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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08.12.03(목) - 책에 파묻혀 본문

건빵/글쓰기

08.12.03(목) - 책에 파묻혀

건방진방랑자 2019. 12. 4. 1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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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에 파묻혀

 

아침엔 춥더니 낮엔 따뜻~ 좋아라.(14:08)

 

 

9월에 책을 산 후 무려 3개월 만에 다시 책을 샀다. 생각 같아선 한 달에 5만원어치 가량의 책을 사서 보고 싶긴 하다.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생각일 뿐이다. 지금은 정식적으로 돈을 벌고 있지 않기 때문에 언젠가는 그래야겠다고 맘먹은 것에서 끝난다. 그럼에도 나에게 책에 대한 열망은 남다른 것이어서 정말 사고 싶었던 책들을 소장하게 되었을 때의 그 기쁨이란 이루 말할 수조차 없을 정도다.

 

 

서서히 쌓여가는 책을 보는 기분이 정말 좋다. 

 

 

 

암울한 시기를 이겨내기 위해 시작하다

 

그런데 난 왜 이렇게 책을 좋아하는 것일까? 혹시 전생에 책에 근접할 수조차 없어 쌓인 한이라도 있는 건 아닐까? 솔직히 왜 책에 이다지도 관심이 있게 되었는지는 잘 모르겠다. 확실히 어렸을 땐 책을 이렇게 찾아다니면서까지 가까이 하지 않았다. 그러던 것이 고등학교 때 좀 싹이 보였던 듯하다. 그때 그나마 많은 책들을 읽었고 내가 비약적으로 발전될 수 있는 여건이 되었으니 말이다. 그때 많이 읽고 쓰고 하던 것들이 지금까지 이어져 오고 있다. 그리고 그렇게 썼던 글들이 교지에 실리는 쾌거를 이루어냈고 독서왕으로 뽑히기도 했으니 대단하다고 할 만하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건 그와 같은 시작이며 계기일 것이다. 지금 되돌아보면 그 시기의 그런 경험들이 돌출되어 보일 정도로 특이한 구석이 있으니 말이다. 왜 갑자기 읽고 쓰는 일에 전념하게 되었을까? 분명한 점은 애초부터 쓰기를 좋아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다. 그렇던 내가 왜 갑자기 그렇게 된 것일까? 아마도 그런 방향 전환의 이유는 사춘기라는 정체성 혼란의 스트레스에서 기인한 게 아닐까 싶다. 그저 모든 게 지옥 같았던 상황과 순간들 때문에 내 스스로 주체할 수 없을 정도로 흔들렸고 그 흐리멍덩한 속내를 털어내기 위해서 책과 노트가 필요했던 것뿐이다. 어찌 보면 독서와 일기 쓰기는 나의 스트레스 해소법이라 할 만하다. 그처럼 독서의 시작은 그렇게 현실적인 이유로 시작되었다. 그러나 그렇던 시작은 점차 나 자신을 바꾸어 놓는 결정적인 계기가 된다.

 

 

나에게 고등학교 시절은 질풍노도의 시기였다. 그런 만큼 책과 노트가 버팀목이 됐다. 

 

 

 

7년간 멀어졌다가 가까워진 사연

 

대학교에 올라와선 다시 독서와 작별하게 된다. 일기도 고등학생 때처럼 치열하게 써지지 않았다. 이 나름대로 안정되었다고 느꼈기 때문이겠지. 그렇게 꼬박 7년 여를 보냈다. 그동안 공부에 치이고 임용 압박에 치이고 여자친구와의 티격태격으로 스스로를 잃어버린 채 주워진 일들만을 해나가며 지내왔다. 나의 의지는 없이 곁에서 요구하는 것들을 충실히 실천해 가는 존재에 불과했다. 나도 잊고 내가 할 일도 잊은 것이다.

 

그런데 바로 그때 위기가 찾아온다. 여자친구와 헤어진 것이다. 그리고 덩달아 그렇게 믿었던 임용고시에서 보란 듯이 떨어진 것이다. 이제 더 이상 주위에 주어진 일들이 없게 되면서 난 심한 정신적 소외감과 박탈감을 느꼈다. 그제야 다시 눈에 들얻오기 시작한 것이 바로 책과 노트였다. 물론 바로 눈에 들어온 게 아니라 선미가 책을 보내준 게 계기가 되었다. 그 덕에 난 책에 빠져들 수 있었고 책이 정말 좋다는 그 사실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

 

 

힘겹던 그 시기와 책을 보내준 친구와 함께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벗이 있어 버틸 수 있었다. 

 

 

 

책이 주는 충만감

 

지금은 책을 왜 읽는지 당당히 말할 수 있다. 학문에 대한 열정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다 보니 그 전부터 책을 사면 책 표지엔 나는 한문학 박사가 될 것이다라고 쓰기도 했다. 그리고 그렇게 책을 읽어나가면 기존의 내 자신이 해체되는 느낌이 좋다. 단순히 누군가에게 많은 책을 읽었다고 많은 것을 알게 되었다고 자랑하기 위해서 책을 읽진 않는다. 그저 내가 살아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는 한 방편인 것이다. 그렇게 즐겁게 책을 읽어나가던 2년 사이에 난 또 변했다. 이젠 더 이상 내 자신이 예전의 나는 아니다. 고등학생 때 한 번, 그리고 2006~07년 사이에 또 한 번 변했다.

 

책을 사면서 그 책을 그저 바라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만감이 들고 행복해지는 이유도 이젠 알 것 같다. 책은 나의 둘도 없는 친구로 나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도록 도와줬고 나 자신을 알게 했고 인도해줬기 때문이다. 좋은 인상만을 하나 가득 남겨줬기에 그저 책장 가득 꽂힌 책만 보더라도 흐뭇한 기분이 들며 생의 의욕도 샘솟는 거다.

 

 

책을 사면 늘 표지에 쓰던 문구. 바람이었지만 간절한 마음이기도 했다. 

 

 

 

앞으로의 각오와 바람

 

이런 모습들을 통해 지금껏 변해왔고 앞으로도 무수한 인연(因緣)서연(書緣)을 만나 변해갈 것이다. 그러면서 꿈을 꿔본다. 책을 통해 성장해왔으니 그런 가능성을 책을 통해 펼치고 싶다고 말이다. 죽는 그 순간까지 결코 책을 놓지 않을 것이다. 끊임없이 읽고 쓰며 나의 가능성을 키워 나가리라. 또한 그 결과물들을 하나하나 만들어 낼 것이다. 교사가 된다 할지라도 거기서 머물지 않으리라. 잠재 가능성을 극대화하여 정민 선생님이나 고미숙씨처럼 나만의 창작물을 펴내고 싶다. 뭐 이름 있는 작가가 될 것을 바라는 건 아니다. 그저 나의 안에서 융합되어 나오는 결과물이 어떤 것들인지를 보고 싶을 뿐이다. 그리고 그런 계기들을 통해 나의 한계와 가능성을 덩달아 보고 싶을 뿐이다. 확실한 것은 글에 소질이 없다고 느끼던 아이가 고등학생 때 글에 소질이 있는지도 모른다고 착각하게 되었고 10년이 지난 지금에 이르러선 남들보다 글쓰기가 떨어진다는 생각은 하지 않게 되었다는 것이다. 이런 내적 변화야말로 상전벽해(桑田碧海)에 비견할 만한 변화다. 하지만 지금은 어디까지나 의식 속의 우월성일 뿐, 객관화된 것도 타인에게 인정 받은 것도 아니다. 이게 착각인지, 아닌지는 앞으로 나의 행동 여하에 따라 확연히 드러날 것이다. 교사이자 문필가로, 그리고 학문적 업적을 만들어 내는 학자로 끊임없이 영역을 넓혀가고 싶다. 책을 읽음으로 얻게 된 비전은 이처럼 시나브로 확장되어 가고 있다.

 

 

 

충만함과 의욕이란 날갯짓

 

오늘 책이 온 것을 보면서 맘속 깊이 뿌듯한 마음이 들어서 그 마음을 져버려선 안 되기에 그 마음 그대로 이렇게 남겨놓는다. 이건 지금의 내 열정을 나타내는 것이며 아직도 뜨겁게 뛰는 내 이상을 서술해놓은 것에 다름 아니다. 책을 보며 충만감과 의욕을 느낄 수 있고 그 책으로 생기와 지식을 얻어 더 높이 날 수 있다니, 이것이야말로 선순환의 예이지 않은가. 그리고 그 순환은 더욱 커져 나의 꿈도 이루고 미래의 행복도 담긴다고 한다면 실천해볼 만한 일이다. 이로써 난 또 하나의 날개를 얻은 셈이다. 떨어지는 새에게도 날개는 있다. 아니 오히려 떨어졌기 때문에 더 높이 날 수 있는 창공이 있는 것이다. (15:25)

 

 

현아와 함께 수원화성을 산책하며 한 컷. 힘차게 날아오르자! 

 

 

인용

지도 / 월간 / 08 / 12월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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