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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숭인 - 오호도(嗚呼島)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숭인 - 오호도(嗚呼島)

건방진방랑자 2019. 2. 13.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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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도의 전횡을 그리며

오호도(嗚呼)

 

이숭인(李崇仁)

 

 

嗚呼島在東溟中 滄波渺然一點碧

夫何使我雙涕零 祇爲哀此田橫

田橫氣槩橫素秋 壯士歸心實五百

咸陽隆準眞天人 手注天潢洗秦虐

橫何爲哉不歸來 寃血自汚蓮花鍔

客雖聞之爭柰何 飛鳥依依無處托

寧從地下共追隨 軀命如絲安足惜

同將一刎寄孤嶼 山哀浦思日色薄

嗚呼千秋與萬古 此心菀結誰能識

不爲轟霆有所洩 定作長虹射天赤

君不見

今古多小輕薄兒 朝爲同袍暮仇敵 東文選卷之八

 

 

 

 

 

 

해석

嗚呼島在東溟中

오호도재동명중

오호도는 동쪽의 바다 한 가운데 있어

滄波渺然一點碧

창파묘연일점벽

푸른 물결에 아득히 하나의 점으로 푸르다.

夫何使我雙涕零

부하사아쌍체령

그런데 어찌 나의 두 눈에 눈물을 흐르게 하나?

祇爲哀此田橫

기위애차전횡객

다만 전횡전횡(田橫): 항우를 물리치고 유방이 한고조로 등극하자, 전횡은 처형될까 두려워하며 500명의 식객을 끌고 오호도로 들어간다. 유방은 그들이 반란세력이 될까 두려워하며 섬에서 나오길 회유하고 협박하기도 하니, 전횡은 2명의 식객만을 데리고 섬에서 나온다. 그러나 가는 도중에 왕이었던 자신이 신하로 전락하고 말았다는 것을 치욕으로 느끼며 자살했고, 식객은 그 목을 유방에게 바쳤다. 유방은 500명의 식객도 나오길 회유했고, 500명의 식객들은 전횡이 자살했다는 소식을 듣고 그들 또한 그곳에서 모두 자살했다. -사기(史記)』 「전담열전(田儋列傳)의 식객들이 애처롭게 하는구나.

田橫氣槩橫素秋

전횡기개횡소추

전횡의 씩씩한 기상과 절개가 가을을 가로질렀으니

壯士歸心實五百

장사귀심실오백

씩씩한 선비로 죽으리라 마음을 먹은 이가 실로 500명이나 되었다.

咸陽隆準眞天人

함양융준진천인

함양에서 콧날이 우뚝한 유방융준(隆準): 사기(史記)』 「고조본기(古祖本紀)고조의 사람됨은 콧날이 반듯하고 용과 같은 얼굴 생김새를 지녔다[高祖爲人, 隆準而龍顔].”라고 나와 있다.은 참으로 천상의 사람으로,

手注天潢洗秦虐

수주천황세진학

손으로 은하수를 부어 진나라의 학정을 씻어냈었는데

橫何爲哉不歸來

횡하위재불귀래

전횡은 어찌하여 귀의하려 하지 않고

寃血自汚蓮花鍔

원혈자오연화악

원망의 피가 스스로 연꽃이 새겨진 칼날을 더럽혔던가?

客雖聞之爭柰何

객수문지쟁내하

식객이 비록 그 사실을 들은 들 다만 어쩔 텐가?

飛鳥依依無處托

비조의의무처탁

나는 새 날아 봐도 의지할 곳이 없던 듯했으니,

寧從地下共追隨

녕종지하공추수

차라리 지하로 따라가 함께 따를지언정,

軀命如絲安足惜

구명여사안족석

실낱같은 목숨은 어찌 족히 아끼겠는가?

同將一刎寄孤嶼

동장일문기고서

다함께 장차 한 번 목을 베어 외로운 섬에 놔두니,

山哀浦思日色薄

산애포사일색박

산도 애도하고 포구도 슬퍼하며 햇빛도 빛을 잃었네.

嗚呼千秋與萬古

오호천추여만고

! 천년과 만고에

此心菀結誰能識

차심울결수능식

이 마음의 답답함완결(菀結): 울결(鬱結)과 같은 뜻으로 생각이 가슴 속에 쌓였으나 발설하지 못한 답답함.을 누가 알겠는가.

不爲轟霆有所洩

불위굉정유소설

번개소리가 되어 발설하지 못한다면,

定作長虹射天赤

정작장홍사천적

정히 긴 무지개를 만들어내 붉은 하늘을 찌르리라.

君不見

군불견

그대 보지 못했나?

今古多小輕薄兒

금고다소경박아

예나 지금의 수많은 경박한 이들이

朝爲同袍暮仇敵

조위동포모구적

아침에 의기투합했다가동포(同袍): 시경이 출처로 같은 군복을 입었다는 뜻으로 의기투합한 사람들을 일컬음. 저녁엔 원수가 되는 것을. 東文選卷之八

 

 

해설

이 시는 지조를 지켜 죽음을 택한 제()나라 전횡(田橫)과 그 신하들의 의기(義氣)를 추모하여 지은 것이다.

 

서거정(徐居正)동인시화(東人詩話)에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한다.

하루는 목은이 도은의 오호도을 보고 매우 칭찬하였다. 며칠 지난 뒤 삼봉이 역시 오호도을 지어서 목은에게 보이며 말하기를 우연히 옛사람의 시집 중에서 이 시를 얻었습니다.’고 하였다. 목은은 이것은 참으로 좋은 작품이나 이 정도는 그대들도 충분히 지을 수 있다. 그러나 도은의 시 같은 것은 많이 얻을 수 없다.’고 하였다. 삼봉이 나중에 나라의 권세를 쥐었을 때 목은은 여러 번 좌절을 당하고 겨우 죽음을 면하였으며 도은은 끝내 그 화를 입었으니, 말하는 사람들이 틀림없이 오호도, 시가 빌미가 되었을 것이다.’라고 하였다[一日牧隱見陶隱嗚呼島詩, 極口稱譽. 間數日三峰亦作嗚呼島詩, 謁牧老曰: ‘偶得此詩於古人詩藁中.’ 牧隱曰: ‘此眞佳作, 然君輩亦裕爲之, 至如陶隱詩不多得也.’ 後三峰當國, 牧隱屢遭顚躓, 僅免其死, 陶隱終蹈其禍. 論者以謂, 未必非嗚呼島詩爲之崇也].”

 

김종직(金宗直)청구풍아(靑丘風雅)에서 강개하고 격렬하며 조문과 위로의 뜻이 모두 극진하니, 5백 명이 지각이 있다면 어두움 속에서 감격하여 울지 않을 수 있겠는가? 동방의 시에 그짝 할 만한 것이 드물구나[慷慨激烈, 弔慰兩盡, 五百人有知, 能不感泣於冥冥? 東方之詩, 鮮有其儷].”라고 평하고 있으며,

 

홍만종(洪萬宗)소화시평(小華詩評)에서 강개하고 극렬하여 조문과 위로의 뜻이 모두 극진하다[悲惋激烈, 弔慰兩盡].”라고

평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337~338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동인시화

성수시화

소화시평

감상하기

우리 한시를 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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