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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62. 한유와는 달리 고향 선산으로 의기양양하게 태수로 가는 김종직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62. 한유와는 달리 고향 선산으로 의기양양하게 태수로 가는 김종직

건방진방랑자 2021. 10. 26. 18: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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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유와는 달리 고향 선산으로 의기양양하게 태수로 가는 김종직

 

 

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 나루의 아전은 농리는 아니고 관인인 나는 곧 이 고을 사람이네.
三章辭聖主 五馬慰慈親 세 차례 상소문은 성주께 사직했지만 태수가 되어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로하네.
白鳥如迎棹 靑山慣送賓 흰 새는 마치 노를 맞이하는 듯하고 푸른 산은 익숙히 손님을 보내는 듯.
澄江無點綴 持以律吾身 티 하나 없이 맑은 강을 지님으로 이 몸을 규율(단속) 하리라.

 

소화시평권상62김종직의 시가 나열되어 있다. 관수루제영시(觀水樓 題詠詩)라는 시는 어렵게 느껴졌다. 여긴 나름의 스토리가 달려 있고 한유가 농리(瀧吏)와 나눴던 얘기라는 고사도 포함되어 있다. 더욱이 김종직이 왜 중앙관직을 마다하고 선산으로 가려 하는지에 대한 이해도 뒷받침이 되어야 한다. 그걸 모르면 완전히 헛다리를 짚을 수밖에 없는 것이다. 하지만 어떻게든 찾다보니, 단서는 찾을 수 있었다. 이건 어디까지나 선산으로 자진해서 부임해가는 김종직의 모습이 담겨 있어야 한다는 뜻이다. 그건 좌천이 아니니 비애보단, 자신의 확고한 심정이 담기는 게 좋을 것 같았다. 솔직히 그렇게 알고 봐도 1구는 잘 해석되지 않았으나, 그나마 2구에선 단서가 확실히 잡혔다. 삼장(三章)이란 것과 오마(五馬)라는 단서가 확 잡힌 것이다. 그래서 내 식대로 해석했고 그게 어설플지라도 그냥 제출했다. 수업 시간에 교수님 얘길 들어보니 완전히 포커스가 빗나간 거더라.

 

津吏非瀧吏 官人卽邑人 三章辭聖主 五馬慰慈親
나루터의 아전은 농리는 아니지만 나루의 아전은 이 고을인 선산 사람이라네. 세 차례 선산으로 발령내 주십사하는 상소문을 올렸는데도 임금께선 사양하시니, 나의 벗인 선산 수령이 나를 위로해주네.
나루터의 아전은 한유에게 올곧은 말을 해줄 농리가 아니고, 선산으로 가는 나는 이 고을 사람이라네. 세 차례 성주께서 발령장을 내리셨지만 사양했었고 수령이 되어 사랑하는 어머니를 위로하네.
한유와는 달리 좌천되지 않고 자신의 의지에 따라 선산으로 가는 자신의 모습을 형상화함. 조선시대 삼장(三章)의 상황을 표현하여 최대한 예를 지킨 것과 고향 선산으로 태수로 발령받아가는 자신의 의기양양한 모습을 표현함.

 

경련에선 고향으로 가고 있는 자신의 모습을 그렸다. 백조도 반가운 듯 다가오고, 청산은 서서히 멀어지며 자신을 배웅해준다. 그 다음 구절에선 또 한 번 뜻이 변한다. 바로 그때 보이던 맑은 강을 통해 자신의 몸을 단속하겠다는 의지를 표현한 것이다. 왜 득의양양하게 고향을 향해 가는데 갑자기 규율, 또는 금욕적인 마음을 풍기는지 잘 이해가 되지 않는다. 아마도 김종직은 사림의 대두로 성리학자적인 면모가 강하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그러니 어느 곳에 가서든 자신을 수신해야 하고 치국해야 하는 데서 자유로울 수는 없었을 것이다. 그리고 좀 더 생각해보면 조선시대엔 자신의 고향으로 관리를 내려 보내진 않았다고 한다. 부정부패의 사슬(암흑의 카르텔)이 형성될 가능성이 농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그의 본가는 선산에서 한참 후미진 곳에 있다는 말 때문에 허락해줬다고 한다. 그렇다면 맨 마지막 구절은 아마도 이와 관련지어 생각해볼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자기 고향에 내려가는 게 현실적으론 안 되는 현실에서 자신은 고향으로 가니, 더욱 청렴하게 정치를 하고자 하는 마음가짐이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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