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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100. 보름달과 세잎 클로버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100. 보름달과 세잎 클로버

건방진방랑자 2021. 10. 27. 1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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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과 세잎 클로버

 

 

소화시평권상 100에 나오는 송익필의 달을 바라보며望月라는 시는 임용시험에도 두 번이나 출제되었을 정도로 유명한 시이면서 이해하기 어려운 시다.

 

시 자체만 읽어봐선 보름달이 되는 지난한 과정, 그리고 하루 사이에 조금씩 이지러지며 얇아지는 모습에 대한 한탄이 들어 있다. 달은 늘 떠 있어 구름이 끼지 않는 한 언제든 볼 수 있기에 달에 관한 수많은 작품들을 쉽게 볼 수 있다. 하지만 그 수많은 달 중에서도 보름달은 우리에게 수많은 감정을 불러일으킨다. 가장 크고 밝은 달이기에 늑대인간은 보름달이 뜬 날만 늑대로 변해 자신 안에 숨겨진 파괴본능을 맘껏 드러내기도 하니 말이다. 나 또한 달 중에서 보름달을 좋아했다. 그래서 평상시엔 달을 보며 어떤 감상도 남기지 않다가 보름달이 뜬 날이면 그때 함께 있었던 사람, 그리고 나눴던 얘기들을 떠올리며 짧게나마 일기를 쓰기도 했던 것이다. 이런 나이기에 송익필의 이 시가 더 확실히 와 닿았다.

 

 

 

 

 

 

그런데 보름달만 생각하는 세태는 어찌보면 세잎 클로버와 네잎 클로버의 관계처럼 우리에게 여러 가지를 생각하도록 한다. 세잎 클로버는 아무 데서나 볼 수 있기 때문에 사람들의 시선을 끌지 못하지만, 어쩌다 발견되는 네잎 클로버는 사람들의 시선을 잡아당긴다. 마치 복권이라도 당선된 듯한 기쁨을 느끼게 하고, 모든 행운을 거머쥔 것처럼 느끼게 한다. 흔한 것과 흔하지 않은 것이 만들어낸 현상이지만, 이 현상을 꽃말에 대입해서 생각해보면 매우 의미심장해진다. 세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복이고, 네잎 클로버의 꽃말은 행운이다. 그렇다면 흔하디 흔한 행복에 대해 사람들은 거들떠도 보지 않고 특별한 의미도 부여하지 않은 채, 어쩌다 오는 행운만을 바라며 살아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그건 마치 파랑새 이야기처럼 진부한 이야기지만 그럼에도 우리가 자주 망각하는 이야기이기도 하다.

 

이처럼 달은 보름달이 되든, 초승달이 되든 그건 지구의 그림자에 가려져서 그런 것뿐 실제로 달엔 변화가 생기는 게 아님에도, 그런 과학적인 상식 이상으로 보름달은 묘한 기분을 자아낸다. 그래서 보름달은 보면 늑대가 된다와 같은 재밌는 이야기도 만들어지는 것이다. 실제로 이번에 임용을 보기 전날에도 하늘 높이 보름달이 떴었고, 2010년 임용을 마지막으로 보던 때에도 중앙도서관 하늘엔 보름달이 두둥실 떠 있었다. 그 보름달을 보며 얼마나 많은 소원을 빌었고 얼마나 많은 감상들을 새겼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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