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 모든 시엔 유래한 원래의 시가 있다.
古人作詩, 無一句無來處.
李政丞混「浮碧樓」詩, “永明寺中僧不見, 永明寺前江自流. 山空孤塔立庭際, 人斷小舟橫渡頭. 長天去鳥欲何向, 大野東風吹不休. 往事微茫問無處, 淡烟斜日使人愁.”
一句二句, 本李白鳳凰臺上鳳凰遊, 鳳去臺空江自流; 四句本韋蘇州野渡無人舟自橫; 五六句本陳后山度鳥欲何向. 奔雲亦自閑; 七八句又本李白摠爲浮雲蔽白日. 長安不見使人愁之句. 句句皆有來處.
粧點自妙. 格律自然森嚴.
해석
古人作詩, 無一句無來處.
옛 사람이 지은 시는 한 구절도 유래한 곳에 없는 게 없다.
李政丞混「浮碧樓」詩, “永明寺中僧不見, 永明寺前江自流. 山空孤塔立庭際, 人斷小舟橫渡頭. 長天去鳥欲何向, 大野東風吹不休. 往事微茫問無處, 淡烟斜日使人愁.”
정승 이곤이 지은 「부벽루(浮碧樓)」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永明寺中僧不見 | 영명사 안에 스님은 보이지 않는데 |
永明寺前江自流 | 영명사 앞 대동강 절로 흐르네. |
山空孤塔立庭際 | 산은 텅 비어 외로운 탑은 뜰가에 서있고 |
人斷小舟橫渡頭 | 인적 끊어져 작은 배가 나루어귀에 비껴 있네. |
長天去鳥欲何向 | 긴 하늘에 떠나는 새는 어딜 가려는가. |
大野東風吹不休 | 큰 벌판의 봄바람은 그치지 않고 부네. |
往事微茫問無處 | 지난 일 까마득해 물을 곳 없어 |
淡烟斜日使人愁 | 담백한 안개와 저물녘 햇살이 사람을 근심스럽게 하네. |
一句二句, 本李白鳳凰臺上鳳凰遊, 鳳去臺空江自流;
1구와 2구는 이백의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란 시의 다음 구절에서 유래했고
鳳凰臺上鳳凰遊 | 봉황대 위에 봉황 노닐다가 |
鳳去臺空江自流 | 봉황은 갔으나 봉황대만 덩그러니 남았고 강은 절로 흐른다. |
四句本韋蘇州野渡無人舟自橫;
4구는 소주 위응물의 다음 구절에서 유래했으며,
野渡無人舟自橫 | 들에 건너는 사람 없어 배만 절로 비껴 있네. |
五六句本陳后山度鳥欲何向. 奔雲亦自閑;
5구와 6구는 진후산의 「등쾌재정(登快哉亭)」이란 시의 다음 구절에서 유래했고
度鳥欲何向 奔雲亦自閑 | 건너던 새는 어디로 가려는가 달리던 구름은 또한 절로 한가로워 |
七八句又本李白摠爲浮雲蔽白日. 長安不見使人愁之句.
7구와 8구는 이백의 「등금릉봉황대(登金陵鳳凰臺)」란 시의 다음 구절에서 유래했으니
摠爲浮雲蔽白日 | 모든 뜬 구름이 해를 가려 |
長安不見使人愁 | 장안 보이질 않으니 사람에게 근심케 하네. |
句句皆有來處.
구절마다 모두 유래한 곳이 있다.
粧點自妙. 格律自然森嚴.
그래서 단장함이 절로 오묘하고 격률이 자연히 삼엄한 것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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