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유어(游魚)시와 문맹(聞鶯) 시 중 나은 것은?
金壯元莘鼎頌文順公, 「游魚」曰: ‘圉圉紅鱗沒復浮, 人言得意好優游. 細思片隙無閑暇, 漁父方歸鷺又謀.’ 「聞鶯」曰: ‘公子王孫擁綺羅, 要憑嬌唱助歡多. 東君亦學人間樂, 開了千花遣爾歌.’
問予曰: “孰勝?” 予曰: “鶯詩淺近, 魚詩雄深, 且有比興之趣, 此爲絶勝.”
壯元曰: “不然. 今古鶯咏, 皆不及此意, 唯公新鑿. 夫意雖雄深, 已陳則常也; 雖淺近, 新鑿則可警.” 予未能答.
今復思之, 金之言然.
해석
金壯元莘鼎頌文順公, 「游魚」曰: ‘圉圉紅鱗沒復浮, 人言得意好優游. 細思片隙無閑暇, 漁父方歸鷺又謀.’
장원 김신정이 문순공을 칭송했으니 「유어(游魚)」시는 다음과 같고,
圉圉紅鱗沒復浮 | 비리비리한 붉은 물고기 물에 빠졌다가 다시 나타나니, |
人言得意好優游 | 사람들은 ‘뜻을 얻어 잘 노닌다’고 말하네. |
細思片隙無閑睱 | 곰곰이 생각하면 조금도 한가하지 못하니, |
漁父方歸鷺又謀 | 어부가 곧 돌아가면 해오라기가 또 도모하려 하겠지. |
「聞鶯」曰: ‘公子王孫擁綺羅, 要憑嬌唱助歡多. 東君亦學人間樂, 開了千花遣爾歌.’
「문앵(聞鶯)」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公子王孫擁綺羅 | 공자와 왕손이 기생을 끼니 |
要憑嬌唱助歡多 | 요컨대 교태로움과 노래가 즐거움을 도와줌이 많기 때문이라네. |
東君亦解人間樂 | 봄 또한 인간의 즐거움을 이해하는지, |
開了千花遣爾歌 | 온 꽃이 피길 마치자 너의 노래(鶯聲) 보내주네. |
問予曰: “孰勝?” 予曰:
나에게 “어느 작품이 나은가?”라고 묻기에, 내가 말했다.
“鶯詩淺近, 魚詩雄深,
“「문앵(聞鶯)」은 천박하고 지근하나, 「유어(游魚)」는 웅혼하고 깊은 데다
且有比興之趣, 此爲絶勝.”
또한 비흥의 자취 있으니, 이 시가 훨씬 낫다네.”
壯元曰: “不然.
장원이 말했다. “그렇지 않네.
今古鶯咏, 皆不及此意, 唯公新鑿.
고금에 꾀꼬리를 읊은 것은 모두 이 뜻에 미치질 못했으니, 오직 공이 새로이 지은 것이라네.
夫意雖雄深, 已陳則常也;
뜻이란 비록 웅장하고 심오하더라도 이미 진부하면 평범해지지만
雖淺近, 新鑿則可警.”
비록 비천하고 지근하더라도 새롭게 지었다면 경계할 만하다네.”
予未能答.
나는 대답할 수 없었다.
今復思之, 金之言然.
이제 다시 생각해보니, 김장원의 말이 옳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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