고 함.

3) 위의 작품은 속세의 티끌에서 완전히 벗어난 선취를 느낄 수 있기에 신운(神韻)이 있다고 평가할 수 있으며, 그 신운은 문면에 드러나지 않은 잠을 자는 동안의 한적함을 집약적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에 확보된 것.

4) 한적에서 화려함을 벗겨내고 맑음만 남겨두었기에 신운(神韻)이 생긴 것이라 하겠음. 길을 나선 이의 한가함에서 마음에서 찾아진 신운(神韻)이라 할 수 있음.

 

 

 

 

 

 

인용

목차

길을 나서는 시인1

길을 나서는 시인2

길을 나서는 시인3

길을 나서는 시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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