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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의장군 곽재우의 혁혁한 공로와 쓸쓸한 말년
홍의장군가(紅衣將軍歌)
김창흡(金昌翕)
壬辰討倭義士多 | 임진년 왜구 토벌한 의사가 많지만 |
紅衣將軍孰能過 | 홍의장군 곽재우(郭再祐)를 누가 넘어설 수 있으랴? |
將軍初自宜寧起 | 장군은 초반에 의령에서부터 일어나 |
請誅逗撓奮天戈 | 관망 1만 하는 이들 베라 청하며 하늘의 창을 떨쳤네. |
登陣白馬以橫行 | 진에 올라 흰 말로 비껴 달리니 |
一望紅衣衆倭驚 | 한 번 홍의장군 볼 적에 뭇 왜구들 놀라네. |
逡廵不敢與交鋒 | 뒷걸음칠 뿐 감히 교전하지 못하고 |
及至相薄風火生 | 서로 싸우게 되면 바람과 불꽃이 생기네. |
砲丸雨落雪鬣騰 | 포환이 비처럼 떨어지나 눈 같은 갈기로 달리니 |
鐵甲潮退霞袍輕 | 철갑옷 입은이 썰물처럼 물러나고 노을빛 겉옷 가벼웠지. |
將軍跳宕蓋有神 | 장군은 뛰어다니며 호탕하니 대체로 귀신 들린 듯하고 |
料敵設奇又殊倫 | 적을 헤아려 기이함을 베푸니 또한 무리들과는 달랐네. |
成功則易處功難 | 성을 세우는 건 쉽지만, 공을 처리하는 게 어려우니 |
善刀而藏公其人 | 칼을 잘 쓰나 감춤으로 그 사람됨을 드러냈지. |
英雄自古少圓通 | 영웅은 예로부터 원만하고 소통함이 적었으니 |
前有張良後有公 | 옛날엔 장량이 있었고 훗날에 공이 있다네. |
韓ㆍ彭葅醢道濟壞 | 한신과 팽월은 젓갈로 담겼고 도제 2는 자신의 공적 무너뜨렸으니 |
鳥盡何嘗不藏弓 | 새가 멸종되었는데 어째서 일찍이 궁을 감추지 않겠는가. |
宜寧小築室如斗 | 의령에 좁쌀 같은 작은 집 짓고서 |
收召風雲返胸中 | 바람과 구름 굴러 들이고 가슴 속에 되돌렸네. |
綠沉金鎖委莓苔 | 푸른색이 금빛 자물쇠에 잠기자 이끼는 버렸고 |
剩水殘山繞亭臺 | 남은 물과 남은 산들은 정대에 둘렀네. |
半囊松花一釣船 | 절반 주머니엔 송화가루, 하나의 낚시대는 배에 있어 |
贊畫活計何蕭然 | 생계의 계획을 세움이 어찌 쓸쓸한 것인가? |
持竿不是太公釣 | 낚시대 잡았지만 이것은 태공망의 낚시대가 아니고 |
食松寧慕赤松僊 | 소나무 먹지만 차리라 또한 적송선 3을 사모한다네. |
當時人未測淵深 | 당시의 사람들은 깊은 연못을 헤아리지 못하나 |
後來往往見其心 | 후대엔 이따금 그 마음을 보리라. |
紅衣將軍可作歌 | 홍의장군은 노래 지을 수 있으니, |
立馬遺墟一長吟 | 말을 옛 유적지에 세우고 한 번 길이 읊조리리.「三淵集」 卷之八 |
인용
- 두요(逗撓): 적군 앞에서 관망만 하는 태도를 말한다. [본문으로]
- 도제(道濟): 중국 남북조시대 송(宋)의 개국공신이며, 외국과의 30여 차례 전쟁에서 공훈이 많았던 단도제(檀道濟)를 말한다. 당시 황제가 그의 공이 너무 커서 견제하기 어렵다고 생각하여 죽였는데, 그는 잡혀 죽을 때 "너 자신의 만리장성을 이제 파괴하는 구나."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에 유래하여 '자괴장성(自壞長城)'이라는 말이 쓰인다. [본문으로]
- 적송선(赤松僊): 신선인데 한(漢) 나라 장량(張良)이, "인간 일을 버리고 적송자를 좇아 놀고자 한다." 하였다. 『한서(漢書)』 「장량전(張良傳)」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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