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 까투리에 감정 이입한 공자
色斯擧矣, 翔而後集.
言鳥見人之顔色不善, 則飛去, 回翔審視而後下止. 人之見幾而作, 審擇所處, 亦當如此. 然此上下, 必有闕文矣.
曰: “山梁雌雉, 時哉! 時哉!” 子路共之, 三嗅而作.
共, 九用反, 又居勇反. 嗅, 許又反.
○ 邢氏曰: “梁, 橋也. 時哉, 言雉之飮啄得其時. 子路不達, 以爲時物而共具之. 孔子不食, 三嗅其氣而起.”
晁氏曰: “石經 ‘嗅’ 作戛, 謂雉鳴也.”
劉聘君曰: “嗅, 當作狊, 古闃反. 張兩翅也. 見『爾雅』.”
愚按: 如後兩說, 則共字當爲拱執之義. 然此必有闕文, 不可强爲之說. 姑記所聞, 以俟知者.
해석
色斯擧矣, 翔而後集.
새가 사람의 얼굴색이 나쁨을 보고 날아가 모여 앉았다.
言鳥見人之顔色不善, 則飛去,
새가 사람 안색이 좋지 않다는 걸 보고 날아가
回翔審視而後下止.
빙빙 돌며 살펴보다가 내려앉는다.
人之見幾而作, 審擇所處,
사람이 기미를 보고 일어나 머물 곳을 살펴 선택함이
亦當如此.
또한 마땅히 이와 같아야 함을 말한 것이다.
然此上下, 必有闕文矣.
그러나 이 구절의 위나 아래에 반드시 빠진 문장이 있을 것이다.
曰: “山梁雌雉, 時哉! 時哉!”
공자께서 “산 외나무다리의 까투리가 때에 맞도다. 때에 맞도다”라고 말씀하셨다.
子路共之, 三嗅而作.
자로가 그 꿩을 잡아오니 세 번 냄새 맡고선 일어나셨다【새는 뭔가 위험스러운 기색이 느껴지면 튀쳐오른다. 그리고 하늘에서 빙빙 돌다가 나뭇가지 위에 사뿐히 올라앉는다. 공자께서 이런 광경을 보시고 시 구절을 읊으셨다: “저 깊은 산 외나무다리에 앉은 까투리야! 좋을 때로다! 좋을 때로다!” 자로가 이 노래를 잘못 알아듣고 까투리를 잡아 요리를 하여 바쳤다. 공자께서 세 번 냄새만 맡으시고는 일어나시었다(해석: 도올). -『논어한글역주』 3권, 233쪽】.
共, 九用反, 又居勇反. 嗅, 許又反.
○ 邢氏曰: “梁, 橋也.
형병(邢昺)이 말했다. “양(梁)은 다리다.
時哉, 言雉之飮啄得其時.
시재(時哉)는 꿩이 마시고 먹음이 때를 얻었음을 말한 것이다.
子路不達, 以爲時物而共具之.
자로가 이해하질 못하고 제철 음식이라 여겨 잡아 올렸다.
孔子不食, 三嗅其氣而起.”
공자는 먹질 않고 세 번 향기를 맡고선 일어났다.”
晁氏曰: “石經 ‘嗅’ 作戛,
조열지(晁說之)가 말했다. “석경(石經)에는 ‘후(嗅)’가 ‘알(戛)’로 되어 있으니
謂雉鳴也.”
꿩의 울음을 말한다.”
劉聘君曰: “嗅, 當作狊, 古闃反.
유빙군이 말했다. “‘후(嗅)’는 마땅히 ‘격(狊)’이 되어야 하니 음이 ‘격’으로
張兩翅也. 見『爾雅』.”
두 날개를 길게 펴는 것이다. 『이아』에 보인다.”
愚按: 如後兩說,
내가 살펴보니 뒤의 두 해설과 같다면
則共字當爲拱執之義.
공(共)는 마땅히 붙잡는다는 뜻이어야 한다.
然此必有闕文, 不可强爲之說.
그러나 여기엔 반드시 궐문이 있으니 억지로 해석할 필욘 없다.
姑記所聞, 以俟知者.
짐짓 들었던 것을 기록하고 아는 사람을 기다리겠다.
○ 다산은 훌륭한 또 하나의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산양(山梁)’이란 산계곡의 작은 다리[山谿之小橋也]이며, ‘시재시재(時哉時哉)’란 ‘떠날 때’임을 암시하고 있다는 것이다. 공자는 꿩을 쏘는 사냥꾼[射雉者]이 산량 쪽으로 가는 것을 보고 古語를 읊조렸다는 것이다. 이는 새가 죽을 것을 슬퍼하여, 새가 놀라서 화들짝 날아가 해를 피했으면 하는 염원에서 한 말이라는 것이다[悲其將死, 欲其色舉, 以避害也]. 그런데 결국 꿩은 죽고 말았다. 자로는 공자께서 ‘시재시재’라고 누차 말씀하신 것이 시물(時物)을 잡수시고 싶어서 하신 말씀으로 착각하고 요리를 해서 올렸다는 것이다. 오랜만에 제시된 다산의 창견(創見)이라 할 것이다. 그리고 따사로운 공자의 마음, 생명에 대한 존중, 이런 주제가 표현된 좋은 견해라고 생각한다. -『논어한글역주』 3권, 235쪽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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