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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4화: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본문

한문놀이터/한문소설

취유부벽정기(醉遊浮碧亭記) - 4화: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건방진방랑자 2020. 11. 16. 0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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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김시습(金時習)

 

 

吟盡欲返, 夜已三更. 忽有跫音, 自西而至者. 生意謂寺僧聞聲, 驚訝而來. 坐以待之.

見則一美娥也. 丫鬟隨侍左右, 一執玉柄拂, 一執輕羅扇. 威儀整齊, 狀如貴家處子. 生下階, 而避之于墻隙, 以觀其所爲.

娥倚于南軒, 看月微吟, 風流態度, 儼然有序. 侍兒捧雲錦茵席以進, 改容就坐, 琅然言曰: “此間有哦詩者, 今在何處? 我非花月之妖, 步蓮之姝. 幸値今夕, 長空萬里, 天闊雲收. 冰輪飛而銀河淡, 桂子落而瓊樓寒, 一觴一脉, 暢敍幽情. 如此良夜何?”

生一恐一喜, 踟躕不已, 作小謦咳聲. 侍兒尋聲而來, 請曰: “主母奉邀.”

生踧踖而進, 且拜且跪. 娥亦不之甚敬. 但曰: “子亦登此.” 侍兒以短屛乍掩, 只半面相看, 從容言曰: “子之所吟者, 何語也? 爲我陳之.” 生一一以誦. 娥笑曰: “子亦可與言詩者也.”

卽命侍兒, 進酒一行, 殽饌不似人間. 試啖堅硬莫吃, 酒又苦不能啜. 娥莞爾曰: “俗士, 那知白玉醴紅虯脯乎?” 命侍兒曰: “汝速去神護寺, 乞僧飯小許來.” 兒承命而往, 須臾得來, 卽飯也, 又無下飯. 又命侍兒曰: “汝去酒巖, 乞饌來.” 須臾, 得鯉炙而來. 生啗之.

 

 

 

 

 

 

해석

吟盡欲返, 夜已三更.

시 읊기를 마치고 돌아오려 하자 밤은 벌써 삼경이나 되었다.

 

忽有跫音, 自西而至者.

이때 갑자기 발자국 소리가 서쪽에서 들려 왔다.

 

生意謂寺僧聞聲, 驚訝而來.

홍생은 마음속으로 절의 스님이 시 읊는 소리를 듣고 이상하게 생각하여 찾아오는 것이겠지.”라고 생각하며

 

坐以待之.

앉아서 기다렸다.

 

見則一美娥也.

그런데 나타나고 보니 한 아름다운 여인이었다.

 

丫鬟隨侍左右, 一執玉柄拂,

두 시녀가 좌우에서 따르며 모셨는데, 한 여인은 옥자루가 달린 불자(拂子)를 잡았고,

 

一執輕羅扇.

다른 한 시녀는 비단 부채를 들고 있었다.

 

威儀整齊, 狀如貴家處子.

여인은 위엄이 있고도 단정하여, 마치 귀족집 처녀 같았다.

 

生下階, 而避之于墻隙,

홍생은 뜰 아래로 내려가 담 틈으로 비켜서서

 

以觀其所爲.

그가 어떻게 하는지 살펴보았다.

 

娥倚于南軒, 看月微吟,

여인은 남쪽 난간에 기대어 서서 달빛을 보며 작은 소리로 시를 읊었는데,

 

風流態度, 儼然有序.

풍류와 몸가짐이 엄연하여 질서가 있었다.

 

侍兒捧雲錦茵席以進, 改容就坐,

시녀가 비단방석을 펴자, 여인이 얼굴빛을 고치고 자리에 앉아

 

琅然言曰:

낭랑한 소리로 말하였다.

 

此間有哦詩者, 今在何處?

여기서 방금 시를 읊던 사람이 있었는데, 지금 어디에 있소?

 

我非花月之妖, 步蓮之姝.

나는 꽃이나 달의 요물도 아니고, 연꽃 위를 거니는 주희도 아니라오.

 

幸値今夕, 長空萬里, 天闊雲收.

다행히도 오늘처럼 아름다운 밤을 맞고 보니, 만리장공 넓은 하늘에는 구름도 걷히었소.

 

冰輪飛而銀河淡, 桂子落而瓊樓寒,

달이 높이 뜨고 은하수는 맑은데다, 계수나무 열매가 떨어지고 백옥루는 차갑기에,

 

一觴一脉, 暢敍幽情.

한잔 술에 시 한 수로 그윽한 심정을 유쾌히 풀어 볼까 하였소.

 

如此良夜何?”

이렇게 좋은 밤을 어찌 그대로 보내겠소?”

 

生一恐一喜,

홍생이 한편으로 두려웠지만,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해서

 

踟躕不已, 作小謦咳聲.

어찌할까 머뭇거리다가 가늘게 기침소리를 내었다.

 

侍兒尋聲而來, 請曰:

시녀가 기침소리가 나는 곳을 찾아와서 청했다.

 

主母奉邀.”

저희 아가씨께서 모시고 오라 하였습니다.”

 

生踧踖而進, 且拜且跪.

홍생이 조심스럽게 나아가서 절하고 꿇어앉았다.

 

娥亦不之甚敬.

여인도 또한 별로 어려워하지 않으며 말하였다.

 

但曰: “子亦登此.”

그대도 이리 올라오시오.”

 

侍兒以短屛乍掩, 只半面相看,

시녀가 낮은 병풍으로 잠깐 앞을 가리었으므로, 그들은 얼굴을 서로 반만 보았다.

 

從容言曰: “子之所吟者,

여인이 조용히 말했다. “그대가 조금 전에 읊은 시는

 

何語也? 爲我陳之.”

무슨 뜻이오? 나에게 진술해 주시오.”

 

生一一以誦. 娥笑曰:

홍생이 그 시를 하나하나 외어 주자, 여인이 웃으며 말하였다.

 

子亦可與言詩者也.”

그대는 나와 함께 시에 대하여 이야기할 만하오.”

 

卽命侍兒, 進酒一行,

여인이 시녀에게 명하여 술을 한차례 권하였는데,

 

殽饌不似人間.

차려 놓은 음식이 인간세상의 것과 같지 않았다.

 

試啖堅硬莫吃, 酒又苦不能啜.

먹으려 해봐도 굳고 딱딱하여 먹을 수가 없었다. 술맛도 또한 써서 마실 수가 없었다.

 

娥莞爾曰: “俗士,

여인이 빙그레 웃으면서 말하였다. “속세의 선비가

 

那知白玉醴紅虯脯乎?”

어찌 백옥례(白玉醴)와 홍규포(紅虯脯)를 알겠소?”

 

命侍兒曰: “汝速去神護寺, 乞僧飯小許來.”

여인이 시녀에게 명하였다. “너 빨리 신호사에 가서 절밥을 조금만 얻어 오너라.”

 

兒承命而往, 須臾得來,

시녀가 시키는 대로 가서 곧 절밥을 얻어 왔는데

 

卽飯也, 又無下飯.

밥뿐이었고, 반찬이 또한 없었다.

 

又命侍兒曰: “汝去酒巖, 乞饌來.”

그래서 다시 시녀에게 명하였다. “얘야. 주암(酒巖)에 가서 반찬도 얻어 오너라.”

 

須臾, 得鯉炙而來.

얼마 되지 않아서 시녀가 잉어구이를 얻어 가지고 왔다.

 

生啗之.

홍생이 그 음식들을 먹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목차

전문

1: 평양을 묘사하다

2: 한 바탕 친구들과 놀고 부벽정에서 운치를 즐기기

3: 맥수은허를 달밤 부벽루를 보며 읊다

4: 뜻밖의 인연과 합석하다

5: 여인이 화답한 시

6: 여인의 가계

7: 여인이 일필휘지로 적은 40의 시

8: 순식간에 연회가 끝나다

9: 홍생 하늘나라의 신선이 되다

줄거리

논문: 금오신화의 문학사적 위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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