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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랑요(薌娘謠) - 5. 소녀에게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남기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향랑요(薌娘謠) - 5. 소녀에게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남기다

건방진방랑자 2021. 8. 18. 0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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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소녀에게 자신의 기구한 사연을 남기다

 

悲吟披髮下江干 슬프게 읊조리며 머리를 풀어헤치고 강가[각주:1]로 내려가니
霜葉鳴秋蘆花睡 서리 맞은 잎사귀는 가을날 바스락거리고 갈대꽃은 오므라들었네.
江頭採薪小女兒 강어귀에서 땔나무 채취하던 어린 여자 아이를
携來問名年十二 데려 와 이름을 물으니 나이는 12살이란다.
沙際兩立盡心語 모래톱에 둘이 서서 진심으로 말했다.
汝家幸與吾家邇 너의 집은 다행히도 우리 집과 가깝구나.
嗟吾隱痛無所歸 ! 내 마음의 고통 붙일 데가 없어서
今將舍命隨淸水 이제 장차 목숨을 버려 맑은 물 따르려 한단다.
但恐死去不明白 다만 죽더라도 명백하게 이유를 말하지 않으면
世人疑吾有他志 세상 사람들이 내가 다른 뜻이 있다고 의심할까 걱정했는데
而今遇汝眞天幸 지금 너를 만난 건 참으로 하늘이 내린 행운이야.
汝小能言吾死事 너는 어려도 나의 죽음을 말할 수 있고
汝小不能止我死 너는 어려서 내가 죽는 걸 막질 못하니,
使我從容就死地 나를 조용히 사지로 나아가게 하는 구나.”
解髢褫裳更結束 다리를 풀고 치마를 벗어 고쳐 매며
說與慇懃傳致家 은근히 우리 집에 전해 달라 부탁하네.
阿爺年老不能將 아버지 연로해서 기운도 없으신데
死容何忍見阿爺 죽은 모습 어찌 차마 아버지께 보이리오.
阿爺雖來尸不出 아버지 비록 오시더라도 나의 시신은 나오지 않고
只向泉臺從阿母 다만 구천[각주:2]을 향해 어머니를 따르리.
哀歌有懷兒記取 회한 담은 슬픈 노래[각주:3], 아이야 기억해다오
天地雖寬無所偶 천지가 비록 넓다 해도 이 몸 하나 붙일 곳 없으니.
他日汝來歌此歌 다른 날에 네가 와서 이 노래를 부를 적에
江水波起知我否 강물에서 파도가 일어나면 나인 줄 알려무나.”
欲投還止顧兒笑 빠지려 하다 도리어 멈칫하더니 아이를 보고 웃으며 말한다.
我已決死無所顧 내가 이미 죽을 결정을 해서 돌아볼 게 없는데
雖然見水有怖心 비록 그렇다 해도 물을 보니 두려운 마음이 생기는 구나.
可嗟人生懼此路 ! 인생이라서 이 길 두려워하는 구나.”
於焉蒙袂勇身投 이에 소매로 가리고 용감히 몸을 던지니
斜日蒼茫滄波怒 비끼는 해는 뉘엿뉘엿 져가고, 푸른 물결은 성을 내네.

 

 

 

 

인용

전문

해설

 

 

  1. 강간(江干): 강가[江邊] [본문으로]
  2. 천대(泉臺): 묘혈(墓穴), 구천(九泉) [본문으로]
  3. '天乎一何高 地乎一何博 如此大天地 一身無依托 寧赴江水中 葬骨於魚腹' -이달, 「香娘詩 幷序」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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