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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수신 - 독서(讀書) 본문

한시놀이터/조선

노수신 - 독서(讀書)

건방진방랑자 2021. 4. 10. 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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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배 도중 유가서를 읽으며

독서(讀書)

 

노수신(盧守愼)

 

 

仲尼匡人 文王囚姜里

중니외광인 문왕수강리

死生在前了 處之恬然耳

사생재전료 처지념연이

識此爲何人 千載子朱子

식차위하인 천재자주자

畢竟揭一言 分明見道理

필경게일언 분명견도리

 

鼻息尙如雷 氣貌還勝昔

비식상여뢰 기모환승석

人知誠所致 自言學之力

인지성소치 자언학지력

二公古大賢 豈是强制得

이공고대현 기시강제득

淺見不無疑 靜坐究其極

천견불무의 정좌구기극 穌齋先生文集卷之一

 

 

 

 

해석

仲尼匡人 文王囚姜里 중니는 광땅 사람들을 두려워했고 문왕은 강리에 갇혔네.
死生在前了 處之恬然耳 생사가 앞에 있더라도 그것에 처함에 편안했을 뿐이지.
識此爲何人 千載子朱子 이들을 아는 이 누구인가? 천년 후 주희라네.
畢竟揭一言 分明見道理 마침내 한 마디 말을 거니 분명히 도리를 드러냈네.

 

鼻息尙如雷 氣貌還勝昔 긴박한 상황에서도 코로 숨 쉼이 우레 같았고 기의 모양은 도리어 예전보다 나았네.
人知誠所致 自言學之力 사람이 성()의 지극한 것임을 알아 스스로 배움의 힘이라 말하네.
二公古大賢 豈是强制得 중니와 문왕 두 분은 예전의 큰 현인이니 어찌 억지로 제지하여 터득한 것이겠는가?
淺見不無疑 靜坐究其極 앝은 견해로 의심이 없을 수 없기에 고요히 앉아 지극함을 궁구하네. 穌齋先生文集卷之一

 

 

해설

이 시는 유배 도중 책을 읽고서 느낀 소회(所懷)를 노래한 것이다.

 

공자(孔子)는 광땅을 지나다가 광땅 사람으로부터 생명의 위협을 받았고 문왕은 강리땅에 갇혔다. 이처럼 성인(聖人)도 고난을 당하였다가 훌륭한 일을 했듯이, 자신도 유배지에서 열심히 주자(朱子)의 글을 공부하겠다는 지향을 보여 주고 있다.

 

이수광은 지봉유설(芝峯類說)에서, “소재 노수신은 평생 논어를 읽었으므로, 그의 시에 논어의 구절을 쓴 것이 매우 많다. 일찍이 나의 시문은 논어에서 가장 힘을 얻었다[盧蘇齋平生讀論語 故其詩用論語全句處甚多 甞言我之詩文 最於論語中得力云].”라 했듯이, 위의 시에서도 이러한 경향이 엿보인다.

 

그리고 성수시화(惺叟詩話)에는 노수신과 황정욱의 시에 대해 다음과 같은 내용이 실려 있다.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ㆍ지천(芝川) 황정욱(黃廷彧)은 근대의 대가로서 둘 다 근체시(近體詩)에 솜씨가 뛰어나다. 노수신의 오언율시와 황정욱의 칠언율시는 모두 1천 년 이래의 절조이다. 그러나 장편시는 이만 못하니, 그 까닭을 알 수 없다[盧蘇齋黃芝川, 近代大家, 俱工近體. 未知其故也. 盧之五律, 黃之七律, 俱千年以來絶調. 然大篇不及此, 未知其故也].”

 

정조(正祖)홍재전서(弘齋全書)』 「일득록(日得錄)에서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지천(芝川) 황정욱(黃廷彧)의 시는 호음(湖陰) 정사룡(鄭士龍), 소재(蘇齋) 노수신(盧守愼)과 함께 유명하다. 세상에 전하는 근체시(近體詩)는 수백 편이 못 되는데, 기묘하고 뛰어나 이따금 사람을 놀라게 하는 말이 있다. ()은 더욱 적다. 하지만 도당(都堂)의 글에서 필력을 볼 수 있다. 계곡(谿谷) 장유(張維)가 서문에서 한 점의 고기로 온 솥 안의 맛을 충분히 알 수 있다.’ 하였는데, 맞는 말이다[芝川詩 與湖陰蘇齋齊名 近體之行于世者 未滿數百 而奇偉妙絶 往往有驚人語 文則尤尠 然如都堂一書 可見筆力 張谿谷序文中一臠足識全鼎云者 得之耳].”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 345~346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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