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 등산시를 통해 본 최해와 정도전과 이제현의 기상 차이
陳澕詩曰: “還笑遊人心大躁, 一來欲上最高峯.”
鄭道傳詩曰: “望欲遠時愁更遠, 登高莫上最高峯.”
觀此兩詩, 則陳作太迫無餘味, 其不能遠到宜矣. 道傳似知足者, 而貪進不止, 卒以自禍, 亦不足道也.
李齊賢「登鵠嶺」詩曰: “莫恠後來當面過, 徐行終亦到山頭.” 可見其遠大氣象矣.
해석
陳澕詩曰: “還笑遊人心大躁, 一來欲上最高峯.”
진화의 「영곡사靈鵠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還笑遊人心大躁 |
도리어 노는 사람 마음이 매우 조급한 게 우스우니 |
一來欲上最高峯 |
한 번에 최고층을 오르려하는 구나. |
鄭道傳詩曰: “望欲遠時愁更遠, 登高莫上最高峯.”
정도전의 「영곡사靈鵠寺」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望欲遠時愁更遠 |
멀리 바라보려 할 때 근심이 더욱 멀어지니 |
登高莫上最高峯 |
높은 곳에 오르더라도 최고봉엔 오르지 말라. |
觀此兩詩, 則陳作太迫無餘味, 其不能遠到宜矣.
이 두 시를 보면 진화의 작품은 무척 급박해 남은 맛이 없어 멀리 이를 수 없는 게 마땅하다.
道傳似知足者, 而貪進不止,
정도전은 만족할 줄 아는 사람 같지만 진출하길 탐내 멈추지 않다가
卒以自禍, 亦不足道也.
마침내 스스로 화를 당했으니 또한 말할 만한 게 못 된다.
李齊賢「登鵠嶺」詩曰: “莫恠後來當面過, 徐行終亦到山頭.”
이제현의 「곡령에 올라」라는 시는 다음과 같으니,
莫恠後來當面過 |
뒤에 오던 이가 마땅히 내 얼굴을 스쳐가더라도 괴이하게 여기지 말라. |
徐行終亦到山頭 |
천천히 걷더라도 끝내 또한 정상에 당도할 테니. |
可見其遠大氣象矣.
원대한 기상을 볼 수 있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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