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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도올선생 중용강의, 28장 - 5. 재앙이 닥치는 세 가지 부류 본문

고전/대학&학기&중용

도올선생 중용강의, 28장 - 5. 재앙이 닥치는 세 가지 부류

건방진방랑자 2021. 9. 21. 1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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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85. 재앙이 닥치는 세 가지 부류

 

 

28은 상당히 중요하고 좋은 장입니다.

 

子曰: “愚而好自用, 賤而好自專, 生乎今之世, 反古之道. 如此者, 災及其身者也.”
공자가 말하기를 우()하면서도 자기의 생각을 쓰기 좋아하거나, ()하면서도 자기 마음대로 하기를 좋아하거나, 지금 세상에 태어났으면서 옛날의 도()로 돌아가고자 하는 자가 있다면, 이러한 자들에게는 재앙이 그 몸에 미칠 것이다.
 
以上孔子之言, 子思引之. , 復也.
이상은 공자의 말이니 자사가 그것을 인용했다. ()은 회복한다는 것이다.

 

 

자왈 우이호자용 천이호자전(子曰 愚而好自用 賤而好自專)”

이 문장은 공자(孔子)의 말로 인용(子曰)되고 있습니다. 이 문장을 살펴보면 ()’()’이라는 기본적인 대비가 보이고 있는데, 다음에 설명하겠지만 우()와 천(), 모두 뒤에 나오는 문장들과 연결 지어 해석해야 합니다.

 

먼저 간단하게 말한다면, 여기서 ()’는 단순히 어리석다는 뜻이 아니라, 지위가 있으면서 어리석은 것, 즉 위()를 얻었으나 우()한 것이고 ()’은 단순히 우리말의 천박하다는 뜻이 아니라, ()가 없다, 즉 어떤 지위를 얻지 못했다는 의미로 사용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뒤에 연결되는 자용(自用)’자기의 생각을 쓴다는 의미이고 자전(自專)’은 자기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여기서 ()’은 우리가 전제주의(專制主義)’할 때의 전()인데, 동사로서 마음대로 한다는 의미입니다. 그러므로 호자용(好自用)’은 자기 생각을 쓰는 것을 좋아한다, 즉 자기의 생각으로 관철하려고 한다는 뜻이 되고, ‘호자전(好自專)’은 자기 마음대로 하는 것을 좋아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생호금지세 반고지도(生乎今之世 反古之道)’

그런데, 그 다음에 나오는 생호금지세 반고지도(生乎今之世 反古之道)’ 이것이 굉장히 중요한 포인트입니다. 먼저 하나하나 자의(字意)를 살펴봅시다. 여기의 ()’은 태어나서 활동한다는 의미입니다. 우리 보통 사용하는 생활(生活)이라는 단어에서 ()’은 탄생의 시점을 말하는 것이고 ()’은 살아가는 과정(life process)을 말하는 것인데 이 구절에서의 ()’은 생()과 활() 모두를 의미하는 것입니다. 그리고 반()은 되돌아간다는 뜻으로 쓰이고 있습니다(朱子 注: 反復也). 그러므로 이 구절은 지금에 태어나서 살고 있으면서, 옛날의 도로 돌아가려고 한다는 의미가 됩니다.

 

그런데 문장을 확실하게 읽으려면 어떤 구문이 부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 긍정적인 맥락에서 사용되었는지를 확실하게 따져 보아야 합니다. 언뜻 보아도 앞에 있는 우()나 천()의 경우는 부정적인 맥락으로 사용되고 있다는 것은 쉽게 알 수 있어요. 공자(孔子)가 이런 행위들에 대하여 비판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그런데 공자(孔子)는 여기서 지금에 태어나서 살면서 옛날의 도()로 돌아간다는 이 말을 부정적인 맥락으로 사용한 것이겠습니까, 긍정적인 맥락으로 사용한 것이겠습니까? 상당히 애매하죠? 공자(孔子)는 매우 복고적인 인물이니까, 긍정적인 의미로 사용하고 있을 것 같다고요? 과연 그런가 한번 따져 봅시다.

 

 

여차자 재급기신자야(如此者 灾及其身者也)’

공자(孔子)는 바로 그 다음에서 그러한 자들은 재앙이 그 몸에 미친다[如此者 灾及其身者也].’라고 하고 있습니다. 우리의 의문을 해결하기 전에 ()’라는 낯선 글자부터 해결하고 넘어가도록 합시다. ()’자는 ()’자의 옛 형태입니다. ()자를 본 김에 알아두면 좋은 고사성어를 하나 가르쳐 드리지요.

 

()자도 ()’ 변을 가지고 있지만, 이 재앙이라는 것은, 고베지진 때도 그랬듯이, 항상 불이 문제입니다. 혹시 회록지재(回祿之災)라는 말 아세요? 옛날 사람들은 불이 나서 피해를 입는 것을 바로 회록지재(回祿之災)’라고 했습니다. 나에게서 없어져 버린 것이라도, 도둑맞은 경우에는, 도둑놈이 지가 쓰든지 아니면 장물애비에게 팔아 쳐 먹든지 간에 아무튼 세상 어딘가에 있습니다. 그러나 불이 나서 타버리면 어떻습니까? 불이 나서 타버리면 그 물건은 이 세상에서 사라져 버리는 것이죠? 우리가 쓰는 모든 것들이 결국 자연에서 온 것이라고 할 때, 불에 탔다는 것은 다시 자연으로 돌아간 거나 마찬가지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자연에게서 받은 녹()을 자연으로 돌리는() 재앙이라 해서 회록지재(回祿之災)라고 하는 것입니다.

 

멋있는 말이죠? 아는 사람이 화재를 당해서 위로 편지를 쓸 때, ‘불이 나서 얼마나 충격이 크시겠습니까하고 단순하게만 쓰지 말고, ‘회록지재(回祿之災)를 당해서.’라고 고상한 표현을 좀 써보세요. 얼마나 사람의 감정을 가지런하게 만드는 운치 있는 표현입니까?

 

 

 

 

[도올고함(孤喊)] 숭례문 화재현장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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