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살신성인(殺身成仁)
子曰: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志士, 有志之士. 仁人, 則成德之人也. 理當死而求生, 則於其心有不安矣, 是害其心之德也. 當死而死, 則心安而德全矣.
○ 程子曰: “實理得之於心自別. 實理者, 實見得是, 實見得非也. 古人有捐軀隕命者, 若不實見得, 惡能如此? 須是實見得生不重於義, 生不安於死也. 故有殺身以成仁者, 只是成就一箇是而已.”
해석
子曰: “志士仁人, 無求生以害仁, 有殺身以成仁.”
공자께서 “뜻이 있는 선비와 어진 사람은 삶을 구하려 인(仁)을 해치지 않고, 몸을 죽임으로 인(仁)을 이룬다.”라고 말씀하셨다.
志士, 有志之士. 仁人, 則成德之人也.
지사(志士)는 뚯이 있는 선비다. 인인(仁人)은 덕을 이룬 사람이다.
理當死而求生, 則於其心有不安矣,
이치 상 마땅히 죽어야 할 때 살기를 구하면 그 마음에 불안함이 깃드니,
是害其心之德也.
이것이 마음의 덕을 해치는 것이다.
當死而死, 則心安而德全矣.
마땅히 죽어야 할 때 죽으면 마음이 편안해지고 덕이 온전해진다.
○ 程子曰: “實理得之於心自別.
정이천(程伊川)이 말했다. “실제의 이치는 마음으로 얻어 스스로 분별해야 한다.
實理者, 實見得是, 實見得非也.
실제의 이치는 실제로 옳은 것을 보는 것이고, 실제로 그른 것을 보는 것이다.
古人有捐軀隕命者,
옛 사람이 몸을 버리고 목숨을 버리는 사람이 있었으니,
若不實見得, 惡能如此?
만약 실제로 보지 못했다면 어떻게 이와 같을 수 있었겠는가?
須是實見得生不重於義,
실제로 사는 것이 의(義)보다 중요하지 않고,
生不安於死也.
사는 것이 죽는 것보다 불안하다는 걸 보았다.
故有殺身以成仁者,
그렇기 때문에 몸을 죽여 인(仁)을 이룬 사람이 있었으니,
只是成就一箇是而已.”
다만 하나의 옳음만을 성취했을 뿐이다.”
○ 살신성인(殺身成仁)이라는 유명한 성어가 ‘논어’ ‘위령공(衛靈公)’의 이 장(章)에서 나왔다. 지사(志士)는 도(道)에 뜻을 둔 선비, 인인(仁人)은 어진 마음을 지닌 자다. 곧 지사(志士)는 인(仁)을 체득(體得)하려고 뜻을 둔 선비, 인인(仁人)은 인(仁)을 이미 체득한 사람이다. 인(仁)은 인간이 지녀야 할 최고 덕목이다. 구생이해인(求生以害仁)은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려다 결국 마음이 편치 못하고 인(仁)의 덕목을 해치게 되는 일을 가리킨다. 이(以)는 수단과 방법을 나타내는 개사이되, 이(而)와 같은 연결사로 볼 수도 있다. 살신이성인(殺身以成仁)은 자신을 희생으로 삼더라도 인(仁)의 도리를 완성함을 가리킨다.
오늘날에는 자기의 목숨을 버리면서까지 다른 사람을 구한 예를 살신성인(殺身成仁)의 사례로 꼽는다. 과거에는 죽음을 무릅쓰고 직간(直諫)한 예를 사례로 꼽았다. 한나라 때 괴리(槐里)의 수령이었던 주운(朱雲)의 절함(折檻) 고사는 대표적인 예다. 주운은 성제(成帝)를 알현하여 승상으로 있는 간신 장우(張禹)를 베겠으니 상방참마검(尙方斬馬劍)을 빌려달라고 청했다. 성제가 분노하여 어사에게 끌어내도록 명하자, 주운은 끌려가면서도 어전의 난간을 붙잡고 충정을 호소하였으므로, 난간이 부러지고 말았다. 그 후 성제는 난간을 그대로 두어 직간하는 신하의 본보기로 삼게 했다.
‘맹자’에서는 “목숨도 내가 원하는 것이고 義(의)도 내가 원하는 것이다. 그 둘을 아울러 지닐 수 없다고 한다면 목숨을 버리고 의를 취하겠다[生, 亦我所欲也; 義, 亦我所欲也, 二者不可得兼, 舍生而取義者也].”고 했다. 의(義)는 인(仁)과 다르지만, 맹자가 말한 뜻은 이 장(章)의 뜻과 통한다. 생명은 물론 소중하지만 인의(仁義)가 생명보다 더욱 중요하다는 인식이 바탕에 깔려 있다. 나는 과연 인의(仁義)를 위해서 목숨도 아까워하지 않을 수 있는 마음 자세를 지녔는가. 대답이 두렵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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