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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2011년 제주도 일주기 목차 1.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35.8km)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다 타발로 자전거에서 자전거를 빌리다 제주 해안도로를 달리는 기분 협재 해변에 잠자리를 정하다 2.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23.7Km)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으면 샛길로 빠져라 오'설록, 제주도의 3대 차밭 중 한 곳 건강과 성 박물관, 성인이여 성인됨을 즐겨라 3.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아주 저렴하고 맛 좋은 음식점을 발견하다 여미지식물원에 가려다 가지 못하다 4. 남원읍 ⇒ 성산일출봉(31.4Km) 욕심은 비우니 순간이 채워지다 성산일출봉을 가려거든 해안도로로 가라 제주도에서 맛보는 갈비찜 5. 성산일출봉 ⇒ 구좌읍(15.8Km)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성산일출봉은 산일거야..
10.28(금): 구좌읍 ⇒ 제주시 38.5Km ▲ 구좌읍 ⇒ 제주시 38.5Km 마지막 날이 밝았다. 여기서부터 제주시까지 거리는 40Km정도 된다. 천천히 달려도 5시간 정도면 충분하다. 마지막 날엔 어떤 추억을 남길 수 있을까? ▲ 현무암이 깔린 바다의 풍경. 현무암 곳곳엔 생명들이 살고 있다. 제주도로 하이킹을 떠나려는 그대에게 요새 지하철 광고판엔 사대강 광고가 흘러나온다. 사대강을 처음 계획할 때의 목적은 홍수방지, 수자원확보, 수질향상 등이었는데, 그것으로는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없다고 느꼈는지(그런 기능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기 때문인지), 자전거를 타고 어느 강이든 갈 수 있다는 식의 홍보를 하기 시작한 것이다. 과연 이런 광고를 보면서 사대강에 대해 찬사를 보낼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
10.27(목): 성산일출봉 ⇒ 구좌읍 (15.8Km) 총 : 47.2Km ▲ 성산일출봉 ⇒ 구좌읍 (15.8Km) 총 : 47.2Km 성산일출봉에 오르다 오늘부터 날씨가 풀린다고 하더니, 정말 그랬다. 솔직히 어젠 올가을 들어 가장 추운 날이라고 했지만 그렇게까지 춥진 않았다. 오히려 그제가 더 춥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데 오늘은 늦여름의 날씨처럼 화창하고 덥기까지 하더라. 그나마 습하진 않아서 다행이다. 많은 사람들이 성산일출봉을 오른다. 외국인도 보이고, 학생도 보이며 나이 드신 분도 보인다. 같은 곳을 오르지만 각자마다 사연은 다를 것이다. ▲ 성산리 일대의 모습과 성산일출봉의 모습 올라가는 길은 힘들지 않았다. 돌계단으로 되어 있어 잘못하면 미끄러울 수도 있는 길이었다. 조금 오르니, 이마에 ..
10.27(목): 남원읍 ⇒ 성산일출봉 (31.4Km) ▲ 남원읍 ⇒ 성산일출봉 (31.4Km) 어제 맹렬히 달려 3/5지점까지 왔기 때문에 오늘과 내일은 쉬엄쉬엄 가도 된다. 처음에 계획을 세울 때만 해도 우도에 들어가 하룻밤을 보낼 생각이었다. 하지만 너무 이것저것 욕심만 내서는 마지막날에 정신이 하나도 없을 것 같아, 우도는 빼기로 한 것이다. 이제 첫 발을 뗀 것일 뿐, 이번이 제주도로의 처음이자 마지막 여행은 아니기 때문이다. 오늘은 꼭 가고 싶었던 ‘성산일출봉’을 가게 된다. 거길 구경하고 느긋하게 달릴 수 있는 만큼만 달려 적당한 곳에서 쉴 예정이다. 마음이 느긋하니, 제주도의 모습들이 새롭게 다가온다. ▲ 여관에서 잘 자고 나왔다. 오늘도 날씨가 좋다. 욕심은 비우니 순간이 채워지다 제주도..
10.26(수):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총 : 73.5Km ▲ 건강과 성 박물관 ⇒ 남원읍(49.8Km) 총 : 73.5Km 박물관을 나와 일주도로를 따라 달린다. 가는 도중에 괜찮은 음식점이 있으면 들어가서 먹으려 했다. 설마 제주도민들이 비싼 관광지 음식점에서 밥을 먹을 것 같진 않았기 때문이다. 아주 저렴하고 맛 좋은 음식점을 발견하다 조금 이동하니 바로 기사식당 비슷한 곳이 보이더라. 관광지 음식점에서는 갈치조림이나 고등어조림이 일인분에 15000원이나 하더라. 아무리 맛있는 음식을 먹을 요량으로 왔다지만 그 돈을 내고 먹을 정도로 보짱은 없었다. 그런데 여긴 반절 가격인 7.000원인 게 아닌가. 그 가격을 보는 순간, 이게 현실인가 할 정도였으니 믿기지 않더라. 음식맛도 ..
10.26(수):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 (23.7Km) ▲ 협재해수욕장 ⇒ 건강과 성 박물관 (23.7Km) 개운하게 일어났다. 보일러가 돌아가지 않는다는 것만 빼고는 괜찮았다. 오늘이 올가을 치곤 가장 춥다던 날인데, 생각만큼 춥진 않더라. 가장 남쪽에 있는 제주도기 때문에 그런 거겠지. 겨울옷을 입고 나섰는데 얼마 가지 않았는데 무지 덥더라. 그래서 최대한 가벼운 차림으로 갈아입었다. 오늘 목표는 서귀포시를 지나 남원읍까지 가는 것이다. 물론 해안도로로만 따라 간다면 꽤나 먼 길이다. 그래서 오전엔 ‘건강과 성 박물관’까지 가기로 정하고 최대한 빨리 갈 수 있는 길을 택했다. 내륙으로 나있는 길을 따라 가는 것이다. ▲ 달리기 정말 좋은 날씨다. 제주다움을 느끼고 싶으면 샛길로 빠져라 한..
10.25(화):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 (35.8km) ▲ 제주시 타발로 하이킹 ⇒ 협재해수욕장 (35.8km)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보고 처음으로 자전거 하이킹을 떠난다. 도보로 여행을 한 적은 있어도 자전거로 여행해 본적은 없기 때문에 두려움이 앞섰다. 과연 잘 완주할 수 있을까? 그리고 처음으로 타는 비행기는 어떤 느낌일까? 그리고 제주도의 모습은 영상 속에서 보아오던 그런 아름답고 격조 있는 풍경일까? ▲ 군산에서 비행기를 탔다. 처음으로 타보는 비행기는 모든 게 신기하기만 하다. 처음으로 비행기를 타다 비행기를 타러 탑승 수속을 밟을 때, 무언가 딱 걸리고 말았다. 드라마 같은데서 탑승 수속 도중 칼 같은 금속 물질이 나와 실랑이가 벌어지곤 했는데, 그게 내 이야기가 되고 만 것이다. 자..
2018년 제주도 자전거 일주여행 1. 갑갑증이 몰려올 땐 무작정 떠나야 한다 즉흥적인 제주 여행, 콜? 떠나면 보이는 것들 ‘파랑새는 곁에 있다’는 말의 의미 2. 무작정 제주로 떠나다 홀로 떠나는 여행이 주는 선물 제주에 스민 역사, 나에게 스밀 제주 3. 우연처럼 두려움을 안고 제주행 비행기를 타다 망상에 시달리던 새해 첫 날의 풍경 발작적으로 제주도로 가는 비행기표를 예매하다 우연을 저주가 아닌 축복으로 여기며 두려움으로 시작한 제주 여행의 시작 4. 공항검색대는 언제나 날 긴장시킨다 해보면 별 것 아니지만, 해보기까지가 힘들다 검색대는 언제나 나를 긴장하게 한다 비행기가 뜨면 몸이 근질근질 거려 5. 제주를 보니 열정이 샘솟는다 제주를 마주치는 순간, 전혀 다른 나를 발견하다 만남은 맛남이 될 ..
20. 대야에 담긴 물 같은 나의 마음 세 가지 음식을 천천히 음미하면서 먹고 땅콩아이스크림으로 입가심을 한 후에 음식점을 나왔다. 10시 24분에 들어가 11시 30분까지 있었으니, 정말 느긋이 먹은 셈이다. ▲ 한 시간이 넘도록 음식을 느긋이 먹었던 추억의 장소. 순간에 머물 수 있던 점심 식사 시간 음식을 먹더라도, 차를 마시더라도 이처럼 여유롭게 먹고 마시고 싶었다. 일상에 치여 살면 먹는 재미, 마시는 묘미, 그 시간을 즐기는 설렘을 모두 망각하게 된다. 그런 것들은 모두 살아가기 위한 방편이 될 뿐이기 때문이다. 그러니 어느 순간엔 ‘내가 무얼 위해 이렇게 치열하게 살고 있지?’라는 회의감이 밀려온다. 나도 일상에 치여, 삶에 갇혀 하루하루를 지내왔다.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턴 내 자신이란 ..
18. 후회 없던 우도 소풍에서의 점심식사 한참 해수욕장에서 바다를 보며 감상에 젖어들고 있으려니, 서서히 배가 고파오기 시작했다. 그래서 지금까지와는 다르게 우도에서만 먹을 수 있는 음식이 뭐가 있는지 찾아봤다. 자전거를 타고 오는 내내 보니 ‘땅콩아이스크림’이라 씌어 있는 간판이 자주 보이더라. 땅콩아이스크림이라면 월드콘 위에 얹어 있는 땅콩이 떠오른다. 과연 그 맛과 무엇이 다른지 한 번 먹어봐야겠다. ▲ 날씨가 확 개었다. 호기롭게 주문한 점심 이곳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있는 음식점이 눈에 띄었다. 거긴 해물짬뽕과 한라산 볶음밥, 전복스테이크 이 세 가지를 한꺼번에 먹을 수 있는 곳인데, 매우 맘에 드는 점은 일인분도 주문이 가능하다는 거였다. 홀로 여행족이 가장 난감할 때가 그 지역의 음식을 먹고..
17. 콧바람 쐬며 우도에 왔어요 자전거는 구석에 잘 묶어두고 객실로 올라갔다. 내 기분처럼 하늘도 서서히 개며 햇살이 서서히 비춰오더라. 제주에 자주 오는 사람들은 바로 객실로 들어가 앉았지만, 나는 그럴 수가 없었다. ▲ 구름이 서서히 걷히며 햇볕이 비친다. 그에 따라 성산일출봉도 밝아지고 있다. 여행하는 자여, 콧바람을 쐬라 이렇게 제주의 바다를 건넌다는 게 신기했고, 제주의 바닷바람을 맘껏 쐬고 싶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난간에 기대어 배가 출발하길 기다렸다. 마지막으로 배를 탔던 건 남이섬에 갈 때였다. 거긴 북한강 한 가운데 있는 섬이기에 이렇게까지 물살이 세지도 바람이 세차지도 않았는데, 여긴 바다답게 물살이 심하게 일렁여 배는 좌우로 심하게 흔들리며, 날카로운 바람이 옷깃 속을 파고들더라. ..
16. 섬 속의 섬, 우도에 이끌리다 어제 오후에 성산읍으로 달릴 때 하늘이 잔뜩 흐려졌고 바람까지도 심상치 않게 불어 금방이라도 비가 내릴 듯했다. 그래서 잔뜩 긴장하며 달렸는데 호텔에 도착할 때까지 다행히 비는 내리지 않았고 머지않아 잠이 들었다. 정말 푹 잔 느낌이다. 이곳은 그래도 호텔이란 이름에 걸맞게 깨끗하고 시설도 좋은 편이며, 가족 단위 여행객들이 많아 편안한 분위기다. 6시에 일어나자마자 반사적으로 커튼을 젖히고 비가 오는지를 살폈다. 어제 발표된 일기예보엔 저녁부터 오늘 오전까지 비가 오는 걸로 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만약 여전히 비가 온다면 이곳 퇴실 시간인 11시까지 뒤비져 놀다가 나가볼 작정이었다. 그래서 날씨를 확인한 건데, 다행히 하늘엔 구름만 껴 있을 뿐 비는 그쳤더라. 무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