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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미양요 때 강화도에서 산화한 어재연(魚在淵) 장군을 애도하며
애어장군(哀魚將軍)
이희풍(李喜豊)
奕世簪纓族 燀爀著乘史 | 어장군은 여러 세대의 고관대작의 겨레로 밝디 밝게 저술하여 역사서에 실려 있네. |
跗注通仕籍 華膴與終始 | 전쟁복 1으로 벼슬자리에 통하여 청직(淸職) 2과 함께 시작하여 마쳤네. |
歲暮思休退 藍田有故里 | 말년에 휴식하며 은퇴할 것 생각하여 남전의 옛 마을에 있다가 |
惶恐復承詔 金門聽進止 | 황공하게 다시 임금의 명령 받자옵고 대궐에서 임금님 뜻 3을 들었으니, |
江都關防地 往佐鎭撫使 | “강화도는 관문 방어의 땅이니 가서 진무사로 도우라.” |
旗幟變精彩 號令嚴巡視 | 어장군 깃발의 변하는 정미로운 색채와 호령하며 엄히 순시하네. |
四月獰風至 蕩潏飜海水 | 4월에 매서운 바람 불어 찰싹찰싹 바닷물 뒤집으니 |
西來黑帆船 盤桓如有俟 | 서쪽에서 온 검은 돛의 배는 서성이며 기대리는 듯하네. |
中軍禦上流 衆心所倚恃 | 중군은 상류를 막으니 뭇 마음들 의지하는 것 있다네. |
皇天不與功 立節使成美 | 하늘님은 공에 참여하지 않고 절의를 세움은 사람의 아름다움 완성시켜주려는 것인지. |
玉帳違恆度 將星墜營壘 | 장군의 막사 4는 항상스런 법도에 어긋나며 장군의 별이 군영과 보루에 떨어졌네. |
碧血流滿腮 誰復以舌舐 | 충신(忠臣)의 피 5가 흘러 뺨에 가득하니 누가 다시 혀로 핥아 살리리오? |
季兮同授命 原隰嗟裒矣 | 막내와 함께 명을 바쳤으니 언덕과 늪에 있는 시신이라네. |
都人奔相吊 哭聲徹遠邇 | 서울사람 달려가 서로 조문하니 통곡하는 소리 멀고 가까운 곳에 통하네. |
君王傷衋然 褒贈催宣旨 | 임금께서 속상해하고 애통히 하여 증직(贈職)하도록 포양(褒揚)하여 임금의 명령을 선포하라 6 재촉하셨네. |
百官出迎櫬 恩侑亦云侈 | 여러 관리들이 나가 널을 맞이하니 은혜를 베풂 7이 또한 호사스럽네. |
臨陣有何言 忠義諭壯士 | 어장군이 진지에 임해 무슨 말이 있었나? 충의로 군사들을 깨우쳤네. |
我髮已皤然 榮祿更無比 | “나의 머리 이미 희끗하지만 영화로운 봉록은 다시 견줄만 한 게 없네. |
當此敵愾時 苟生心所恥 | 이때에 적의 화난 시기에 당하였으니 삶을 구차하게 여기는 마음은 부끄러운 것이네. |
跬步不曾離 報君辧一死 | 반 걸음이라도 일찍이 떠나선 안 되니 그대들은 한 번의 죽음을 갖춰 보답하라.” |
壯士化異物 猿鶴恐非理 | 장사가 죽으면 다른 생물로 변하여 원숭이와 학 8이 된다던데 아마도 이치가 아닌 것 같네. |
一雙鏌鎁劍 精光凝夜紫 | 한 쌍의 막야검에 어장군의 영령이 정밀한 빛으로 밤 자색빛에 엉겨 |
英英照海宇 氛祲不敢起 | 영영하게 우리나라 비추어 요사한 기운이 감히 일어나지 않도록 해주소서.『松坡遺稿』 권2 |
인용
- 부주(跗注): 융복(戎服)임. 『좌전(左傳)』 성공(成公) 16년에 "有韎韋之跗注"라 했고 그 주(注)에 "바지와 같은데 발등에 닿는다." 하였음. [본문으로]
- 화무(華膴): 화(華)는 사헌부ㆍ사간원ㆍ홍문관의 삼사(三司)와 같은 청환(淸宦)을 이름이요, 무(膴)는 호조와 같은 후한 녹을 받는 관직을 말한다. [본문으로]
- 진지(進止): ① 나아감과 물러섬[進退] ② 행동함과 멈춤[舉止] ③ 명령[意旨] ④ 임금의 뜻[聖旨] [본문으로]
- 옥장(玉帳): 원수의 막사를 가리킨다. [본문으로]
- 벽혈(碧血): 충신 열사 등 정대한 이들이 흘린 피를 말한다. 주(周) 나라 장홍(萇弘)이 진(晉) 나라 범중행(范中行)의 난에 죽었는데 그 피를 3년 동안 보관해 두니 나중에 푸른 색으로 변했다는 고사에서 유래한 것이다. 『장자(莊子)』 「외물(外物)」 [본문으로]
- 선지(宣旨): 임금의 명령을 널리 선포함 [본문으로]
- 은유(恩侑): 남에게 은혜를 베풀어 용서함. [본문으로]
- 원학(猿鶴): 원학사충(猿鶴沙蟲)의 준말로, '전사한 일반 장사(將士)들'을 말한다. 『예문유취(藝文類聚)』 권93 주(注)에 "주목왕(周穆王)이 남정(南征)했을 때 군대가 전멸하였는데 장사들은 원숭이와 학이 되고 일반 백성들은 벌레와 모래가 되었다." 하였다. [본문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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