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 흰 바탕이 있어야 색칠할 수 있다
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倩, 七練反. 盼, 普莧反. 絢, 呼縣反.
○ 此逸詩也. 倩, 好口輔也. 盼, 目黑白分也. 素, 粉地, 畫之質也. 絢, 采色, 畫之飾也. 言人有此倩盼之美質, 而又加以華采之飾, 如有素地而加采色也. 子夏疑其反謂以素爲飾, 故問之.
子曰: “繪事後素.”
繪, 胡對反.
○ 繪事, 繪畫之事也. 後素, 後於素也. 「考工記」曰: “繪畫之事後素功.” 謂先以粉地爲質, 而後施五采, 猶人有美質, 然後可加文飾.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禮必以忠信爲質, 猶繪事必以粉素爲先. 起, 猶發也. 起予, 言能起發我之志意. 謝氏曰: “子貢因論學而知詩, 子夏因論詩而知學, 故皆可與言詩.”
○ 楊氏曰: “‘甘受和, 白受采, 忠信之人, 可以學禮. 苟無其質, 禮不虛行’. 此 ‘繪事後素’之說也. 孔子曰 ‘繪事後素’, 而子夏曰‘禮後乎’, 可謂能繼其志矣. 非得之言意之表者能之乎? 商ㆍ賜可與言詩者以此. 若夫玩心於章句之末, 則其爲詩也固而已矣. 所謂起予, 則亦相長之義也.”
해석
子夏問曰: “‘巧笑倩兮, 美目盼兮, 素以爲絢兮’. 何謂也?”
자하가 “‘예쁜 웃음에 보조개가 선명하고 분명한 눈동자가 아름다움이여! 흰 비단에 채색한다.’라고 하니, 어째서 그렇습니까?”라고 여쭈었다.
倩, 七練反. 盼, 普莧反. 絢, 呼縣反.
○ 此逸詩也.
이것은 지은 이를 알 수 없는 옛 노래다.
倩, 好口輔也.
천(倩)은 보조개가 아름다운 것이다.
盼, 目黑白分也.
반(盼)은 눈동자의 흑백이 나눠져 있는 것이다.
素, 粉地, 畫之質也.
소(素)는 분칠하는 곳으로, 그림의 바탕이다.
絢, 采色, 畫之飾也.
현(絢)은 채색함이니 그림의 꾸밈이다.
言人有此倩盼之美質,
‘사람이 예쁜 보조개와 아름다운 눈동자의 분명함이란 아름다운 바탕을 가지고 있고,
而又加以華采之飾,
거기에 덧붙여 채색의 꾸밈을 더하는 것이니,
如有素地而加采色也.
그것은 흰 바탕에 채색을 더하는 것과 같다’고 말한 것이다.
子夏疑其反謂以素爲飾, 故問之.
자하는 반대로 ‘흰 바탕으로 채색해야 한다’고 의심하였기 때문에 물은 것이다.
子曰: “繪事後素.”
공자께서 “그림 그리는 것은 흰 비단이 있어야만 할 수 있다.”라고 말씀하셨다.
繪, 胡對反.
○ 繪事, 繪畫之事也.
회사(繪事)는 그림 그리는 일이다.
後素, 後於素也.
후소(後素)는 흰 바탕이 있은 후에 하는 것이다.
「考工記」曰: “繪畫之事後素功.”
「공고기」에 ‘그림 그리는 일은 흰 바탕을 마련한 후에 한다.’고 되어 있다.
謂先以粉地爲質, 而後施五采,
먼저 분칠할 곳으로 바탕을 삼고 그 후에 오색을 칠하는 것이니,
猶人有美質, 然後可加文飾.
그것은 사람에게 아름다운 자질이 있은 후에 문식을 더할 수 있는 것과 같다.
曰: “禮後乎?” 子曰: “起予者商也! 始可與言詩已矣.”
자하가 “충신(忠信)함보다 예가 뒤겠군요?”라고 말씀드리니, 공자께서 “나를 흥기시키는 이가 상이로구나! 비로소 함께 시를 말할 수 있겠구나.”라고 말씀하셨다.
禮必以忠信爲質,
예라는 것은 반드시 충신(忠信)으로 바탕을 삼아야 하니,
猶繪事必以粉素爲先.
그것은 그림을 그릴 적에 반드시 분칠할 바탕을 먼저 마련하는 것과 같다.
起, 猶發也.
기(起)는 발(發)과 같다.
起予, 言能起發我之志意.
기여(起予)는 나의 뜻을 일으키고 발동하게 한다는 말이다.
謝氏曰: “子貢因論學而知詩,
사량좌(謝良佐)가 말했다. “자공은 학문을 논의하며 시를 알았고,
子夏因論詩而知學, 故皆可與言詩.”
자하는 시를 논의하며 학문을 알았기 때문에 다 함께 시를 말할 만한 것이다.”
○ 楊氏曰: “‘甘受和, 白受采,
양시(楊時)가 말했다. “‘단맛은 조미료를 받아들이고, 흰 바탕은 채색을 받아들이며,
忠信之人, 可以學禮.
충신(忠信)한 사람은 예를 배울 수 있다.
苟無其質, 禮不虛行’.
만약 그 바탕이 없다면 예는 헛되이 행해지지 않으리’라는 것이
此 ‘繪事後素’之說也.
바로 ‘회사후소(繪事後素)’의 말이다.
孔子曰 ‘繪事後素’,
공자께서 ‘회사후소(繪事後素)’라고 말씀하심에,
而子夏曰‘禮後乎’,
자하가 ‘예가 뒤겠군요.’라고 대답했으니,
可謂能繼其志矣.
그 뜻을 계승했다 할 만하다.
非得之言意之表者能之乎?
이것이야말로 말뜻의 표면에서 터득한 사람이 아니면 그것을 할 수 있었겠는가?
商ㆍ賜可與言詩者以此.
상(자하)와 사(자공)가 함께 시를 말할 만한 것도 이러했기 때문이다.
若夫玩心於章句之末, 則其爲詩也固而已矣.
만약 장구의 말단에만 마음을 빠뜨렸다면 시를 해석함이 고루했을 것이다.
所謂起予, 則亦相長之義也.”
‘나를 흥기시킨다’라고 말하는 것은 또한 교학상장(敎學相長)의 뜻이다.”
인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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