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탐라기(耽羅妓) - 해설. 탐라기와 애절양 본문

한시놀이터/서사한시

탐라기(耽羅妓) - 해설. 탐라기와 애절양

건방진방랑자 2021. 8. 25. 1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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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 탐라기와 애절양

 

주인공인 김만덕은 제주도 출신으로 일찍이 여류 사업가로 성공한 인물이다. 탐라기년록(耽羅紀年錄)이란 제주도 역사를 기술한 책에서 그녀의 행적을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행수(行首) 김만덕은 본 주()의 양가 여자다. 어려서 부모를 잃고 고아로 어렵게 자라 고생하다가 교방(敎坊, 기방을 가리킴)에 의탁했는데, 근검절약하여 재산을 크게 이루었다. 이 해(을묘년, 1795) 봄에 온 섬에 큰 기근이 들자 만덕은 재산을 기울여 곡식을 무역해와서 많은 사람들을 살려냈다. 목사는 그녀를 훌륭하게 여겨서 나라에 보고했다. 임금이 소원이 무엇이냐고 묻자 서울과 금강산을 한번 구경하고 싶을 뿐입니다라고 하여, 특명으로 지나는 고을마다 치송, 서울로 오게 해서 내의원에 소속시켰다. 총애와 융숭한 대접을 받았으며, 역마를 이용하여 금강산을 두루 유람할 수 있도록 했다. 돌아감에 미쳐서는 조정의 고관들이 글을 지어 돌아가는 길을 빛나게 해주었다. (……) 채제공 정승은 그녀를 위해 따로 입전(立傳)을 하였다.

 

 

황상은 대개 이와 같은 내용의 소재를 서사시 형식으로 표출한 것이다. 제목 아래 붙인 원주에서 갑인년(1794)의 일이라고 한 것은 착오로 보인다. 채제공의 만덕전과 비교해보면 약간의 차이점이 있다. 만덕전은 만덕이 양인 신분을 다시 획득한 것으로 되어 있으나 탐라기는 제목에 이미 기생임을 표해놓았다. 그리고 탐라기에서는 상경한 만덕이 임금님을 알현한 것처럼 되어 있으나 만덕전에는 임금이 만덕에 대해 배려하면서도 직접 만나는 절차는 없다. 탐라기에서는 만덕의 사업가로서의 면모가 보다 자세하며 귀환한 이후로도 다시 사업을 시작하는 것으로 되어 있다. 만덕전은 만덕을 여협의 형상으로 부각시킨 데 비해서 탐라기는 여성의 진취적인 경제활동에 초점을 맞춘 셈이다. 그리하여 탐라기는 끝맺음에서 선비랍시고 무위도식하는 남자들을 가리켜 얼굴에 수염이 서너자나 늘어지고 / 넓은 띠에 높다란 모자 거룩해도[鬚髥三四尺 博帶而峩巾]”라고 허위적인 면을 꼬집으면서 주머니에 돈 한푼 담겨 있지 않아 / 눈곱만한 잇속으로 다툼이 일어난다[囊乏一錢貯 錐刀起嫌嗔]”라고 그네들을 조롱하고 있다.

 

이 작품은 황상이 스승인 다산의 시적 영향을 받아서 쓴 것임이 물론이다. 그의 시문집인 치원유고(巵園遺稿)탐라기애절양(哀絶陽)이란 제목의 시와 나란히 배치되어 있다. 애절양(哀絶陽)은 원래 다산이 1803년 강진읍내에 있던 시절에 지은 것이다. 스승의 애절양(哀絶陽)을 자기도 같은 제목으로 본떠 지어보는 한편, 전해들었던 만덕의 이야기를 테마로 잡아 탐라기를 지은 것으로 추정된다.

-임형택, 이조시대 서사시2, 창비, 2020, 526~527

 

 

 

인용

전문

萬德傳

題耽羅妓萬德所得搢紳大夫贈別詩卷

김만덕의 파란만장한 삶과 갑인흉년에 드러난 진심

김만덕 이야기를 통해 사람평가에 대해 생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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