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이웃집 여인의 억울한 소송을 위해 짓다
위인송원(爲人訟寃)
이옥봉(李玉峰)
洗面盆爲鏡 梳頭水作油
세면분위경 소두수작유
妾身非織女 郞豈是牽牛
첩신비직녀 낭기시견우
해석
洗面盆爲鏡 梳頭水作油 | 얼굴 씻는 동이로 거울을 삼고 머리 빗는 물로 기름 만드네. |
妾身非織女 郞豈是牽牛 | 첩의 몸이 직년가 아닌데 낭군을 어찌 견우라 하는가? |
해설
이 시는 이웃집 여자의 원통한 소송(訴訟)을 풀어 주기 위해 지은 시이다.
어느 날 이웃집 여자가 자기 남편이 억울하게 도둑으로 몰렸으니, 이옥봉에게 소장(訴狀)을 써 달라고 왔다. 그 남자는 논매기를 마치고 마침 七夕날 장에서 한잔하고 밤늦게 귀가를 하는데, 소를 사 오던 어떤 사람이 영마루에서 소를 빼앗기고 말았는데, 그 소를 빼앗아 간 사람이 이웃집 여자의 남편과 체구가 비슷하다는 이유로 누명을 쓰게 된 것이었다. 이옥봉은 이 시를 지어 사또께 바치게 한 것이다. 七夕날 일어난 사건이므로, 牽牛과 織女를 활용해 牽牛가 아닌 사람이 어떻게 소를 끌고 갔겠는가라는 의미를 내포한 시이다.
이 시로 인해 이웃집 남편은 누명을 벗고 죽을 뻔한 목숨을 살리게 되었지만, 결국 이 시로 인해 이옥봉은 파멸에 이르게 된다. 남편 조원이 이러한 사실을 알고 대노하여 소실 주제에 하찮은 재주 하나 믿고 세상을 어지럽히는 것은 용서할 수 없고 수치스럽고 창피하여 얼굴 들고 다닐 수 없게 되었다면서 다시는 이옥봉의 처소를 찾지 않았다.
원주용, 『조선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10년, 394쪽
인용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한시놀이터 > 조선'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옥봉 - 즉사(卽事) (0) | 2021.04.10 |
---|---|
이옥봉 - 영월도중(寧越道中) (0) | 2021.04.10 |
이산해 - 율(栗) (0) | 2021.04.10 |
황정욱 - 문암조어(門巖釣魚) (0) | 2021.04.10 |
황정욱 - 증거정주인구리김진(贈居停主人舊吏金珍) (0) | 2021.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