③ 채소를 한시에 담다
1. 김창업(金昌業) 또한 자신의 집과 밭에 있는 70종의 식물을 대상으로 방대한 규모의 시를 제작했다.
1) 자 대유(大有), 호 노가재(老稼齋).
2) 김수항(金壽恒)의 아들이며 김창협(金昌協), 김창흡(金昌翕)이 그의 형이다. 벼슬길에 나가지 않고 김창집을 따라 1712년 중국을 여행하고 돌아와 『노가재연행록(老稼齋燕行錄)』을 저술함.
2.김창업(金昌業)의 「시금치菠薐(時根菜)」
菠薐傳數名 其始出波羅 | 시금치는 여러 이름이 전해지는데 처음에 페르시아에서 나왔네. |
我國有俗稱 恐是赤根訛 | 우리나라에선 속칭이 있는데 아마도 적근의 와전인 듯. |
1) 시금치는 페르시아에서 들어온 것으로 파사초, 파사채, 파채라고 했음.
2) 뿌리가 붉어 적근채(赤根菜)라고도 했는데, 김창업은 ‘적근채’가 와전되어 ‘시근채’가 되었다고 함.
3) 김창흡(金昌翕) 이전에는 시금치에 대한 기록이 적기에 이 시들이 작은 식물 사전 기능을 함.
3. 신후담(愼後聃)이 지은 채소류 연작시
1) 이익(李瀷)의 제자인 신후담(愼後聃) 역시 식물에 관심이 높아 채소와 과일에 대한 정보를 정리하여 「소식십팔영(蔬食十八詠)」을 지었음.
2) 18세기에 이르러 이러한 시로 지은 사전이 유행함.
種苣三十日 天氣苦亢暘 | 상추씨 뿌린지 30일 날씨가 극심한 가뭄에 고통 받아 |
幽畦黯蓁蕪 穉甲競焦黃 | 응달 밭이 검게 말라 어린 첫째들이 다투어 말라갔지. |
好雨忽霡霂 凱風紛飄揚 | 단비가 문득 가랑비로 내려 남풍이 어지러이 불어와 |
乳膏周原圃 芳蕤爛輝光 | 온 언덕 밭에 윤기가 나고, 찬란한 빛발처럼 향기가 널리 퍼졌네. |
巨葉紫綠皺 襃然展錦裳 | 큰 잎은 붉고 푸른 주름져서 비단 치마 펼친 듯. |
病妻親手摘 朝湌爲我嘗 | 병든 아내가 손수 따다 아침밥상에 나를 위해 올렸네. |
芥汁糝鱻軒 椒醬來糟姜 | 겨자즙에 생선 잘라 섞어놓고 고추장에 생강초를 곁들이면 |
麥飯雖麤糲 甛滑美無方 | 보리밥이 비록 거칠다 해도 꿀맛이라 비길 데 없지. |
搖疊以裹之 大嚼吻弦張 | 첩첩 가져다 포개어 싸서 크게 활처럼 입 벌려 베어 물고서 |
飽頹北牕下 是民眞羲皇 | 배불러 북쪽 창 아래에 쓰러지면 이것이 참으로 복희의 삼황 때 백성이로세. |
1) 김려(金鑢)는 「중과오고십운(衆果五古十韻)」에서 30종의 과일, 「중소오고십운(衆蔬五古十韻)」에서 19종의 채소, 「중화오고십운(衆花五古十韻)」에서 10종의 꽃, 「중기오절(衆器五絶)」에서 42종의 기물을 시로 읊조림.
2) 상추는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 천금채(千金菜)라고 했는데 와국(咼國)에서 공물로 가져와 수나라 사람들이 비싼 값에 들여와 심었다고 함. 우리말로는 부로라고도 함.
3) 병든 아내가 상추를 뜯어와 겨자를 친 다진 생선, 고추장에 생강초를 넣은 쌈장에 곁들이니, 거친 보리밥 일망정 꿀맛 같다고 함.
인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