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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 서경풍월루기(西京風月樓記)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서경풍월루기(西京風月樓記)

건방진방랑자 2020. 8. 11. 08: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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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월루는 여가를 위한 곳이 아닌 천하를 생각하는 곳이길

서경풍월루기(西京風月樓記)

 

이색(李穡)

 

 

임공이 밀직부사가 되어 풍월루를 짓다

上之十九年秋七月, 以開城尹林公, 長萬夫于安州, 未踰時, 軍政具擧. 其冬十又一月移尹西京, 巡問其道, 御兵撫民, 威惠益著, 明年二月, 進拜密直副使, 蓋褒之也.

化旣大行, 人樂爲用, 迺以五月初吉, 卜地于迎仙店之舊基, 作樓五楹, 塗墍丹雘, 五閱月而告成. 望之翼如也, 東南衆山, 如在席下, 而江水更其前, 鑑池左右, 種之芙蕖, 臨覽之勝, 浮碧相爲甲乙, 而華麗則過之. 旣得上黨承旨韓公孟雲大書風月樓三字以揭之, 而徵記於韓山李穡, 且曰: “子之靳吾記, 以吾莫能名吾樓也. 今吾之托興也不淺, 子能衍其義乎.”

 

바람과 달을 통해 다스려짐과 혼란스러움을 알 수 있다

余曰: “公之高識洪量, 蓋一世而有餘. 且其名樓之若是也, 風來而無方, 月行而無迹, 浩乎莫知其涯涘也. 雖道之在大虛, 本無形也, 而能形之者惟氣爲然.

是以大而爲天地, 明而爲日月, 散而爲風雨霜露, 峙而爲山嶽, 流而爲江河, 秩然而爲君臣父子之倫, 粲然而爲禮樂刑政之具, 其於世道也, 淸明而爲理, 穢濁而爲亂, 皆氣之所形也. 天人無間, 感應不惑,

故彝倫敍而政敎明, 則日月順軌, 風雨以時, 而景星慶雲醴泉朱草之瑞至焉; 彝倫斁而政敎廢, 則日月告凶, 風雨爲災, 而彗孛飛流山崩水渴之變作焉.

然則理亂之機, 審之人事而可見, 理亂之象, 求之風月而足矣.

 

이 누각이 한낱 즐기기 위한 곳이 아닌 천하를 생각하는 곳이 되길

今中原甫定, 四方無虞, 所謂理世也.

我國家及閑暇, 修政刑, 民物阜康, 江山淸麗, 無適而非吟風弄月之地, 況西京爲國根抵, 控制西北, 人士樂業, 箕子之遺風焉.

而斯樓也又據一府之勝, 賓客之至, 一獻百拜, 投壺雅歌, 風來而體爽, 月出而神淸, 荷香左右, 情境悠然, 豈不樂哉. 其爲此大平之人也.

雖然, 鷁退, 聖人筆之, 牛喘, 史氏書之, 所以警夫世者至矣. 此又公之所以寓微意者歟? 非樂以天下, 憂以天下者, 不可以語此.

不然, 流連光景, 害義傷敎, 君子所羞道也, 後之來者, 尙愼之哉.” 牧隱文藁卷之一

 

 

 

 

 

 

해석

 

임공이 밀직부사가 되어 풍월루를 짓다

 

上之十九年秋七月, 以開城尹林公,

공민왕 19(1370) 가을 7월에 개성윤 임공으로

 

長萬夫于安州,

안주에 장관으로 임명하니

 

未踰時, 軍政具擧.

얼마 지나지 않아 군사와 정치가 모두 바로 잡혔다.

 

其冬十又一月移尹西京, 巡問其道,

그 해 겨울 1월에 서경윤으로 이직되니 순수하며 길에서 문안했고

 

御兵撫民, 威惠益著,

병사를 위로하고 백성을 어루만지니 위험과 은혜가 더욱 드러났으며

 

明年二月, 進拜密直副使,

이듬해 2월에 밀직부사로 제수되었으니

 

蓋褒之也.

대체로 그를 기리려 한 것이다.

 

化旣大行, 人樂爲用,

교화가 이미 크게 행해지고 사람들이 즐거이 쓰이려 하니

 

迺以五月初吉, 卜地于迎仙店之舊基,

이에 5월 초하루에 영선점 옛 터에 땅을 점쳐

 

作樓五楹, 塗墍丹雘,

누각을 다섯 기둥으로 짓고 단청을 칠하니

 

五閱月而告成.

다섯 달이 지나서야 완성을 고하였다.

 

望之翼如也, 東南衆山, 如在席下,

바라보면 나는 듯해서 동남의 뭇산들이 자리 아래에 있는 것 같고

 

而江水更其前, 鑑池左右,

강물을 그 앞에 지나게 하여 연못을 좌우에 파고서

 

種之芙蕖, 臨覽之勝,

연꽃을 심으니, 임하여 보는 광경이

 

浮碧相爲甲乙, 而華麗則過之.

부벽루와 다툴 만했지만 화려함만은 부벽루를 넘어섰다.

 

旣得上黨承旨韓公孟雲大書風月樓三字以揭之,

이미 상당(淸州古號)의 승지 한맹운이 크게 쓴 풍월루세 글자를 얻어서 걸고

 

而徵記於韓山李穡, 且曰:

한산 이색에게 기문을 부탁하며 또 말했다.

 

子之靳吾記,

자네가 나에게 기문 써주는 데 인색한 것은

 

以吾莫能名吾樓也.

내가 나의 누각에 이름 지을 수 없다고 여기기 때문이네.

 

今吾之托興也不淺, 子能衍其義乎.”

이제 내가 흥을 붙인 게 얕지 않으니 자네는 그 뜻을 부연해주게나.”

 

 

 

바람과 달을 통해 다스려짐과 혼란스러움을 알 수 있다

 

余曰: “公之高識洪量, 蓋一世而有餘.

내가 말했다. “공의 높은 식견과 넓은 도량이 한 시대를 덮고도 남음이 있습니다.

 

且其名樓之若是也,

또한 누각에 이름 지은 게 이와 같으니,

 

風來而無方, 月行而無迹,

바람이 불어옴에 방향이 없고 달이 운행함에 자취가 없어

 

浩乎莫知其涯涘也.

드넓어 끝을 알지 못하겠습니다.

 

雖道之在大虛, 本無形也,

비록 도가 태허에 있을 적엔 본래 형체가 없지만

 

而能形之者惟氣爲然.

드러날 수 있는 것은 오직 기가 그렇게 하는 것입니다.

 

是以大而爲天地, 明而爲日月,

이런 까닭으론 커져 천지가 되고 밝아져 해와 달이 되었으며

 

散而爲風雨霜露, 峙而爲山嶽,

흩어져 바람과 비와 서리와 이슬이 되었고 솟아 산이 되었으며

 

流而爲江河, 秩然而爲君臣父子之倫,

흘러 양자강과 황하가 되었고 질서정연하여 군신과 부자의 인륜이 되었으며

 

粲然而爲禮樂刑政之具,

찬란하여 예악과 형정의 도구가 되었고

 

其於世道也, 淸明而爲理,

세도에 있어서는 맑고도 밝아져 다스려지기도 하며

 

穢濁而爲亂, 皆氣之所形也.

더럽고 혼탁해져 어지러워지기도 하니 모두 기가 드러난 것입니다.

 

天人無間, 感應不惑,

하늘과 사람은 사이가 없어 감응함에 미혹됨이 없습니다.

 

故彝倫敍而政敎明,

그러므로 윤리가 펴지고 정치와 교육이 밝아지면

 

則日月順軌, 風雨以時,

해와 달이 궤도에 순행하고 바람과 비가 제때에 따르며

 

而景星慶雲醴泉朱草之瑞至焉;

경성과 경운과 예천과 주초경성경운례천주초(景星慶雲醴泉朱草): 고대 태평시대에 나타난다는 상서로운 현상들을 말한다. 경성(景星)은 덕성(德星)이라고도 하고, 경운(慶雲)은 오색의 채운(彩雲)을 가리키며, 예천(醴泉)은 단물이 솟는 샘이고, 주초(朱草)는 붉은 색의 향초(香草)이다.의 상서로움이 지극해지지만

 

彝倫斁而政敎廢,

윤리가 어그러지고 정치와 교육이 사라지면

 

則日月告凶, 風雨爲災,

해와 달은 흉조를 알리고 바람과 비는 재앙이 되며

 

而彗孛飛流山崩水渴之變作焉.

혜성과 패성혜패(彗孛): 혜성(彗星)과 패성(孛星)으로, 고대에는 이 별들이 나타나면 재앙이나 전쟁이 발생할 것으로 생각했다.이 날아 흐르며 산은 무너지고 물은 고갈되는 변고가 일어납니다.

 

然則理亂之機, 審之人事而可見

그러나 치란(治亂)의 기미는 인사를 살피면 볼 수 있고

 

理亂之象, 求之風月而足矣.

치란의 형상은 바람과 달에서 구하면 족합니다.

 

 

 

이 누각이 한낱 즐기기 위한 곳이 아닌 천하를 생각하는 곳이 되길

 

今中原甫定, 四方無虞,

이제 중원이 겨우 안정되어 사방은 우환이 없으니

 

所謂理世也.

치세라 하는 것입니다.

 

我國家及閑暇, 修政刑,

우리나라도 한가한 때에 이르러 정치와 형벌을 닦으면

 

民物阜康, 江山淸麗,

백성과 사물이 많이 편안해지고 강산이 맑고도 고와

 

無適而非吟風弄月之地,

가는 곳마다 음풍농월하는 곳이 아님이 없을 것입니다.

 

況西京爲國根抵, 控制西北,

더군다나 서경은 나라의 뿌리가 되고 서북을 제압하며

 

人士樂業, 箕子之遺風焉.

인사가 업을 즐기며 기자의 남은 풍속이 있습니다.

 

而斯樓也又據一府之勝, 賓客之至,

이 누각은 또한 한 부의 명승지를 점거하여 손님들이 이르니

 

一獻百拜, 投壺雅歌,

한 번 올리고 백 번 절하며 투호를 던지고 우아하게 노래하며

 

風來而體爽, 月出而神淸,

바람이 불면 몸은 상쾌하고 달이 뜨면 정신이 맑으며

 

荷香左右, 情境悠然,

연꽃 향기가 좌우에 있고 정경이 그윽하기만 하니

 

豈不樂哉.

어찌 즐겁지 않겠습니까.

 

其爲此大平之人也.

이것은 태평한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雖然, 鷁退, 聖人筆之,

비록 그러나 익()이란 새가 떨어지자익퇴(鷁退): ()이라는 물새 여섯 마리가 하늘 높이 날다 거센 바람에 떠밀려 추락하자 송() 나라 사람들이 재변(災變)으로 여겨 위에 보고했다는 이야기가 전한다. 좌전(左傳)僖公 16 성인은 기록했고

 

牛喘, 史氏書之,

소가 헐떡이자우천(牛喘): ()나라 병길이 정승이 되었을 때에 길에 나갔다가, 죽은 사람이 길에 가로놓여 잇는 것을 보고는 묻지 않고 지나가더니, 어느 사람이 몰고 가는 소가 허덕이는 것을 보고는, “소가 몇 리나 걸어 왔나.” 하고 물었다. 관속이, “어찌하여 죽은 사람을 보고는 그대로 지나가시고, 소의 허덕임을 묻습니까.” 하니, 그는, “길에 사람이 죽은 것은 담당하는 관리가 물을 일이고, 재상(宰相)은 음양(陰陽)을 조화(調和)시키는 것인데, 지금 더울 때가 아닌 봄에 소가 허덕이는 것은, 음양이 혹시 조화를 잃은 것이 아닌가 하여 물었노라.” 하였다. 한서(漢書)』 「병길전(丙吉傳) 역사가는 그걸 서술했으니,

 

所以警夫世者至矣.

세상을 경계한 것이 지극했습니다.

 

此又公之所以寓微意者歟?

이것이 또한 공이 미세한 뜻을 붙인 까닭인 것입니까?

 

非樂以天下, 憂以天下者,

천하로 즐거워하고 천하로 근심하지 않는 사람이라면

 

不可以語此.

이것을 말할 수 없을 것입니다.

 

不然, 流連光景, 害義傷敎,

그렇지 않고 경치 구경만 하며 의를 해치고 교육을 손상시킨다면

 

君子所羞道也, 後之來者,

군자가 부끄러워 하는 도이니 훗날 오는 사람은

 

尙愼之哉.” 牧隱文藁卷之一

오히려 그걸 신중히 해야 합니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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