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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캐러 온 마을이 들썩이는 사연
상율가(橡栗歌)
윤여형(尹汝衡)
試向村家問老農 老農丁寧爲予說
近來權勢奪民田 標以山川作公案
或於一田田主多 徵後還徵無閒斷
或罹水旱年不登 塲圃年深草蕭索
剝膚槌髓掃地空 官家租稅奚由出
壯者散之知幾千 老弱獨守懸磬室
未忍將身轉溝壑 空巷登山拾橡栗
해석
試向村家問老農 시향촌가문로농 |
시험삼아 시골에 가서 늙은 농부에게 물어보니 |
老農丁寧爲予說 로농정녕위여설 |
늙은 농부가 간곡히 나를 위해 말하네. |
近來權勢奪民田 근래권세탈민전 |
“근래에 권세가가 백성의 밭을 빼앗아 |
標以山川作公案 표이산천작공안 |
산천에 표시하고서 공문서 만들었죠. |
或於一田田主多 혹어일전전주다 |
혹 하나의 밭에 밭 주인이 많으면 |
徵後還徵無閒斷 징후환징무한단 |
징수한 후에도 다시 징수하여 쉴 새 없다오. |
或罹水旱年不登 혹리수한년부등 |
혹 홍수와 가뭄에 걸려 흉년들 적이면 |
塲圃年深草蕭索 장포년심초소삭 |
채마밭 깊숙이 풀만 자라나는데 |
剝膚槌髓掃地空 박부퇴수소지공 |
살갗을 깎고 골수 쪼개어 땅을 쓸어가 비어버리니 |
官家租稅奚由出 관가조세해유출 |
관아의 조세가 어디로부터 나오겠소? |
壯者散之知幾千 장자산지지기천 |
장정이 흩어진 지 몇 천명인 줄 알겠고 |
老弱獨守懸磬室 로약독수현경실 |
노약자가 허름한 집에서 독수공방하니 |
未忍將身轉溝壑 미인장신전구학 |
차마 몸을 골짜기에 굴리게 할 수 없어 |
空巷登山拾橡栗 공항등산습상률 |
마을 비우고 산에 올라 도토리 줍지요.” |
해설
이 단락은 늙은 농부와 문답(問答)하는 형식으로 농민의 실정(實情)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권세가들이 백성의 토지를 수탈하여 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산이나 강으로 경계를 삼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한 토지에 땅주인이 여럿이라 추수가 끝나면 찾아와 쉴 새 없이 징수해 간다. 홍수나 가뭄이 드는 해에 수확할 곡식이 없어 타작을 해야 할 마당에 풀만 수북이 쌓여 있는데, 아무리 세금 내라 독촉해도 낼 곡식이 없다. 할 수 없이 수많은 장정들은 집을 떠나고 노약자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앉아서 죽을 수 없어 이렇게 산에 올라서 도톨밤을 줍고 있다 한다.
인용
1. 도토리의 특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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