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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율가(橡栗歌) - 2. 도토리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상율가(橡栗歌) - 2. 도토리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건방진방랑자 2019. 10. 18. 1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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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캐러 온 마을이 들썩이는 사연

상율가(橡栗歌)

 

윤여형(尹汝衡)

 

 

도토리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村家父老裹糇糧 曉起趁取雄雞聲

陟彼崔嵬一萬仞 捫蘿日與猿狖爭

崇朝掇拾不盈筐 兩股束縛飢膓鳴

天寒日暮宿空谷 燒桂燃松煮溪蔌

夜深霜露滿皎肌 男呻女吟苦悽咽

 

 

 

 

해석

村家父老裹糇糧
촌가부로과후량
시골 어르신들이 마른 밥 싸서
曉起趁取雄雞聲
효기진취웅계성
새벽에 씩씩한 수탉 소리에 일어나 주우러 가네.
陟彼崔嵬一萬仞
척피최외일만인
저 벼랑 일만 길에 올라
捫蘿日與猿狖爭
문라일여원유쟁
덩굴 어루만지며 날마다 원숭이와 다투네.
崇朝掇拾不盈筐
숭조철습불영광
아침 끝마치도록 주운 것이 한 광주리 채우지 못하고
兩股束縛飢膓鳴
량고속박기장명
두 다리는 묶은 듯 저리고 주린 창자에선 소리나지.
天寒日暮宿空谷
천한일모숙공곡
날은 춥고 해지면 빈 골짜기에 자고
燒桂燃松煮溪蔌
소계연송자계속
계수나무나 소나무 태워 시내 푸성귀 삶네.
夜深霜露滿皎肌
야심상로만교기
밤이 깊어 서리와 이슬이 피부에 희게 가득해
男呻女吟苦悽咽
남신녀음고처열
남자 끙끙대고 여자 앓는 소리 나니 괴롭기가 처참하네.

 

 

해설

이 단락은 촌집 늙은이가 도톨밤을 줍는 상황을 실감나게 묘사하고 있는 부분이다. 수탉이 울자 노인은 새벽에 일어나 험한 산을 올라 원숭이와 서로 도톨밤을 하나라도 더 주우려고 경쟁하듯 열심히 줍고 있다. 하지만 광주리에도 차지 않고 여기저기 다니느라 다리는 저려 오고 창자에서는 하루 종일 아무것도 먹지 못해 꼬르륵 소리가 난다. 밤이 되자 빈 골짜기에 자리를 잡고 저녁 대용으로 솔가지를 지펴 산나물을 삶는다. 깊은 밤 여기저기서 힘든 노동 뒤에 밀려오는 고통소리가 너무도 처참하다.

 

 

인용

목차

전문

서사시

한국통사

1. 도토리의 특징

2. 도토리를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3.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4. 시골 늙은이의 피로 만들어진 부잣집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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