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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 둔촌기(遁村記) 본문

산문놀이터/삼국&고려

이색 - 둔촌기(遁村記)

건방진방랑자 2020. 8. 11.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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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둔하며 고초를 겪는 그대, 크게 쓰이리라

둔촌기(遁村記)

 

이색(李穡)

 

 

둔촌으로 호를 지은 이유

廣李氏旣取孟子集義之集爲名, 而取浩然之氣爲字. 星山李子安說其義, 予又題辭其後以與之.

浩然吾名吾字, 旣受敎矣. 吾之遁于荒野, 以避鷲城之黨之禍, 艱辛之狀, 雖鷙忍者聞之, 不能不動乎色. 雖然, 吾之所以得至今日, 遁之力也. 叔向勝敵, 以名其子, 蓋喜之也. , 身之分也, 猶且名之, 以志其喜, 況吾一身乎. 今吾旣皆更之, 則我之再初也.

遁之德于我也, 將終吾身而不可忘焉者. 故名吾所居曰: ‘遁村所以德其遁也, 亦欲寓其出險不忘險之意以自勉焉.

蓋遁者, 知言之一也, 而義則竊取之如是, 惟先生哀憐之, 忘其再三之瀆以終惠焉.”

 

은둔하던 순간의 참혹함

予曰: “子於鄒國之書, 誠味而樂之矣, 其求觀聖人之道, 殆庶幾乎. 予故不徵他書, 孟子以畢其說.

或問: ‘爲天子, 皐陶爲士, 瞽瞍殺人, 則如之何?’ 孟子曰: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訢然樂以忘天下.’

此雖設辭, 處之不過如此爾. 浩然之禍, 雖自其身致之, 親老子幼, 抱負携持, 晝藏榛莽, 夜犯雨露, 崎嶇山谷之中, 猶恐追者踵至, 屛氣縮縮, 戒妻子無敢出聲, 其遁也亦慘矣.

 

지금의 고초는 더 큰 임무를 내리기 위한 하늘의 계책

是宜夢驚而悟愕也, 方且揚揚焉, 內以樂於己, 外以誇於人, 浩然信非尋常人矣. 其中必有所主, 而名不虛得矣.

孟子: ‘將降大任於是人也, 必將餓其體膚, 行拂亂其所爲, 增益其所不能.’

浩然, 信乎餓其體膚矣, 拂亂其所爲矣, 則其降大任也, 又信乎其可必也. 予恐浩然之不得終身於遁村也. 若其江山風物之勝, 朝耕夜讀之樂, 浩然自有地矣, 故不詳著云.”

蒼龍丁巳九月, . 牧隱文藁卷之一

 

 

 

 

 

 

해석

 

둔촌으로 호를 지은 이유

 

廣李氏旣取孟子集義之集爲名,

광주 이씨가 이미 맹자의 집의(集義)’의 집()을 취해 이름을 삼았고

 

而取浩然之氣爲字.

호연지기(浩然之氣)’를 취해 자로 삼았다.

 

星山李子安說其義,

성산 이자안이 그 뜻을 설명했고

 

予又題辭其後以與之.

나는 또한 그 뒤에 글을 써서 그에게 주었다.

 

浩然吾名吾字, 旣受敎矣.

호연이 말했다. “나의 이름과 나의 자는 이미 가르침을 받았습니다.

 

吾之遁于荒野, 以避鷲城之黨之禍,

나는 시골로 은둔하여 취성의 무리가 일으킨 재앙취성지당지화(鷲城之黨之禍): 취성(鷲城)은 영산(靈山)의 별칭인데, 신씨(辛氏)는 영산을 본관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신돈(辛旽)의 화를 뜻하는 말이다.을 피하여

 

艱辛之狀, 雖鷙忍者聞之,

괴롭고 힘든 형상은 비록 사납고 잔인한 사람이 듣더라도

 

不能不動乎色.

안색이 동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雖然, 吾之所以得至今日,

비록 그러나 제가 지금에 이를 수 있었던 이유는

 

遁之力也.

은둔했기 때문입니다.

 

叔向勝敵, 以名其子,

대체로 숙손숙손(叔孫): 춘추 시대 때에 장적(長狄)의 군주인 교여(僑如)를 죽이고 자기 아들의 이름을 교여(僑如)라고 지었다.이 적을 이기고 그 아들의 이름을 지어주었으니

 

蓋喜之也.

대체로 기뻐한 것이다.

 

, 身之分也, 猶且名之,

자식이란 몸의 분신으로 오히려 또한 이름을 지어

 

以志其喜, 況吾一身乎.

그 기쁨에 뜻한 것인데 하물며 나의 한 몸이겠습니까.

 

今吾旣皆更之, 則我之再初也.

이제 나는 이미 다 이름과 자를 고쳤으니 나는 다시 처음으로 돌아간 것입니다.

 

遁之德于我也, 將終吾身而不可忘焉者.

은둔한 것은 나에게 덕스러운 것이니, 장차 나의 몸이 마칠 때까지 잊을 수 없습니다.

 

故名吾所居曰: ‘遁村所以德其遁也,

그러므로 나의 거처를 둔촌이라 이름지었으니 은둔한 것을 덕스럽게 여기는 것이고

 

亦欲寓其出險不忘險之意以自勉焉.

또한 위험에서 나와 위험을 잊지 않으려는 뜻을 붙여서 스스로 권면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蓋遁者, 知言之一也,

대체로 둔()이란 말을 간파하는 것의 한 가지지만

 

而義則竊取之如是, 惟先生哀憐之,

뜻은 몰래 취함이 이와 같으니 오직 선생께서 불쌍히 여겨

 

忘其再三之瀆以終惠焉.”

2~3번 더럽혀짐을 잊어주시고 끝내 은혜로 여겨주십시오.”

 

 

 

은둔하던 순간의 참혹함

 

予曰: “子於鄒國之書, 誠味而樂之矣,

내가 말했다. “자네는 추나라의 책에 대해 진실로 음미하고 즐겨

 

其求觀聖人之道, 殆庶幾乎.

성인의 도를 구하며 봄이 거의 가까운 듯하네.

 

予故不徵他書, 孟子以畢其說.

내가 그 때문에 다른 책으로 징험하지 않고 맹자를 인용하여 말을 마치겠네.

 

或問: ‘爲天子, 皐陶爲士,

혹자가 물었네. ‘순은 천자가 되시고 고요가 감옥 관리가 되었는데

 

瞽瞍殺人, 則如之何?’

고수가 사람을 죽였다면 어떻게 하였겠습니까?’

 

孟子曰: ‘竊負而逃 遵海濱而處

맹자가 말했네. ‘고수를 몰래 업고 도망가서 물가를 따라 거처하시리니,

 

訢然樂以忘天下.’

흔쾌히 기뻐하며 천하를 잊으실 것이다.’

 

此雖設辭, 處之不過如此爾.

이것은 비록 가설한 말이지만 그것을 처리함이 이와 같음에 불과할 뿐이네.

 

浩然之禍, 雖自其身致之,

호연의 재앙은 비록 스스로 그 몸이 불러들인 것이지만

 

親老子幼, 抱負携持,

어버이와 자식을 안고 업고 끌어

 

晝藏榛莽, 夜犯雨露,

낮엔 울창한 숲에 숨고 밤엔 비와 이슬에 범해지며

 

崎嶇山谷之中, 猶恐追者踵至,

높고 높은 산골 속에서도 오히려 추격자들이 발 끝에 이를까 걱정하여

 

屛氣縮縮, 戒妻子無敢出聲,

숨을 죽여 숨소리를 내지 못하고서 처자에게 감히 소리를 내지 말라 경계하였으니,

 

其遁也亦慘矣.

은둔함이 또한 참혹했을 것이네.

 

 

 

지금의 고초는 더 큰 임무를 내리기 위한 하늘의 계책

 

是宜夢驚而悟愕也, 方且揚揚焉,

이제 마땅히 꿈에서도 놀라고 깨어선 놀라면서도 금방 또한 의기양양하며

 

內以樂於己, 外以誇於人,

안으론 자기에게 즐기고 밖으론 남에게 자랑하니,

 

浩然信非尋常人矣.

호연은 참으로 심상치 않은 사람이구나.

 

其中必有所主, 而名不虛得矣.

내심엔 반드시 주장하는 게 있을 것이고 이름은 헛되이 얻은 게 아니다.

 

孟子: ‘將降大任於是人也, 必將餓其體膚,

맹자가 말했다. ‘하느님이 장차 사람에게 큰 임무를 내리려 할 때엔 반드시 그 몸과 피부를 굶주리게 하고,

 

行拂亂其所爲, 增益其所不能.’

행동하여 하려는 것을 뜻대로 되지 않도록 어그러뜨려, 하지 못하던 것을 할 수 있도록 북돋우려는 것이다.’

 

浩然, 信乎餓其體膚矣, 拂亂其所爲矣,

호연은 참으로 몸과 피부를 굶주리고 행동하여 하려는 것을 뜻대로 되지 않도록 어그러뜨려졌으니,

 

則其降大任也, 又信乎其可必也.

큰 임무를 내리리라는 것을 참으로 기필할 수 있다.

 

予恐浩然之不得終身於遁村也.

나는 호연이 둔촌에서 몸을 마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한다.

 

若其江山風物之勝, 朝耕夜讀之樂,

강산과 풍경과 만물의 명승지에서 아침엔 밭갈고 저녁에 책을 읽는 즐거움 같은 경우는,

 

浩然自有地矣, 故不詳著云.”

호연이 스스로 이런 경지에 있기 때문에 자세히 기록하진 않겠다.“

 

蒼龍丁巳九月, . 牧隱文藁卷之一

창룡 정사년(1377)9월에 쓴다.

 

 

인용

작가 이력 및 작품

趙苞忠孝論

杯羹說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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