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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이색 - 부벽루(浮碧樓) 본문

한시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부벽루(浮碧樓)

건방진방랑자 2019. 2. 8. 18: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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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벽루에서

부벽루(浮碧樓)

 

이색(李穡)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작과영명사 잠등부벽루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성공월일편 석로운천추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린마거불반 천손하처유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

장소의풍등 산청강자류 東文選卷之十

 

 

 

 

 

 

해석

昨過永明寺 暫登浮碧樓

어제 영명사를 지나다 잠시 부벽루에 올랐네.

城空月一片 石老雲千秋

성은 텅 빈 채 달 한 조각 있고, 바위(조천석)는 천년 두고 구름뿐인데,

麟馬去不返 天孫何處遊

기린 말 타고 떠나 돌아오지 않으니, 천손천손(天孫): 아래 층안(層岸) 위에 루()가 있으니, 이름을 부벽루(浮碧樓)라 하는데, 보이는 경치가 이루 다 기록할 수 없다. 옆에 영명사(永明寺)가 있으니, 곧 동명왕의 구제궁(九梯宮)이다. 안에 기린(麒麟)을 기르던 굴()이 있는데, 후인(後人)이 비석을 세워서 그 사실을 기록하였다. 굴 남쪽 백은탄(白銀灘)에 바위가 있는데, 밀물에는 묻히고 썰물에는 드러난다. 이름을 조천석(朝天石)이라 한다. 민간에서 전하기를, “동명왕이 기린을 타고 굴속에서 나와 조천석에 올라서 천상(天上)에 주사(奏事)하였다.” 한다. 이승휴(李承休)가 이르기를, “천상을 오가며 천정(天政)에 나아가니, 조천석 위에 기린이 날쌔도다.”한 것은 곧 이를 말한 것이다. - 세종실록지리지, 평안도 평양부 부벽루 설명 중이여 어디서 노시는가?

長嘯倚風磴 山靑江自流

길게 바람 부는 돌계단에 기대어 읊조리니, 산을 절로 푸르고, 강은 절로 흐르는구나. 東文選卷之十

 

 

해설

이 시는 목은이 23세에 원나라에서 돌아오는 도중 평양 금수산 부벽루에 올라 역사와 인간의 무상함을 읊은 시로, 인구(人口)에 많이 회자(膾炙)되던 시이다.

 

영명사와 부벽루를 둘러보는데 그 많았던 사람이나 번성하던 옛 성은 텅 빈 채 한 조각 달만 떠 있고 풍상에 시달린 바위는 오래되어 금이 간 채 구름만이 천 년간 변함없이 흘러가고 있다. 주몽이 타고 놀던 기린마는 조천석에서 하늘로 올라간 뒤로 돌아오지 않고, 천손인 주몽도 역시 마찬가지이다. 무상함을 주체할 수 없어 길게 휘파람을 불며 돌계단에 기대어 있자니, 저 산과 강물은 시인의 마음은 아랑곳하지 않고 마냥 푸르고 하염없이 흘러간다.

 

남용익(南龍翼)호곡만필(壺谷漫筆)에서는 고려시대 작품 가운데 오언율시(五言律詩)로는 이 시를 최고의 시로 꼽았고,

허균(許筠)성수시화(惺叟詩話)에서는 아름답게 꾸미거나 어려운 고사를 찾아 쓰지 않으면서도 우연히 음률에 들어맞고 읊어 보면 신묘하고 뛰어나다[不雕飾, 不探索, 偶然而合於宮商, 詠之神逸].”라고 평하고 있으며,

소화시평(小華詩評)에서는 맑고 아득하다[淸遠].”라고 평하고 있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 302~303

 

 

인용

작가의 이력 및 작품

한시사

東人論詩

성수시화

송계만록

지봉유설

소화시평

우리 한시를 읽다

한시 미학 산책

감상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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