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 공자, 광땅에서 위협을 당하다
子畏於匡.
畏者, 有戒心之謂. 匡, 地名. 『史記』云: “陽虎曾暴於匡, 夫子貌似陽虎, 故匡人圍之.”
曰: “文王旣沒, 文不在茲乎?
道之顯者謂之文, 蓋禮樂制度之謂. 不曰道而曰文, 亦謙辭也. 茲, 此也, 孔子自謂.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喪, 與, 皆去聲.
○ 馬氏曰: “文王旣沒, 故孔子自謂後死者. 言天若欲喪此文, 則必不使我得與於此文; 今我旣得與於此文, 則是天未欲喪此文也. 天旣未欲喪此文, 則匡人其柰我何? 言必不能違天害己也.”
해석
子畏於匡.
공자께서 광땅에서 위협을 당하셨다.
畏者, 有戒心之謂. 匡, 地名.
외(畏)는 경계하는 마음이 있음을 말하는 것이다. 광(匡)은 지명이다.
『史記』云: “陽虎曾暴於匡,
『사기』에는 “양호가 일찍이 광땅에서 포악한 짓을 했는데
夫子貌似陽虎, 故匡人圍之.”
공자의 생김새가 양호와 비슷했기 때문에 광땅 사람들이 착각하여 에워싼 것이다.”라고 쓰여 있다.
曰: “文王旣沒, 文不在茲乎?
공자께서 말씀하셨다. “문왕께서 이미 돌아가셨는데, 문(文)이 나에게 있지 않은가?
道之顯者謂之文, 蓋禮樂制度之謂.
도가 드러난 것을 문(文)이라고 하니 대저 예악과 제도를 말한다.
不曰道而曰文, 亦謙辭也.
도(道)라고 말하지 않고 문(文)이라 말한 것은 또한 겸사다.
茲, 此也, 孔子自謂.
자(茲)는 이것이란 뜻이니, 공자 스스로를 말한다.
天之將喪斯文也, 後死者不得與於斯文也; 天之未喪斯文也, 匡人其如予何?”
하늘이 장차 이 문(文)을 없애고자 했다면, 문왕보다 뒤에 죽을 나 같은 이에겐 이 문(文)에 참예하게 하지 않았으리라. 하늘이 이 문(文)을 없애고자 하지 않으시니, 광땅 사람들이 나를 어찌하랴.”
喪, 與, 皆去聲.
○ 馬氏曰: “文王旣沒,
마융(馬融)이 말했다. “문왕이 이미 돌아가셨기 때문에
故孔子自謂後死者.
공자가 스스로 ‘뒤에 죽는 사람’이라 말한 것이다.
言天若欲喪此文,
하늘이 만약 이 문을 없애고자 한다면
則必不使我得與於此文;
반드시 나로 하여금 이 문에 참예하게 하진 않았을 것이다.
今我旣得與於此文,
이제 나는 이미 이 문에 참예하였으니,
則是天未欲喪此文也.
하늘이 이 문을 없애고자 하는 것은 아니다.
天旣未欲喪此文, 則匡人其柰我何?
하늘이 이미 이 문을 없애고자 하지 않는다면 광땅 사람이 나를 어쩌랴?
言必不能違天害己也.”
반드시 하늘을 어기고 나를 해할 수는 없다는 말이다.”
○ 위(衛)나라의 광(匡) 땅 사람이 그를 양호(陽虎)란 인물로 오인해서 핍박했을 때 한 말이다. ‘논어’ ‘자한(子罕)’에 나온다.
文王은 은나라 말의 서백(西伯)으로, 주나라를 일으켰다. 기몰(旣沒)은 이미 돌아가셨다는 뜻이다. 문(文)은 문왕이 만든 예악과 법도다. 사문(斯文)은 본래 ‘이 문화’란 말인데, 훗날 유학, 유교문화를 가리키는 말이 됐다. 불재차호(不在玆乎)는 나에게 있지 않느냐고 반문하는 말이다. 언해본은 불재(不在)를 ‘불재’로 읽었다. 장(將)은 ‘장차’, 상(喪)은 ‘없애다’이다. 후사자(後死者)란 문왕보다 뒤에 태어나 나중에 죽을 공자 자신을 가리킨다. 불득(不得)은 ‘∼할 수 없다’로, 언해본은 ‘불득’이라고 읽었다. 여(與)는 간여한다는 뜻이다. 기여여하(其如予何)는 여(予)를 여하(如何)히 하랴는 말로, ‘나를 어찌 할 수 없다’는 뜻을 나타냈다.
‘사기’ ‘공자세가’에 보면 정나라 동문에 홀로 있는 공자를 본 어떤 사람이 자공(子貢)에게 이렇게 말했다. “동문의 그분 이마는 요(堯) 임금을 닮고 목은 순(舜) 임금의 사법관 고요(皐陶) 같으며 어깨는 정나라 재상 자산(子産)과 비슷했습니다. 하지만 허리 아래는 우(禹) 임금에게 세 치 못 미쳤고, 실의한 모습은 집 잃은 개와 같았습니다[東門有人, 其顙似堯, 其項類皐陶, 其肩類子産, 然自要以下不及禹三寸. 纍纍若喪家之狗].” 상가지구(喪家之狗)란 이상을 실현하지 못하고 떠돌던 공자의 고통스러운 삶을 상징한다. 하지만 곤궁에 처해서도 공자는 자부심을 잃지 않았다. ‘논어’를 읽는 일은 그 강인한 인격을 배우는 일이어야 한다. -심경호 고려대 한문학과 교수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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