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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율가(橡栗歌) - 3.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상율가(橡栗歌) - 3.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건방진방랑자 2019. 10. 18. 10: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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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토리 캐러 온 마을이 들썩이는 사연

상율가(橡栗歌)

 

윤여형(尹汝衡)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試向村家問老農 老農丁寧爲予說

近來權勢奪民田 標以山川作公案

或於一田田主多 徵後還徵無閒斷

或罹水旱年不登 塲圃年深草蕭索

剝膚槌髓掃地空 官家租稅奚由出

壯者散之知幾千 老弱獨守懸磬室

未忍將身轉溝壑 空巷登山拾橡栗

 

 

 

 

해석

試向村家問老農
시향촌가문로농
시험삼아 시골에 가서 늙은 농부에게 물어보니
老農丁寧爲予說
로농정녕위여설
늙은 농부가 간곡히 나를 위해 말하네.
近來權勢奪民田
근래권세탈민전
근래에 권세가가 백성의 밭을 빼앗아
標以山川作公案
표이산천작공안
산천에 표시하고서 공문서 만들었죠.
或於一田田主多
혹어일전전주다
혹 하나의 밭에 밭 주인이 많으면
徵後還徵無閒斷
징후환징무한단
징수한 후에도 다시 징수하여 쉴 새 없다오.
或罹水旱年不登
혹리수한년부등
혹 홍수와 가뭄에 걸려 흉년들 적이면
塲圃年深草蕭索
장포년심초소삭
채마밭 깊숙이 풀만 자라나는데
剝膚槌髓掃地空
박부퇴수소지공
살갗을 깎고 골수 쪼개어 땅을 쓸어가 비어버리니
官家租稅奚由出
관가조세해유출
관아의 조세가 어디로부터 나오겠소?
壯者散之知幾千
장자산지지기천
장정이 흩어진 지 몇 천명인 줄 알겠고
老弱獨守懸磬室
로약독수현경실
노약자가 허름한 집에서 독수공방하니
未忍將身轉溝壑
미인장신전구학
차마 몸을 골짜기에 굴리게 할 수 없어
空巷登山拾橡栗
공항등산습상률
마을 비우고 산에 올라 도토리 줍지요.”

 

 

해설

이 단락은 늙은 농부와 문답(問答)하는 형식으로 농민의 실정(實情)을 적나라하게 묘사하고 있다. 권세가들이 백성의 토지를 수탈하여 간 것이 얼마나 많은지 산이나 강으로 경계를 삼을 정도이다. 그러다 보니 한 토지에 땅주인이 여럿이라 추수가 끝나면 찾아와 쉴 새 없이 징수해 간다. 홍수나 가뭄이 드는 해에 수확할 곡식이 없어 타작을 해야 할 마당에 풀만 수북이 쌓여 있는데, 아무리 세금 내라 독촉해도 낼 곡식이 없다. 할 수 없이 수많은 장정들은 집을 떠나고 노약자만 집을 지키고 있다. 그렇다고 앉아서 죽을 수 없어 이렇게 산에 올라서 도톨밤을 줍고 있다 한다.

 

 

인용

목차

전문

서사시

한국통사

1. 도토리의 특징

2. 도토리를 캐는 고통의 현장 속으로

3. 권세가들의 가렴주구에 마을을 비우네

4. 시골 늙은이의 피로 만들어진 부잣집 밥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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