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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캐러 온 마을이 들썩이는 사연
상율가(橡栗歌)
윤여형(尹汝衡)
其言悽惋略而盡 聽終辭絶心如噎
君不見
侯家一日食萬錢 珍羞星羅五鼎列
馭吏沉酒吐錦茵 肥馬厭穀鳴金埒
焉知彼美盤上餐 盡是村翁眼底血 『東文選』 卷之七
해석
其言悽惋略而盡 기언처완략이진 |
그 말이 서글프고 간략하지만 다하여 |
聽終辭絶心如噎 청종사절심여일 |
듣길 마치고 말이 끝나자 마음이 울적해졌네. |
君不見侯家一日食萬錢 군불견후가일일식만전 |
그대 보지 못했나. 공후의 집은 하루에 만전을 먹어치우는데 |
珍羞星羅五鼎列 진수성라오정렬 |
진수성찬이 별처럼 벌려 있고 다섯 솥이 널려 있으며 |
馭吏沉酒吐錦茵 어리침주토금인 |
부리는 하인도 고주망태되어 금빛 자리에 토하고 |
肥馬厭穀鳴金埒 비마염곡명금랄 |
살찐 말도 곡식에 배불러 황금울타리【금날(金埒): 황금 울타리라는 뜻이다. 진(晉)나라 왕제(王濟)가 말달리며 활을 쏘는 장소를 마련하기 위해, 낙양(洛陽) 교외 북망산(北邙山) 아래의 금싸라기 땅을 대거 사들인 뒤에, 동전(銅錢)을 꿰어 엮어서 울타리를 둘렀다는 고사에서 온 말이다. 『世說新語』 「汰侈」】에서 울어대네. |
焉知彼美盤上餐 언지피미반상찬 |
어찌 저들의 좋은 소반 위의 반찬이 |
盡是村翁眼底血 진시촌옹안저혈 |
어찌 시골 노인 눈 밑 피임을 알리오? 『東文選』 卷之七 |
해설
이 시의 마지막 단락으로, 당시 권문세족들에 대한 비판을 읊고 있다. 권문세족(權門勢族)들이 누리는 그 호사스러운 생활은 촌늙은이가 피땀 흘려 바친 것이다. 이 시는 앞서 보았던 이규보(李奎報)의 「대농부음(代農夫吟)」을 비롯한 일련의 시들보다 농민의 실정이 보다 더 절실(切實)하고 핍진(逼眞)하게 묘사되어 있다고 하겠다.
원주용, 『고려시대 한시 읽기』, 이담, 2009년, 262~266쪽
인용
1. 도토리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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