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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박은 - 영후정자(營後亭子)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박은 - 영후정자(營後亭子)

건방진방랑자 2019. 2. 14. 1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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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보정(永保亭)

&

병영 뒤의 정자에서

영후정자(營後亭子)

 

박은(朴誾)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酒醒, 必爲詩以記, 而亦有不暇者, 故所得不多.

 

其一

地迫未窮千頃海 山開猶納一頭潮

急風吹霧水如鏡 近渚無人禽自謠

客裏每爲淸境惱 日邊更覺故園遙

苦吟不去乏新語 愁見落暉沈遠霄

 

 

其四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北望雲山欲何極 南來襟帶此爲雄

海氛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

暝裏如聞鳥相叫 坐間渾覺境俱空 挹翠軒遺稿卷三

 

 

 

 

해석

癸亥二月, 余南歸謁舅氏.

계해(1503)2월에 나는 남쪽으로 귀향해 외삼촌을 뵈었다.

 

廿有二日, 到保寧營, 淹留十餘日, 每遇山海勝處, 輒痛飮爲樂.

22일에 보령영(保寧營)에 이르러 10여일을 머물며 매번 산과 바다의 명승지를 만나면 갑작스레 흠뻑 마시며 즐거움을 삼았다.

 

酒醒, 必爲詩以記, 而亦有不暇者, 故所得不多.

술이 깨면 반드시 시를 지어 기록하였지만 또한 겨를이 없을 때가 있었기에 기록한 게 많지는 않다.

 

첫 번째[其一]

地迫未窮千頃海
지박미궁천경해
땅이 닥쳐 천 이랑의 바다를 다하지 못하고
山開猶納一頭潮
산개유납일두조
산이 열려 오히려 한 머리의 조수를 들이네.
急風吹霧水如鏡
급풍취무수여경
세찬 바람이 안개를 부니 물은 거울 같고
近渚無人禽自謠
근저무인금자요
가까운 곳엔 사람 없으니 새는 절로 지저귀네.
客裏每爲淸境惱
객리매위청경뇌
객지 안에선 매번 정경이 고뇌 자아내다가
日邊更覺故園遙
일변갱각고원요
타향에선 다시금 고향이 멀다는 걸 자각한다네.
苦吟不去乏新語
고음불거핍신어
괴로운 읊조림에 떠나지 못하지만 새 시어는 모잘라
愁見落暉沈遠霄
수견낙휘침원소
석양이 먼 하늘에 잠기는 것을 시름겹게 본다네.

 

네 번째[其四]

地如拍拍將飛翼
지여박박장비익
땅이 푸드덕 금방이라도 날아갈 것 같은 날개 같고,
樓似搖搖不繫篷
루사요요불계봉
누각은 흔들흔들 거려 매어 있지 않은 배와 같다.
北望雲山欲何極
북망운산욕하극
북쪽으로 바라보니 구름 낀 산은 어디서 끝나려는가?
南來襟帶此爲雄
남래금대차위웅
강물이 남으로 와 띠처럼 둘렀으니 이곳이 웅장해지네.
海氛作霧因成雨
해분작무인성우
바다 기운이 안개가 되었다가 인하여 비를 이루고
浪勢飜天自起風
랑세번천자기풍
파도의 기세가 하늘로 솟구쳐서 저절로 바람을 일으키네.
暝裏如聞鳥相叫
명리여문조상규
어둠 속에 새가 서로 부르는 소리 들리는 듯,
坐間渾覺境俱空
좌간혼각경구공
어느새 혼연히 경계가 모두 텅비었다는 것을 완전히 알게 되었네. 挹翠軒遺稿卷三

 

 

비평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라는 구절은

 

架出空中蜃樓,

공중에 신기를 얽어서 매어놓았고,

 

海氣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 驅賀氣勢,

海氣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라는 구절은 말 모는 기세이며,

 

暝裡如聞鳥相喚, 坐間渾覺境俱空.’, 又入妙境.” 國朝詩刪

暝裡如聞鳥相喚, 坐間渾覺境俱空.’라는 구절은 또한 묘한 경지에 들어섰다.”라고 비평했다.

 

 

해설

이 시는 병영 뒤에 있는 정자를 노래한 것으로, ()과 정()이 잘 융화된 시이다. 일부에서는 제목이 영보정(永保亭)으로 되어 있는 것으로 보아, 병영 뒤에 있는 정자는 영보정으로 충남 보령에 있는 것인 듯하다.

 

바다로 돌출되어 있는 영보정은 새가 날개를 치며 날아오르는 형상을 하고 있고, 매일 데 없이 흔들거리는 배와 같다. 북쪽을 바라보니 구름 낀 산에 가린 채 끝이 없고 남쪽으로 시선을 돌리니 산세가 웅장하여 띠처럼 두르고 있다. 저 멀리 바다를 보니 안개가 꼈다가 이내 비가 내리고, 물결의 기세는 하늘에 닿을 듯 거세더니 절로 바람이 인다. 어둑한 날씨 속에서도 기러기들이 우는 소리가 들리는 듯하고, 조용히 앉아 있으니 온 경지가 텅 빈 듯하다(禪僧에 든 것 같다는 의미).

 

홍만종(洪萬鍾)소화시평(小華詩評)권상 69에서 이 시에 대하여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다.

읍취헌 박은과 용재 이행은 모두 문장으로 친하게 지냈다. 읍취헌은 연산조 때에 화를 당해 죽었는데, 용재가 그의 시문을 수집해서 간행해 세상에 내놓았다. 그 시는 매우 천재적이어서 인공적인 면을 범하지 않았다. 그래서 허공에서 망상(전설상의 물귀신)을 사로잡는 듯하다. 영보정시는 이렇다. …… 용재가 말하기를, ‘읍취헌 시는 사람의 의표를 벗어나 자연스럽게 문장을 이었을 뿐 조탁하지 않았다. 아마 천고의 드문 글이라 하겠다[挹翠軒朴誾·容齋李荇, 俱以文章相善. 挹翠於燕山朝被禍死, 容齋裒集詩文, 印行于世. 其詩天才甚高, 不犯人工, 如憑虛捕罔象. 永保亭詩曰: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北望雲山欲何極, 南來襟帶此爲雄. 海氣作霧因成雨, 浪勢飜天自起風. 暝裡如聞鳥相喚, 坐間渾覺境俱空.’ 容齋曰: “其詩出人意表, 自然成章, 不假雕飾, 千古希音.”].”

 

홍만종은 또 소화시평(小華詩評)수련(首聯)에 대해서는 우리나라 시는 위로 고려시대부터 아래로 근대에 이르기까지 볼만한 경련이 적지 않다. 읍취헌 박은의 영보정……라 하였는데, 신령하고 기이하고 황홀하여 마치 이무기가 안개를 토해 내어서 층층이 신기루를 만들어 놓은 것과 같다[我東之詩, 上自麗朝, 下至近代, 警聯之可觀者, 不爲不多. …… 朴挹翠永保亭: ‘地如拍拍將飛翼, 樓似搖搖不繫篷.’ 神奇恍惚, 如彩蜃吹霧, 架出樓閣]”라 하였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195~196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소화시평 권상69 / 권상83 / 권하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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上海左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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