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8x90
반응형
26. 시의 변안법에 대해
詩人之咏漁父, 例多取其閑味而已.
獨金老峯克己詩: ‘天翁尙不貰漁翁, 故遣江湖少順風. 人世險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此則言其危險, 乃反案法也.
眞逸齋成侃詩: ‘數疊靑山數谷烟, 紅塵不到白鷗邊. 漁翁不是無心者, 管領西江月一船.’ 此亦與有心於名利者異矣.
屬意雖不同, 寫景遣辭, 各極其妙.
해석
詩人之咏漁父, 例多取其閑味而已.
시인들이 어부를 읊을 때 으레 어부의 한가로운 맛을 음미하기 일쑤였다.
獨金老峯克己詩: ‘天翁尙不貰漁翁, 故遣江湖少順風. 人世險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유독 노봉 김극기의 「어옹(漁翁)」이라는 시는 그렇지 않았다.
天翁尙不貰漁翁 | 하느님 여전히 어부에게 너그럽지 않아 |
故遣江湖少順風 | 일부러 강호에 순풍을 적게 보내누나. |
人世險巇君莫笑 | 어부여! 인간세 험난타고 비웃질랑 마소! |
自家還在急流中 | 그대도 도리어 급류에 휩쓸리지 않나요? |
이 시는 어부가 겪는 위험을 말했으니 바로 반안법(飜案法)이다.
眞逸齋成侃詩: ‘數疊靑山數谷烟, 紅塵不到白鷗邊. 漁翁不是無心者, 管領西江月一船.’
진일재 성간의 「어부(漁父)」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數疊靑山數谷烟 | 첩첩 청산 골짜기마다 안개가 자욱해 |
紅塵不到白鷗邊 | 갈매기 나는 곳에 세속 먼지 이르지 않네. |
漁翁不是無心者 | 어부는 욕심 없는 자가 결코 아니지. |
管領西江月一船 | 서강의 멋진 달빛, 한 배 가득 실었다네. |
此亦與有心於名利者異矣.
이 또한 명예나 이익에 마음을 두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屬意雖不同,
뜻을 표현한 방법이 같진 않으나,
寫景遣辭, 各極其妙.
경치를 묘사하며 말을 한 방식은 각각 그 묘함을 다하였다.
인용
- 반안법(反案法): 변안법(飜案法)과 같은 말로, 『청구풍아』에서 "남들은 어부의 한가로운 정취를 많이 읊었으나 김극시의 시는 번안하여 어부가 겪는 위험을 말했다[他人多詠漁父閒趣, 此詩乃飜案, 言其危險]."이라 평했는데 홍만종의 해석은 여기에서 나왔다. 서거정도 『동인시화』에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이 수법에 대하여 『시인옥설』 권1 「誠齋의 번안법」 항목에서 소동파의 시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였는데 홍만종의 설명과 유사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번안법은 과거에 쓰이던 시상을 딴판의 사유방식으로 바꾸어 창작하는 방법이다. [본문으로]
728x90
반응형
그리드형
'문집 > 소화시평' 카테고리의 다른 글
소화시평 상권 - 28. 시가 사람을 궁하게 할 수 있다 (0) | 2021.10.25 |
---|---|
소화시평 상권 - 27. 당풍의 시를 써서 중국에 이름 난 이인로 (0) | 2021.10.25 |
소화시평 상권 - 25. 임춘의 감개가 담긴 시 (0) | 2021.10.24 |
소화시평 상권 - 24. 정지상의 요체시 (0) | 2021.10.24 |
소화시평 상권 - 23. 귀신의 시로 급제하다 (0) | 2021.10.2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