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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학년도 한문임용 최종 불합격기 - 4. 2019년에 찾아온 최상의 임용고사 조건 본문

건빵/일상의 삶

2020학년도 한문임용 최종 불합격기 - 4. 2019년에 찾아온 최상의 임용고사 조건

건방진방랑자 2020. 3. 10. 1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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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2019년에 찾아온 최상의 임용고사 조건

 

학생 시절엔 배운다고 하는 말이 그렇게 달갑거나 좋은 말은 아니었다. 학생의 본분이 배우는 것이기 때문에 선택의 권한도 없이 배워야만 한다는 압박감이 있었고, 그런 식의 배움은 늘 성적이란 매우 객관적으로 보이는 지표로 게시되어 주눅 들게 했다.

하지만 지금은 학생 시절에 공부했던 것들은 배움의 측면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걸 익히 알고 있다. 이미 앞에서 말했던 장량이나 스티브잡스맹상군의 일화를 통해서 배움이라는 건 단순히 책을 읽고 지식을 획득하는 과정을 넘어서 자신에게 함부로 대하는 스승을 통해 겸손해지는 법을 배울 수 있고 여러 가지 경험을 통해 넓고도 넓은 인식의 깊이를 배울 수 있으며 다양한 사람과의 관계를 통해 생각지도 못한 삶의 국면에서 배울 수도 있다. 배우는 것에 대한 부담이 사라지고 살아가는 모든 과정이 배우는 것이란 생각에 이르고 나니 뭐든 배우고 싶고 뭐든 알아가고 싶더라.

 

 

임고반 7번 자리에 앉아 꿈을 키웠다.  

 

 

 

어렵던 한시가 편해지다

 

이 글의 서두에서 밝힌 신라 스님들이 천축으로 배우러 떠나며 읊었던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의 파랑을 격파하며 나아간다라는 말이 그래서 더 맘에 와 닿았다. 배우려는 열기, 그리고 그걸 통해 자신이 한층 성숙해질 거란 기대, 그러고 나면 삶을 다르게 바라볼 수 있는 혜안이 생길 거란 바람이 있기 때문에 그들은 만 리의 파랑을 힘껏 격파하며 나갈 수 있었던 것이다. 그처럼 2018년 임용의 길에 다시 들어섰을 땐 나 또한 떨리고 설렜던 것이다.

2018년 한 해 동안 공부를 하며 공부 방법을 찾지 못해 방황하던 3을 보내고 4월부턴 김형술 교수가 진행하는 소화시평 스터디에 들어가 막고 품으며 무작정 배우려 했었다. 한문 실력이란 게 하나도 없으니 기본부터 배운다는 마음으로 교수님이 알려주는 걸 하나하나 배울 수 있었던 것이다. 꽉 찬 지식이 있는 사람은 새로운 걸 받아들이기 힘들지만 나처럼 아무 것도 없는 사람은 말하는 모든 내용들이 신기하고 재밌기만 하기에 쏙쏙 빨아들일 수 있다.

예전에 5년 동안 임용고사를 준비를 할 때 나에게 가장 큰 절망을 안겨준 영역은 단연코 한시영역이었다. 경서는 필수이기 때문에 많이 봐두는 게 중요했고 산문은 해석이 되느냐의 여부가 중요했다. 그러니 한문 독해 실력을 키울 수 있다면 그 두 영역은 문제가 되지 않는다. 하지만 한시는 도무지 어떻게 접근해야 하는지, 무얼 봐야 하는지 감조차 잡을 수 없더라. 한시는 짧게는 20자 정도의 한자로 이루어져 있지만 해석도 쉽지 않았고 의미를 파악하는 것도 쉽지 않았다. 그러니 거의 필에 따라 그럴 것이다라는 감으로 풀었던 것이고 그렇기에 점수를 까먹는 과목이었던 것이다.

그랬던 한시 영역을 교수님과 함께 스터디를 하며 소화시평이란 하나의 책을 공부하게 되니 시평집을 볼 땐 어떻게 접근해야하는지 알게 됐고 한시를 감상할 땐 어떤 부분에 유념하여 봐야하는지 알게 됐다. 스터디 시간엔 모든 게 새롭고 알아야 할 것 투성이라 인지 과부하로 무척이나 힘들었지만 그런 과정을 마치고 정리하고 있노라면 한시라는 게 정말 맛깔나는 구나’, ‘시평집을 보는 게 한시에 대한 이해를 더욱 깊게 하는구나.’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 과정을 통해 소화시평을 한 권 보고 나니 더 이상 한시영역이 고통스럽지 않았다. 단순히 고통스럽지 않은 정도를 넘어 한시를 알고 싶어졌고 여러 시평론집을 보고 싶단 생각까지 하게 됐다. 그에 따라 앞으론 허균의 성수시화, 홍만종의 시화총림도 차근차근 공부해나갈 것이다.

 

 

소화시평 스터디에 모인 아이들. 여름의 뜨거운 열기 떄문인지, 아이들의 배움에 대한 열기 때문인지 뜨끈 뜨끈하다.  

 

 

 

한문공부의 블로그 활용도가 높아지다

 

이런 변화와 함께 블로그 활용에도 변화가 따라왔다. 2018년부터 나의 특기인 기록하는 습관을 십분 활용하여 블로그를 한문공부장으로 썼었다. 그렇게 1년을 공부하며 노하우들이 쌓이기 시작했고 티스토리로 블로그를 옮기는 과정 또한 마무리 되며 어떻게 공부장으로서 접근성을 높일 것인가?’하는 고민이 따랐다.

티스토리로 옮길 때 당시엔 어떻게든 조회수를 높여야 한다는 생각이 강했지만 시간이 지나며 남들에게 보여지는 것보다 내가 잘 활용하는 게 중요하다는 걸 느끼게 됐다. 그러려면 언제든 원하는 글을 찾을 수 있어야 했고 막상 찾았을 땐 컴퓨터로 보던지, 스마트폰으로 보던지 한 눈에 들어올 정도로 보기 좋게 편집되어 있어야 했다. 그래서 목차표를 더욱 다듬어 언제든 보고 싶은 글을 쉽게 볼 수 있도록 편집했으며, 산문이나 한시를 보기 편하도록 만들기 위한 기본틀도 정해 그에 따라 일목요연하게 편집했다. 최대한 많은 글을 한 번에 올리지 말 것, 14포인트로 글자를 키워 볼 때 시원시원하게 보이도록 할 것, 그 글과 관련된 내용들은 인용이란 것을 달아 링크를 걸어놓을 것 등이 그때 마련된 내용이었고 그에 따라 지금까지 썼던 글들도 편집하기 시작했다.

이런 과정을 마치고 나니 공부장으로서 활용도는 훨씬 올라가더라. 그리고 언제든 찾고 싶은 문장을 찾을 수 있다는 것도 장점이었고 그에 따라 다른 것을 공부할 때에도 활용할 수 있다는 것이 맘에 들었다.

 

 

블로그를 공부장으로 활용하며 언제든 스마트폰으로 보고 싶은 걸 볼 수가 있다.  

 

 

 

임용 합격을 위한 최상의 환경까지 마련되다

 

이렇게 한문 공부도 점차 익숙해지고 편해졌으며 블로그를 활용하며 언제든 볼 수 있게 됐다. 이렇게만 쭉 공부할 수 있다면 과거와는 달리 한문임용에서 좋은 결과를 기대해볼 수도 있다는 기대마저 품게 했다.

그런데 마치 나의 이런 공부의 대한 열정을 기다리기라도 했다는 듯이 2019년 한문교사 선발인원엔 엄청난 변화마저 따랐다. 그건 바로 매년 줄기만 하던 한문교사 선발인원이 이때엔 2.5배나 상승하며 68명이나 선발하게 된 것이다. 바로 그 전해엔 26명만을 선발했으니 생각도 하지 못한 최상의 여건이라 감히 말할 수 있을 정도였다. 그에 따라 경쟁률201에 가깝던 상황에서 101에도 못 미치는 상황이 펼쳐진 것이다.

공부도 나름 열심히 하며 실력도 쌓았고 선발인원까지 늘어나며 경쟁률까지 매우 낮은 환경까지 마련되었다. 바로 이렇게 기회가 왔을 때 실력발휘를 제대로 하여 좋은 결과를 만들어내는 게 운임과 동시에 진정한 실력이라 할 수 있다. 마침내 보란 듯이 기회가 온 것이다.

 

 

세상에 70명 가까운 인원을 뽑는 상황이 펼쳐졌다. 이렇게 좋을 수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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