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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우리 한시를 읽다 - 21.5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 본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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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한시를 읽다 - 21.5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

건방진방랑자 2022. 10. 24. 17: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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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이병연(李秉淵)장필문만(張弼文挽)

君得李一源 我得張弼文

그대 나를 얻었고, 나는 장필문 그댈 얻었지

相得而相失 于玆三紀云

서로 얻고 서로 잃어버린지, 이제 꼭 36년째.

 

我有張弼文 君有李一源

나에겐 그대가 있고, 그대에겐 내가 있었지.

相去千萬里 心焉吾友存

서로의 거리 천만리지만 마음엔 내 벗이 있었다오.

 

一源白嶽下 弼文驪水頭

나는 백악의 아래에 그대는 여강에 살아,

我病縶騾子 君來豈無舟

내가 병들어 노새를 매어뒀는데 그대 오려는데 어찌 배가 없겠는가?

 

詩成何所寄 顔面不復論

시를 지어도 어디에 부칠꼬? 얼굴보고 다시 의론치 못하네.

地下張弼文 地上李一源

지하에 있는 그대, 지상에 있는 나.

 

1) 첫째 수에서 서로 만난 지 36년 되었다는 것을 나타냄.

2) 둘째 수에서는 천리 멀리 떨어져 있어도 마음으로 늘 그리워하던 벗이었고, 또 사는 곳이 여주와 백악으로 서로 달랐지만 자주 오갔다는 사실을 적음.

3) 여기까지는 만사라 할 수 없고 네 번째 수에 이르러서야 만사임이 드러남. 그러나 장필문의 이력을 적진 않음.

4) 작품마다 장필문과 이일원이라는 고유명사를 반복적으로 나열하면서 죽은 벗에게 말을 건네듯이 자연스럽게 시를 이어나가, 눈물이나 통곡소리는 어디에도 찾아볼 수 없음.

 

 

6. 이용휴(李用休)이우상만(李虞裳挽)

賀年廿七死 志業僅成半

이하는 27살에 죽어 뜻한 업이 겨우 반만 이루었네.

再爲李姓人 又續廿七算

다시 이씨 사람으로 태어나 또 27년을 이었네.

 

五色非常鳥 偶集屋之脊

오색의 비상한 새가 우연히 지붕마루에 모였는데

衆人爭來看 驚飛忽無迹

뭇사람이 다투며 보러 왔기에 놀라 날아가 문득 자취조차 사라졌다네.

 

1) 이병연(李秉淵)의 만사풍이 18세기엔 이용휴에게 전해짐.

2) 이우상은 뛰어난 시인이었고 역관으로 일본에 통신사로 따라갔는데 그때 지은 한시로 일본을 떠들썩하게 하였다. 박지원(朴趾源)우상전(虞裳傳)에서 이러한 사실을 기록했음.

3) 이용휴는 이우상의 시를 두고 벽을 어떻게 걷거나 건널 수 있겠는가? 이우상은 벽과 같다.”고 극찬을 했음.

4) 이하(李賀)는 당나라 시인으로 난삽한 시를 썼던 기인인데 그가 죽은 후 27세에 죽은 후 이우상으로 다시 태어나 27년을 살다 죽었다고 했음.

5) 두 번째 수에선 이우상의 시가 범상치 않고 오색찬란하여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가 했더니 알아주는 것조차 싫어해서 훌쩍 이승을 떠나 버렸다고 했다.

6) 승당(升堂)과 입실(入室)의 경지라는 말을 들어 이우상은 지붕마루에까지 올랐다고 평가함.

7) 이병연(李秉淵)은 시를 주고받을 사람이 없다 하여 눈물 자국을 보였지만, 이용휴는 이우상이 뛰어난 자질을 갖추고도 요절한 것을 신비하게 처리함.

8) 이후의 수에서도 참신하면서도 파격적인 표현이 극을 달함. 만사가 이쯤 되면 가슴은 없고 머리만 있다고 할 수 있으며, 이게 18세기 한시의 새로움임.

 

 

 

 

 

 

인용

목차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1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2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3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4

눈물과 통곡이 없는 만사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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