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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100. 보름달과 같은 사람이 되길 본문

연재/한문이랑 놀자

소화시평 감상 - 상권 100. 보름달과 같은 사람이 되길

건방진방랑자 2021. 10. 27. 1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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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름달과 같은 사람이 되길

 

 

未圓常恨就圓遲 보름달이 아닐 땐 항상 둥글어짐이 더딤을 한스러워하고,
圓後如何易就虧 보름달이 된 뒤엔 어째서 쉬이 기울어지려는가?
三十夜中圓一夜 30일 밤중에 보름달은 하룻밤이니,
百年心事摠如斯 인생 백년의 마음이 모두 이와 같다네.

 

소화시평권상 100에 소개된 이 시를 너무도 잘 안다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이번에 다시 배우며 제대로 착각하고 있다는 걸 알았다. 당신은 이 시를 보면서 어떤 생각이 드는가? 그리고 과연 송익필은 이 시를 통해 무얼 말하고자 했겠는가?

 

보름달을 기대했다가 순식간에 이지러지는 현상을 보면서 욕심의 허망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라 생각했다. 그 욕심엔 명예, 지위, 돈과 같은 모든 것들이 포함된다. 더 높은 지위에 오르기 위해, 더 많은 돈을 벌기 위해 다들 애쓰며 사는 게 마치 보름달이 되길 바라는 우리네 심정과 같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욕심이 채워졌다 싶다가도 순식간에 허전함이 느껴진다는 사실이다. 애초에 그런 욕심들은 한없는 것이기 때문에 채워졌다 생각하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다. 끝없이 끝없이 추구하게 되지만 그렇기 때문에 끝없는 결핍에 빠져든다. 이건 마치 연암 박지원이 만리장성을 보며 권력욕을 비판했던 글과 마찬가지라 할 수 있다. 그래서 송익필은 보름달만을, 꽉 채워진 욕망만을 추구하려는 사람들을 경계하며 보름달이 아닌 달도 사랑하길, 세잎 클로버 같은 일상의 행복도 누려보길 바라는 심정에서 이 글을 지었다고 여태껏 생각해온 것이다.

 

 

 

 

그런데 재밌게도 이런 식으로 이해한 게 나만은 아니더라. 현종이라는 후배가 있는데 이 후배도 나와 같이 이해했다고 얘기하며 교수님에게 이런 식의 해석은 어떠하냐고 단도직입적으로 물어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김형술 교수님은 그건 매우 신선한 해석이라며, 조선 시대 성리학자들은 모든 사물을 자신의 심신수양의 대상으로 삼아 자신을 발전시킬 수 있는 가능성으로 삼을 뿐, 누군가를 비판하기 위한 대상으론 삼지 않는다는 말을 해줬다.

 

그러면서 위의 시는 달은 둥글어지는 순간부터 다시 기울어질 수밖에 없기 때문에 늘 힘쓰고 힘쓰라는 메시지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마치 작심삼일이더라도, 삼일마다 작심하길 반복하면 일 년이라도 할 수 있다는 말처럼 말이다. 쉽게 이지러지는 달처럼 쉽게 포기하는 나지만 그럼에도 꾸준히 애쓰고 애쓰라는 자강불식의 메시지라는 것이다. 이렇게 본다면 보름달을 긍정적인 시각으로 보느냐, 부정적인 시각으로 보느냐로 인해 완벽히 달라진다고 할 수 있다.

 

보름달을 긍정적으로 봄 보름달을 부정적으로 봄
보름달 = 인격 수양의 완전체 보름달 = 욕망, 욕심
보름달이 되기도 힘들고 되었다 해도 이지러지기 쉬우니, 욕망은 어렵게 채워지고 채워져도 순식간에 사라지니,
노력하고 노력하라 욕망 따위에 휘둘리지 마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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