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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빵이랑 놀자

소화시평 상권 - 26. 시의 변안법(반안법)에 대해 본문

문집/소화시평

소화시평 상권 - 26. 시의 변안법(반안법)에 대해

건방진방랑자 2021. 10. 24.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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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 시의 변안법에 대해

 

 

詩人之咏漁父, 例多取其閑味而已.

金老峯克己詩: ‘天翁尙不貰漁翁, 故遣江湖少順風. 人世險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此則言其危險, 乃反案法也.

眞逸齋成侃詩: ‘數疊靑山數谷烟, 紅塵不到白鷗邊. 漁翁不是無心者, 管領西江月一船.’ 此亦與有心於名利者異矣.

屬意雖不同, 寫景遣辭, 各極其妙.

 

 

 

 

 

 

해석

詩人之咏漁父, 例多取其閑味而已.

시인들이 어부를 읊을 때 으레 어부의 한가로운 맛을 음미하기 일쑤였다.

 

金老峯克己詩: ‘天翁尙不貰漁翁, 故遣江湖少順風. 人世險巇君莫笑, 自家還在急流中.’

유독 노봉 김극기의 어옹(漁翁)이라는 시는 그렇지 않았다.

 

天翁尙不貰漁翁 하느님 여전히 어부에게 너그럽지 않아
故遣江湖少順風 일부러 강호에 순풍을 적게 보내누나.
人世險巇君莫笑 어부여! 인간세 험난타고 비웃질랑 마소!
自家還在急流中 그대도 도리어 급류에 휩쓸리지 않나요?

 

此則言其危險, 乃反案法[각주:1].

이 시는 어부가 겪는 위험을 말했으니 바로 반안법(飜案法)이다.

 

眞逸齋成侃詩: ‘數疊靑山數谷烟, 紅塵不到白鷗邊. 漁翁不是無心者, 管領西江月一船.’

진일재 성간의 어부(漁父)라는 시는 다음과 같다.

 

數疊靑山數谷烟 첩첩 청산 골짜기마다 안개가 자욱해
紅塵不到白鷗邊 갈매기 나는 곳에 세속 먼지 이르지 않네.
漁翁不是無心者 어부는 욕심 없는 자가 결코 아니지.
管領西江月一船 서강의 멋진 달빛, 한 배 가득 실었다네.

 

此亦與有心於名利者異矣.

이 또한 명예나 이익에 마음을 두는 것과는 차이가 있다.

 

屬意雖不同,

뜻을 표현한 방법이 같진 않으나,

 

寫景遣辭, 各極其妙.

경치를 묘사하며 말을 한 방식은 각각 그 묘함을 다하였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서설

상권 목차

하권 목차

17B3

 
  1. 반안법(反案法): 변안법(飜案法)과 같은 말로, 『청구풍아』에서 "남들은 어부의 한가로운 정취를 많이 읊었으나 김극시의 시는 번안하여 어부가 겪는 위험을 말했다[他人多詠漁父閒趣, 此詩乃飜案, 言其危險]."이라 평했는데 홍만종의 해석은 여기에서 나왔다. 서거정도 『동인시화』에서 비슷한 평가를 내렸다. 이 수법에 대하여 『시인옥설』 권1 「誠齋의 번안법」 항목에서 소동파의 시를 사례로 들어 설명하였는데 홍만종의 설명과 유사하다. 간단하게 설명하면, 번안법은 과거에 쓰이던 시상을 딴판의 사유방식으로 바꾸어 창작하는 방법이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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