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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운소설 - 19. 돈유스님과 주고 받은 시 본문

문집/시화총림

백운소설 - 19. 돈유스님과 주고 받은 시

건방진방랑자 2020. 4. 16. 0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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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9. 돈유스님과 주고 받은 시

 

 

西伯寺住老敦裕師見寄二首. 使者至門督促, 走筆和寄云: “不是皇恩雨露踈, 煙霞高想自居幽. 須知紫闥催徵召, 休戀靑山久滯留. 遁世眞人甘屛跡 趨時新進競昻頭 象王他日來騰踏 狐鼠餘腥掃地收.” “莫怪長安鯉信踈, 俗音那到水雲幽. 岩堂煙月棲身隱, 京輦風塵戀祿留. 道韻想君氷入骨, 宦遊憐我雪蒙頭. 掛冠何日攀高躅, 六尺殘骸老可收.”

又別成一首, 謝惠燭曰: “東海孤雲十世孫, 文章猶有祖風存. 雨條金燭兼詩貺, 詩足淸心燭破昏.”

師答書曰: “余恐湮沒無傳, 今上板, 釘于壁上, 以壽其傳云.”

 

 

 

 

해석

西伯寺住老敦裕師見寄二首.

서백사(西伯寺)의 주지 노승(老僧)인 돈유(敦裕) 스님이 두 수의 시를 부쳐왔다.

 

使者至門督促, 走筆和寄云: “不是皇恩雨露踈, 煙霞高想自居幽. 須知紫闥催徵召, 休戀靑山久滯留. 遁世眞人甘屛跡 趨時新進競昻頭 象王他日來騰踏 狐鼠餘腥掃地收.”

심부름꾼이 문에 와서 독촉하니 붓을 달려 화운하여 부쳤으니 다음과 같다.

 

不是皇恩雨露踈 임금의 은혜가 비와 이슬처럼 엉성한 게 아니라
煙霞高想自居幽 안개와 이슬 같은 높은 생각에 거처함이 그윽해서라네.
須知紫闥催徵召 반드시 궁궐에서 재촉하여 부를 걸 알지니
休戀靑山久滯留 청산을 그리워하며 오래 머물진 마시라.
遁世眞人甘屛跡 세상에 은둔한 진인들은 달갑게 자취를 감추지만
趨時新進競昻頭 시세를 다투는 신진들은 다투며 머리를 올리네.
象王他日來騰踏 상왕상왕(象王) : 불가(佛家)의 말로 가장 큰 코끼리를 가리키는데 여기서는 주지 돈유를 비유한 것이다. 법원주림(法苑珠林)진지(進止)는 상왕(象王) 같고 행보(行步)는 아왕(鵞王) 같다.” 라는 말이 보인다.이 다른 날 다리를 높이 들고 와서
狐鼠餘腥掃地收 여우와 쥐의 남은 비린내 땅에서 쓸어 거두려나?

 

莫怪長安鯉信踈, 俗音那到水雲幽. 岩堂煙月棲身隱, 京輦風塵戀祿留. 道韻想君氷入骨, 宦遊憐我雪蒙頭. 掛冠何日攀高躅, 六尺殘骸老可收.”

 

莫怪長安鯉信踈 서울의 편지 드물게 온다 괴이히 여기지 마시오.
俗音那到水雲幽 속세의 소식이 어찌 산골 깊숙한 곳에 이르겠소?
岩堂煙月棲身隱 그대는 암당의 연기와 달빛에 몸을 머문 채 숨었지만
京輦風塵戀祿留 나는 서울 벼슬길의 풍진에 녹을 그리워하며 머물죠.
道韻想君氷入骨 도의 운치에 상상컨대 그대의 깨끗함이 골수에 들었겠지만
宦遊憐我雪蒙頭 벼슬살이에 가엾게도 나의 흼이 머리를 덮었지요.
掛冠何日攀高躅 벼슬 버리고 어느 날 높은 자취 더위잡아
六尺殘骸老可收 육척의 스러진 몸의 늙음을 거둘 수 있을까요?

 

又別成一首, 謝惠燭曰: “東海孤雲十世孫, 文章猶有祖風存. 雨條金燭兼詩貺, 詩足淸心燭破昏.”

또 별도로 한 수를 다음과 같이 지어 은혜로운 촛불에 감사했다.

 

東海孤雲十世孫 해동 고운의 10대손으로
文章猶有祖風存 문장엔 아직도 조상의 풍치 남아 있지.
雨條金燭兼詩貺 빗줄기 같은 금촉에 시를 함께 줬으니
詩足淸心燭破昏 시는 마음을 맑게 하고 촛불은 어둠을 깰 테죠.

 

師答書曰: “余恐湮沒無傳, 今上板, 釘于壁上, 以壽其傳云.”

선사는 저는 사라져 전해지지 않을까 걱정되어 오늘 널빤지에 상재(上梓)하여 벽 위에 못질하고 전해짐을 오래하도록 했지요.”라고 답하는 편지를 썼다.

 

 

인용

작가 / 목차 / 전문 / 시화총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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